"비트코인 결국 불법화될 것"···美 '헤지펀드 전설' 예언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창업자. [로이터=연합뉴스]

비트코인은 결국 불법화될 것이다."

미국 헤지펀드 업계 대부로 ‘전설’로 불리는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창업자가 이렇게 말했다고 야후파이낸스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달리오가 창업한 브리지워터는 2020년 4월 기준 1380억 달러(약 156조 원)의 자산을 운용중이다. 헤지펀드 중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달리오가 비트코인의 운명을 비극적으로 전망하는 이유는 각국 중앙은행 때문이다. 그는 “각국의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을 독점하기 원하기 때문에 결국 비트코인은 불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선례가 있다. 금이다. 달리오는 1934년 미국 정부가 개인의 금 소유를 불법화한것처럼 비트코인도 같은 운명을 밟을 수 있다고 봤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당시 미국 대통령은 당시 ‘금 보유법’에 따라 개인의 금을 몰수하고 사적 소유를 금지했다. 부의 저장수단으로서 금이 화폐ㆍ신용과 경쟁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이 비트코인에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게 달리오의 전망이다. 그는 “모든 나라는 화폐 공급과 수요를 독점적으로 통제하기를 원한다”며 “재무 당국은 다른 통화가 운용되거나 경쟁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각국 재무당국은 통제 불능 상황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한다”며 “금 소유를 불법화했던 것처럼 비트코인도 비슷한 환경에 처해있는 만큼 불법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미 움직임이 있다. 달리오는 인도 정부가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불법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을 예로 들었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소식통을 인용해 인도 정부가 “암호화폐의 보유와 발행, 채굴, 거래, 양도 등을 불법화”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식통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암호화폐를 청산할 수 있는 기간을 최대 6개월로 설정하고, 이후에도 암호화폐를 보유하면 벌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경고에도 비트코인 관심 안 끊는 월가

[로이터=연합뉴스]

비트코인을 향한 경고가 잇따르지만, 월가의 비트코인 투자는 가속하고 있다. 미 CNBC에 따르면 대형 자산운용사 피델리티의 자회사인 ‘FD 펀드 매니지먼트’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발행을 위한 서류를 제출했다. 모건스탠리도 앞서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비트코인 펀드 투자를 허용할 방침이라고 전해졌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