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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코로나19가 전화위복 발판신약 앞세워 글로벌 시장 진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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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약진 호기 맞은 K바이오 

위기는 곧 기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는 K바이오의 잠재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독보적인 코로나19 진단 능력을 갖춘 국산 진단키트는 전 세계 곳곳으로 수출되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우수한 의약품 생산 인프라는 코로나19 백신·치료제 대규모 위탁생산으로 안정적인 공급을 주도한다. 코로나19뿐만이 아니다. 올해에만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산 신약이 3개나 탄생했다. 구체적인 성과가 속속 나오면서 K바이오가 퀀텀 점프(Quantum Jump·대약진) 기회를 잡았다. 코로나19에 맞춰 새로운 시장 개척에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 갖춘 신약 #올해 들어서만 3개 탄생 #새 시장 개척 행보 가속화

셀트리온은 국산 첫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 개발에 성공하면서 존재감을 입증했다. 최근엔 유럽의약품청(EMA)에서 렉키로나의 긴급 사용 등을 위한 검토 절차에 돌입했다. 글로벌 임상 2상에서 렉키로나는 코로나19 감염이 중증으로 악화하는 비율을 표준치료군 대비 54% 줄였다. 렉키로나 치료군의 체내 바이러스 농도 감소 속도 역시 위약군 대비 현저히 빨랐다. 셀트리온은 전 세계 10여 개국에서 렉키로나 임상 3상을 진행해 안전성·유효성을 추가 입증한다는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에서 가장 주목하는 코로나19 백신 강자다. 지난해 노바백스·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제약사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 측은 코로나19 백신 생산으로 인한 매출만 연 3000억원 수준으로 전망했다. 자체적으로도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에서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NBP2001)의 체내 안전성과 면역원성을 집중적으로 평가하는 임상 1상을 진행한다. 영장류를 대상으로 한 효력 시험에서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청보다 약 10배 높은 중화항체를 유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초격차 전략으로 글로벌 CMO(바이오의약품위탁생산기관)로 도약한다. 이를 위해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극대화했다. 최근엔 제4공장 증설계획도 확정했다. 제4공장이 가동에 돌입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총 62만 리터의 생산 규모를 보유하게 된다. 글로벌 전체 CMO 생산 규모의 30%다. 이 외에도 일라이 릴리·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 글로벌 제약사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위탁생산을 담당하면서 코로나19 극복에도 힘을 더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곳도 많다. 유한양행은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의 선두주자다. 유기적인 신약개발 네트워크를 구축해 혁신 신약 연구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잠재력이 높은 파이프라인에 집중해 빠른 성과 도출이 가능하다. 전 세계 두 번째로 3세대 폐암 표적치료제 상용화에 성공한 ‘렉라자’가 대표적이다. 국내 바이오 벤처에서 발굴한 후보물질을 유한양행에서 개발 고도화 작업을 진행하다가 2018년 얀센에 12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에 기술수출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도 대비

적극적인 공동연구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긍정적이다. 베링거인겔하임으로 기술수출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후보물질인 ‘YH25724’ 역시 제넥신의 약효 지속기술(HyFc)이 숨어있다.

일동제약은 ‘3HP(High Probability, High Pace, High Productivity)’ 전략으로 혁신 신약 경쟁력을 강화한다. 가능성이 크고 시장성이 충분한 질병 영역에서 신약을 개발한다. 대표적인 것이 자체 펩타이드 플랫폼 기술로 조직 침투력을 강화한 루센티스 기반 망막질환 치료 바이오베터 ‘IDB0062’다. 눈에 직접 주사하던 기존 방식을 비침습적인 점안제 형태로 개선해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한미약품은 올해 다양한 R&D 성과가 기대된다. 바이오신약인 호중구치료제 ‘롤론티스’의 국내 시판허가를 최근 받았다. 롤론티스는 한미약품의 독자적인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지가 적용됐다. 연내 미국 시판허가도 예상된다. 현재 스펙트럼사와 함께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특히 그동안 코로나19로 지연됐던 롤론티스의 제조 시설인 한미약품 평택 바이오 플랜트에 대한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 전 실사’도 오는 5월 실시될 예정이다.

보령제약은 ‘카나브’로 지난해 연간 처방액 1000억 원을 달성하면서 국산 신약의 상업적 성공을 입증했다. 보령제약은 카나브의 풍부한 임상데이터로 임상적 우수성을 입증하고, 듀카브·듀카로·아카브 등 카나브 패밀리로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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