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여아 방치한 그때, 친모와 딸이 나눈 문자 “첫째 닮았네”

중앙일보

입력 2021.03.24 22:05

구미 여아가 빌라에 홀로 방치됐던 지난해 10월 친모로 밝혀진 A씨와 딸이 나눈 문자메시지 내용이 공개됐다. 사진 JTBC

구미 여아가 빌라에 홀로 방치됐던 지난해 10월 친모로 밝혀진 A씨와 딸이 나눈 문자메시지 내용이 공개됐다. 사진 JTBC

경북 구미의 빌라에서 3세 여아가 홀로 방치됐던 시점에 친모로 밝혀진 A씨(48)와 딸 B씨(22)가 나눈 문자메시지가 공개됐다.

24일 경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A씨는 딸에게 “눈썹 빼곤 둘째가 첫째를 닮았다”고 말했다. 첫째는 사망한 아이, 둘째는 B씨가 재혼 후 낳은 아이를 뜻한다. 이에 B씨는 “엄마가 둘째 눈썹이 없다고 놀린다”고 답했다.

평범한 모녀 사이에 주고받은 메시지처럼 보이지만 해당 시점은 B씨가 숨진 아이를 빌라에 혼자 남겨둔 채 재혼한 남성의 집으로 이사한 후였다. B씨는 지난해 8월 초 아이를 홀로 남겨두고 떠났고, 지난달 아이는 반미라 상태에서 발견됐다.

빌라 아래층에 살면서도 왕래를 전혀 하지 않아 6개월 동안 아이가 사망한 것을 몰랐다는 게 당초 A씨의 주장이었지만 메시지에 적힌 하트 모양과 다정한 내용으로 볼 때 모녀 사이는 좋았던 것으로 보인다.

또 A씨가 태연하게 언급한 ‘첫째’는 유전자 검사 결과 자신의 아이로 밝혀졌다. 아이를 바꿔치기 한 사실을 딸에게 계속 숨기고 있었고, 딸도 이를 전혀 몰랐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경찰은 3년 전 A씨가 근무한 회사의 PC를 압수수색해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한 결과 그가 ‘셀프 출산’과 ‘출산 준비’ 등을 검색한 사실을 확인했다. 따라서 A씨가 병‧의원이 아닌 장소에서 출산했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A씨가 출산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점에 평소보다 큰 치수의 옷을 입은 정황도 파악해 조사하고 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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