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는 두달새 26억 추징했는데…한명숙 7억은 6년째 미납

중앙일보

입력 2021.03.24 05:00

지난해 12월 15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 중앙포토

지난해 12월 15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 중앙포토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9억원가량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2015년 대법원에서 유죄를 확정받은 이후 6년간 추징금 대부분을 납부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징금 집행도 선택적으로 지연하나

반면 지난 1월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혐의로 추징금 35억원 확정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예금 압류로 26억원(74.3%)을 이미 집행했고 서울 서초구 내곡동 사저 공매를 통해 조만간 집행을 완료할 것이라고 검찰이 밝혔다. 법조계에선 이를 두고 “추징금 집행도 선택적으로 하느냐”라는 지적이 나온다.

9억 중 1억 7000여만원 추징…대부분 강제집행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 전 총리는 2015년 8월 20일 징역 2년에 추징금 8억 8302만원을 확정 판결받은 이후 이날 현재까지 7억 1088만원(80.5%)을 미납한 상태다. 추징금이란 범죄 행위로 얻은 재산을 몰수할 수 없을 때 해당 재산을 대신해 징수하는 돈을 뜻한다.

검찰은 2016~2019년 한 전 총리가 받은 불법 정치자금 가운데 1억 7214만원을 징수되긴 했다. 이마저도 대부분 강제로 집행한 것이다. 2016년엔 한 전 총리 수감 중 영치금 250만원을 압류했고 2017년엔 1억 5026만원의 임대차보증금을 압류 후 집행했다. 2018년엔 28만원의 예금채권을 찾아내 추징했다. 2019년의 경우 150만원의 예금채권을 압류했다. 집행금액 가운데 한 전 총리가 자진 납부한 건 1760만원이다. 2018년 4~9월 9번에 걸쳐 나눠 납부했다.

수사팀 모해위증 의혹 제기된 작년부턴 집행 중단

문제는 검찰이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한 푼도 집행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는 한 전 총리 수사팀에 대한 모해위증교사 의혹이 불거지고 여권을 중심으로 “한 전 총리 사건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기 시작한 뒤부터다.

추징금은 벌금과 다르게 내지 않아도 강제로 노역장에 유치할 수 없다. 또한 집행 시효가 있어 시효가 만료되면 부과 효력이 소멸한다. 현행 형법에 따르면 집행 시효는 5년이다. 그러나 한 전 총리의 경우 2017년 12월 형법 개정 전에 추징금 명령을 받았기 때문에 집행 시효는 3년이다. 다만 시효 기간에 1원이라도 추징금이 집행되면 시효는 중지되고 다시 3년으로 늘어난다. 보통 검찰이 시효가 만료될 즈음 시효를 중단할 수 있는 조치(압류, 납부통지 송부 등)를 하기 때문에 사실상의 시효는 무기한이다.

지난 22일 한 전 총리 수사팀의 모해위증교사 의혹이 무혐의 처분으로 해소됐기 때문에 “이제는 한 전 총리에 대해 추징금 징수를 완료하는 등 형 집행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애초에 모해위증 의혹 자체는 한 전 총리가 동생의 아파트 전세자금으로 사용한 1억원 자기앞수표 등 법원이 인정한 객관적 사실과 무관해 추징금 집행을 중단할 아무런 근거가 못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집행 2과 고액추징금 집행팀은 “추징금을 완전히 징수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재산 조회 등을 통해 한 전 총리의 재산 내역을 확인하고 있다”며 “재산이 발견되는 대로 신속하게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2015 년 8월 24 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운데)가 서울구치소에 수감되기에 앞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2015 년 8월 24 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운데)가 서울구치소에 수감되기에 앞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추징금 두 달 새 74% 집행…내곡동 사저도 압류

한편 이날 중앙지검 집행2과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은행 계좌를 압류해 추징금 35억원 가운데 26억여원을 집행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지난 1월 14일 국정농단·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등의 혐의로 유죄를 확정판결 받은 이후 벌금 180억원과 추징금 35억원을 정해진 기한(2월 22일)까지 납부하지 않자 검찰이 강제 집행에 나선 것이다.

또 박 전 대통령의 서울 서초구 내곡동 주택을 지난달 23일 압류한 뒤 자산관리공사에 공매 대행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올해 공시가격 15억 8700만원인 내곡동 주택에 대한 공매가 완료되면 남은 추징금 8억여원과 벌금 일부에 대해서도 강제 집행이 완료될 전망이다.

박 전 대통령 재산을 압류해 추징금은 전부 집행할 수 있어도 180억원에 달하는 벌금을 충당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벌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최장 3년 동안 노역장에 유치된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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