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고문·성폭행 심각” EU, 정경택·이영길 제재

중앙일보

입력 2021.03.23 00:02

업데이트 2021.03.23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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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유럽연합(EU)이 22일 북한의 정경택 국가보위상과 이영길 사회안전상과 기관인 중앙검찰소를 인권 유린을 이유로 제재하기로 결정했다. EU 27개 회원국 정부를 대표하는 기구인 EU 이사회는 이날 북한·중국·러시아·리비아·에리트레아·남수단 등 6개국의 개인 11명과 단체 4곳을 대상으로 인권 유린을 이유로 제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위구르족 탄압’ 중국 관리도 제재
인권 유린으론 천안문 사태 후 처음
바이든 인권압박 맞춰 전방위 협공

정경택

정경택

이날 제재 대상에 오른 정경택 국가보위상과 이영길 사회안전상은 각각 비밀경찰 또는 정보기관 역할을 하는 국가보위성과 경찰 기관인 사회안전성의 수장이다. 중앙검찰소는 검찰청과 유사한 기관이다. EU는 정경택과 이영길, 중앙검찰소가 북한 내의 사법절차에 의하지 않은 처벌과 고문을 비롯한 비인간적 대우 등 심각한 인권 유린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2018년 12월 검열 활동과 인권 유린을 감독하는 역할을 맡은 정경택을 인권 유린을 이유로 제재 대상에 올렸다. 당시 미 국무부는 “정경택이 정치범 수용소의 고문, 굶기기, 강제노동, 성폭행 같은 심각한 인권 유린을 지시하는 데 관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영길

이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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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EU의 제재는 유엔 인권이사회의 북한 인권결의안 채택(현지시간 23일)을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EU는 지난 11일 유엔에 제출한 대북인권 결의안 초안에서 북한에서 계속되고 있는 제도적이며 광범위하고 중대한 인권 유린을 강력히 규탄하고 지금까지 채택된 모든 북한 인권 결의안의 이행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한다.

이에 따라 평소 인권 문제를 중시했던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 행정부 출범 두 달 만에 국제사회의 협공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미국이 말레이시아가 체포한 문철명(56)의 신병을 인수해 직접 조사에 나선 데 이어 국제사회의 대북 인권 압박이 거세지면서 북한의 고립이 심화할 전망이다.

북한은 서방의 인권 공세에 반발하고 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21일 “인종차별 범죄사건들을 안고 있는 서방이 국제무대에서 버젓이 ‘인권옹호’ 타령을 떠들어 대고 다른 나라들의 제도 전복을 노린 지명 공격, 악법 채택을 자행하면서 인권문제의 정치화, 이중기준, 선택성을 고취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종차별 행위는 다름 아닌 서방에 국한되는 심각한 인권유린 문제”라고 주장했다. 또 EU를 비롯한 서방이 “국제무대에서 인권 문제의 정치화, 이중기준, 선택성을 고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U는 이날 제재 대상에 신장위구르의 무슬림(이슬람신자) 소수민족인 위구르족 탄압에 책임이 있는 중국 관리 4명과 단체 1곳을 포함했다. AFP통신은 EU가 인권 유린과 관련해 중국을 제재하는 것은 1989년 베이징 천안문 광장 사태 후 무기 금수 조처를 한 이래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정용수·임선영·정진우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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