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단일화 앞두고 테마주 요동? 오세훈, 안철수 “관심 안 둬”

중앙일보

입력

야권 단일화를 앞둔 22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정치 테마주'에도 일부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렸다. 사진은 오 후보(왼쪽)와 안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채널A 주관으로 열린 후보 단일화 TV토론회에 앞서 인사를 하는 모습. 오종택 기자

야권 단일화를 앞둔 22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정치 테마주'에도 일부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렸다. 사진은 오 후보(왼쪽)와 안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채널A 주관으로 열린 후보 단일화 TV토론회에 앞서 인사를 하는 모습. 오종택 기자

흔히 정치인의 대중 지지도나 영향력이 오르는 것을 두고 ‘주가가 올랐다’고들 한다. 정치인의 상승세를 주가 상승에 빗댄 표현이다.

하지만 비유를 넘어서 선거, 단일화 경선 등 정치인의 운명을 좌우하는 정치 이벤트를 앞두고 실제 주식 시장이 정치판 못지않게 들썩이는 일도 있다. 특히 정치인과 연결된다는 이른바 ‘정치인 테마주’가 입소문을 타면서 주가가 요동 치는 일이 부지기수다. 국민의힘 당직자는 “당 인사들 사이에서도 어떤 정치인의 테마주가 올랐고, 누구는 떨어졌다는 식의 얘기가 종종 돌곤 한다”고 말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야권 단일화를 목전에 둔 22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오세훈 테마주’라고 언급되는 진양그룹 종목은 이날 일제히 상승했다. 진양산업은 전 거래일(19일) 종가(6880원) 대비 8.87% 상승한 7490원에 마감됐다. 장중 한 때 8200원까지 치솟았다. 진양폴리도 전 거래일 대비 5.67% 올랐다.

‘안철수 테마주’라고 언급되는 안랩, 까뮤이앤씨도 비슷했다. 안 후보가 전직 대표를 맡았고, 현재 최대 주주인 안랩은 전 거래일 대비 3.6% 오른 7만4600원에, 까뮤이앤씨는 5.43% 오른 301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일부 투자자들이 이같은 정치인 테마주에 관심을 갖는 건, 주가 상승과 하락이 정치인의 희비를 따를 것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정치인 테마주를 놓고 "일종의 도박"이라고 위험성을 경고한다. [사진 pixnio]

전문가들은 정치인 테마주를 놓고 "일종의 도박"이라고 위험성을 경고한다. [사진 pixnio]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치인 테마주 투자에 대해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와 무관하게 상승과 급락을 넘나드는 일종의 도박”이라고 위험성을 경고한다. 주가 상승을 주도한 세력이 일정 이익을 실현한 뒤 빠져나가면, 상승세가 멈추고 이후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급락세에 접어드는 게 정치인 테마주의 전형적인 패턴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때문에 이른바 ‘개미 투자자’들이 테마주에 손을 댔다가 낭패를 보기도 한다.

특히 정치인 테마주는 특정 정치인과 직접 관련이 있다기보다, 대부분 단순 학연, 지연 등 황당한 이유로 연결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난 미 대선 국면에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업 대표가 미국 시러큐스 대학 동문이라는 이유로 수산물 가공제품을 판매하는 한성기업이 미 대선 테마주로 묶인 일도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 주자로 급부상한 뒤, 파평 윤씨 종친들이 경영하는 일부 회사 주식이 ‘윤석열 테마주’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오 후보, 안 후보와 연결되는 테마주도 마찬가지다. 양준영 진양홀딩스 부회장이 오 후보와 고려대 동문이라는 이유로 진양그룹 주식이 오세훈 테마주로, 사외 이사가 안 후보 지지 모임 대표 출신이란 이유로 까뮤이앤씨가 안철수 테마주로 인식되는 식이다. 두 후보 측은 특정 기업과 전혀 연관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두 캠프 측은 이날 “불규칙하게 널뛰는 정치인 테마주의 변동에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 중요한 건 실제 단일화 여론조사와 선거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