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미 여아가 빌라에 홀로 방치됐던 지난해 10월 친모로 밝혀진 A씨와 딸이 나눈 문자메시지 내용이 공개됐다. 사진 JTBC
경북 구미의 빌라에서 3세 여아가 홀로 방치됐던 시점에 친모로 밝혀진 A씨(48)와 딸 B씨(22)가 나눈 문자메시지가 공개됐다.
24일 경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A씨는 딸에게 “눈썹 빼곤 둘째가 첫째를 닮았다”고 말했다. 첫째는 사망한 아이, 둘째는 B씨가 재혼 후 낳은 아이를 뜻한다. 이에 B씨는 “엄마가 둘째 눈썹이 없다고 놀린다”고 답했다.
평범한 모녀 사이에 주고받은 메시지처럼 보이지만 해당 시점은 B씨가 숨진 아이를 빌라에 혼자 남겨둔 채 재혼한 남성의 집으로 이사한 후였다. B씨는 지난해 8월 초 아이를 홀로 남겨두고 떠났고, 지난달 아이는 반미라 상태에서 발견됐다.
빌라 아래층에 살면서도 왕래를 전혀 하지 않아 6개월 동안 아이가 사망한 것을 몰랐다는 게 당초 A씨의 주장이었지만 메시지에 적힌 하트 모양과 다정한 내용으로 볼 때 모녀 사이는 좋았던 것으로 보인다.
또 A씨가 태연하게 언급한 ‘첫째’는 유전자 검사 결과 자신의 아이로 밝혀졌다. 아이를 바꿔치기 한 사실을 딸에게 계속 숨기고 있었고, 딸도 이를 전혀 몰랐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경찰은 3년 전 A씨가 근무한 회사의 PC를 압수수색해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한 결과 그가 ‘셀프 출산’과 ‘출산 준비’ 등을 검색한 사실을 확인했다. 따라서 A씨가 병‧의원이 아닌 장소에서 출산했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A씨가 출산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점에 평소보다 큰 치수의 옷을 입은 정황도 파악해 조사하고 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