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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국방, 대한민국이 선도한다] 한국형 전투기 ‘KF-X’ 내달 공개 … 자주국방 한 단계 더 도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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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 연구개발 사업으로 진행한 한국형 전투기 KF-X가 내달 공개된다. 국내에서 개발한 첨단 장비로 탄생한 전투기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최종 조립되고 있는 KF-X. [사진 KAI]

국책 연구개발 사업으로 진행한 한국형 전투기 KF-X가 내달 공개된다. 국내에서 개발한 첨단 장비로 탄생한 전투기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최종 조립되고 있는 KF-X. [사진 KAI]

한국형 전투기 KF-X(Korean Fighter eXperimental)가 내달 공개된다. 2015년 12월 KF-X 체계개발 계약이 체결된 후 5년 4개월 만이다. 시제기 출고를 앞두고 지난해 9월 개별 제작된 전투기의 전방·중앙·후방동체와 주익·미익이 통합되는 최종조립이 진행됐다. KF-X는 노후 전투기를 대체하기 위한 건군 이래 최대 규모의 국책 연구개발 사업이다. 미래 전장에서 활약할 KF-X는 과거 KT-1 기본훈련기와 T-50 고등훈련기 개발 경험뿐 아니라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반영해 대한민국 항공우주기술을 한 단계 높이고 있다.

KAI #시제 1호기 지상·비행시험 진행 #국내 개발 HQS 통해 지속적인 평가 #초도양산 기준 65% 국산화율 목표

비행 조종성 평가하는 시뮬레이터 개발

비행성능은 항공기의 가장 중요한 성능이다. 전투기의 성능이 나날이 발전하고 첨단 기술이 적용되며 이를 검증할 방법도 개선되고 있다. 특히 디지털화한 성능을 사전에 시험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시제 1호기 공개를 앞둔 KF-X의 비행 조종성을 평가하는 시뮬레이터(HQS: Handling Qualities Simulator)가 개발됐다. HQS는 항공 제조업의 4차 산업 대표 기술로 꼽힌다. 전투기 조종석 내부뿐 아니라 비행 상황을 구현하면서 비행 특성과 조종 안정성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비행 중 발생할 수 있는 결함과 고장 모드도 재현해 봄으로써 사전 테스트 비행을 하는 데 활용된다.

KAI는 T-50을 개발했을 때도 HQS를 도입한 바 있다. 당시에는 록히드마틴의 협력을 받아 단순히 제작만 진행해 정비나 용도 확장에 어려움이 있었다. 반면 KF-X에 사용된 HQS는 국내에서 개발됐다. 산·학·연 협력과 선진기업의 기술 자문 등을 통해 4대의 HQS개발에 성공했다. 이 중 3대는 비행제어 시험에 투입되고, 나머지 1대는 비행제어 시험과 유압·전기계통 설계를 검증하는 아이언버드 시험장비용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HQS는 비행 조종성 평가 진행으로 가장 먼저 나는 KF-X이자 가장 마지막까지 KF-X와 함께하는 장비가 될 것이다. 내달 KF-X 시제 1호기가 출고돼 지상시험과 비행시험이 진행된다. 성능을 입증할 때까지 지속적인 설계 변경과 프로그램 수정을 통해 HQS는 성공적인 KF-X 개발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항공기 제조부문에서 활용되는 첨단 기술에는 동체자동결합시스템(FASS: Fuselage Automated Splice System)이 있다. 최종조립 단계의 핵심 장비다. KF-X 최종조립 단계에선 세 개의 동체와 주익·미익이 체결된다. 이때 제로에 가까운 조립 오차를 위해 동체자동결합시스템(FASS)이 사용된다.

보통 천장에 설치된 크레인으로 이동하는 항공기 구조물과 달리 FASS에 실리는 KF-X 구조물은 골프장 카트와 같은 원리인 자동주행장치(AGV: Automated Guided Vehicle)로 운반 및 정렬한다. FASS가 도입되면서 과거 11일이었던 조립공정 기간이 2.5일로 단축돼 생산성이 크게 향상됐다.

FASS는 T-50 고등훈련기 개발 시 도입된 것을 시작으로 수리온에도 적용됐다. KF-X를 위한 FASS는 더욱 발전해 정밀한 오차율을 자랑한다. 3차원 공간에 설정된 좌표를 따라 위치를 잡아가는 FASS는 컴퓨터로 작업되는 만큼 오차율이 1000분의 1인치(0.025mm)로 제로에 가깝다. 항공기는 비행환경과 다양한 공기역학 요인에 반응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조립 오차율은 항공기를 지키는 데에 필수적이다. 항공기 생산라인에 FASS를 도입한 것은 미국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다. KF-X 제조에도 첨단 기술이 반영돼 오차 제로의 정확성과 더불어 노동 시간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됐다.

KAI 연구원이 HQS를 통해 가상 비행상황을 재현하며 KF-X의 조종성을 평가하고 있다.

KAI 연구원이 HQS를 통해 가상 비행상황을 재현하며 KF-X의 조종성을 평가하고 있다.

자주국방을 실현하는 KF-X 국산화

KF-X 시제기 출고의 의미는 전투기 조립을 단순히 완성했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축적된 지식과 노하우를 활용해 국내에서 개발한 HQS·FASS 등의 첨단 장비로 탄생한 전투기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KF-X는 초도양산 1호기 기준 65% 국산화율을 목표로 한다. 특히 공중전에서 적기를 먼저 식별하고 지상 타격 목표물을 찾아내 ‘전투기의 눈’이라 불리는 능동전자주사식 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포함해 4대 항전장비를 국산화하고 있다. AESA 레이더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나라만 개발한 첨단 기술이다.

국산화는 자주국방 실현을 위한 필수 요소다. 자체 기술로 만든 전투기가 있어야 독자적으로 정비하고, 성능 개량을 진행할 수 있다. 현재 공군에서 운용 중인 F-35는 록히드마틴과 공동 개발했기 때문에 정비와 성능 개량을 할 때 미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반면 KF-X는 국산 무장을 장착하고 성능을 개량하는 데에 아무런 제약이 없다.

다음 달 KF-X 시제기 출고 이후엔 지상 및 비행시험이 진행된다. 이후 2026년 개발이 완료되면, KF-X는 자주국방의 밑거름으로 대한민국의 국방력과 위상을 한층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중앙일보디자인=김재학 기자 〈kim.jaih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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