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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EV6’ 뜻밖의 난관, 노조 “온라인 예약 받지 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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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EV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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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가 최신 전기자동차(EV) ‘EV6’의 인터넷 사전예약을 앞두고 노동조합의 반대에 부딪혔다. 노조 측이 “인터넷 사전예약은 결국 오프라인 판매망의 붕괴로 이어진다”며 완강히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EV6는 기아차의 첫 전용 전기차로 이달 말 실물을 공식 공개할 예정이다.

첫 전용 전기차 출시 앞두고 잡음 #노조 “온라인 판매 확대 고용 불안” #사측 “내수 온라인 판매는 아니다”

21일 기아차와 금속노조 기아차지부에 따르면 기아차 국내사업본부는 최근 권역별 영업본부장 회의를 통해 “EV6 출시에 앞서 고객을 상대로 온라인 예약을 진행한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3월 말 공개, 7월 초 공식 출시’까지 공백을 만회하고, 애플 아이폰처럼 모바일 기기의 판매 방식을 도입하려는 목적에서다. EV6의 온라인 사전예약은 인터넷으로 계약금(10만원)을 걸어둔 다음, 이름·연락처와 희망 모델을 적어내는 방식이다. 테슬라처럼 차량 계약부터 대금 결제, 할부방식 선택까지 전부 인터넷으로 하는 방식은 아니다. 기아 국내사업본부는 올 초부터 EV6의 인터넷 사전예약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판매 늘리는 자동차 업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인터넷 판매 늘리는 자동차 업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기아차 노조는 온라인 예약이 곧 온라인 판매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반대하고 있다. 기아차 판매노조는 최근 노조 소식지에 “온라인 예약방식 도입은 온라인 판매로 확대돼 영업직군에 심각한 고용 불안을 야기할 것으로 예상한다. 결국 EV6의 사전 온라인 예약이 전 차종 온라인 판매를 전제하는 수단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조합원(약 3만명) 가운데 판매 노조는 약 10% 비중을 차지한다. 그렇지만 생산직·연구직 노조와 비교해 결속력은 강한 편이다. 기아차 노사 단체협약은 ‘양산되는 차종의 판매권(통신판매 포함)을 이양 및 중단하고자 할 때는 계획 확정 전 조합에 통보 후 노사의견 일치하여 시행한다(제48조)’고 명시돼 있다. 기아와 형제 격인 현대자동차 판매노조도 “오프라인 이외 채널(온라인·홈쇼핑 등)에서 자동차 판매를 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2018년 3월 문재인 정부가 TV홈쇼핑에서 자동차 판매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바꿨을 때도 “박근혜 정부에서 결정된 제도이기 때문에 전 정권의 적폐”라고 반발했다.

현대차나 기아는 현재 내수 온라인 판매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기아 관계자는 “온라인 사전예약은 고객 편의와 수요 예측, 전체 판매물량 예측을 위해 진행하는 것으로 온라인 판매와는 다르다”고 답했다. 한편, 기아차는 오는 22일 주주총회를 열고 상호를 ‘기아자동차 주식회사’에서 ‘기아 주식회사’로 바꾸는 정관 변경 안건을 의결할 방침이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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