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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콕에 100만원 의자도 잘 팔려…홈인테리어 늘린 백화점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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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부천 중동점에서 25일 오픈하는 '한샘리하우스' 매장. 한샘과 협업해 리빙관 매장을 아파트 모델하우스처럼 꾸몄다. [사진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부천 중동점에서 25일 오픈하는 '한샘리하우스' 매장. 한샘과 협업해 리빙관 매장을 아파트 모델하우스처럼 꾸몄다. [사진 롯데백화점]

#1. 갤러리아백화점에서 올해 들어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어난 제품이 있다. 모던가구로 유명한 미국 허먼밀러사의 ‘임스체어’다. 가격이 100만원이 넘는데도 20~30대가 꾸준히 사러 온다. 이 백화점에서 1~3월 임스체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0% 늘었다. 갤러리아백화점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집 인테리어를 카페 분위기처럼 꾸미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유명 카페에서 의자로 많이 쓰고 있는 임스체어를 찾는 고객이 늘어난 것도 이런 배경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갤러리아백화점에선 지난 1년(2020년 3월~21년 2월)간 소형가전(126%), 가구(65%), 홈데코(15%) 등 인테리어 관련 매출이 신장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의 스페이스로직 매장에서 모델들이 임스체어와 소형 조명을 보는 모습. [사진 갤러리아백화점]

갤러리아백화점의 스페이스로직 매장에서 모델들이 임스체어와 소형 조명을 보는 모습. [사진 갤러리아백화점]

#2.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가전·가구 등 리빙 상품군이 해외명품과 함께 백화점 매출을 견인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성·남성의류, 잡화 등 대부분 상품군 매출이 줄었지만, 리빙 품목은 유일하게 신장했다. 전체 매출에서 리빙 상품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11%에서 2020년 14%로 늘었고, 올해는 20% 선을 예상한다. 당장 올해 두 달여 동안(1월~3월 18일) 리빙 상품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신장세를 보였다.

21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외출 자제, 재택근무 등으로 집을 카페처럼 꾸미는 ‘카페테리어’(카페+인테리어)가 요즘 인테리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예전엔 호텔 침구류를 사서 침실을 호텔 분위기로 바꾸는 게 많았다면, 최근에는 거실로 인테리어 수요가 확장됐다”며 “아무래도 집에 오래 있다 보니 거실 가전·가구를 바꾸는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백화점 상품군별 매출증감률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산업통상자원부]

백화점 상품군별 매출증감률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산업통상자원부]

이 같은 집 꾸미기 트렌드는 백화점업계의 리빙관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리빙관 자체 리뉴얼은 기본이고, 가구업체와 협업 매장을 열거나, 유명 가구를 수입하는 차별화 전략으로 고객 잡기에 나선 모습이다.

롯데백화점은 25일과 26일 각각 경기 부천 중동점과 울산점에 인테리어업계 1위인 한샘과 협업한 체험형 리빙 매장을 연다. 중동점은 380평, 울산점은 1050평 등으로 전례 없는 초대형 매장이다. 특히 두 매장은 인근 아파트와 동일한 평형대의 모델하우스처럼 꾸몄다. 아파트 상권에서 인테리어 수요가 높은 점을 공략해 거실뿐 아니라 부엌, 욕실 등 건자재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고 상담받을 수 있게 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서울 노원점에 1200평대의 리빙 전문관을 열었다. 이곳 역시 주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많고 리빙 상품군 주 고객층인 30~40대 여성 구성비가 높은 게 특징이다. 노원점은 ‘나뚜지’ ‘고트레’ ‘루이스폴센’ 등 수입 가구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켰다.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이 올해 초 리뉴얼한 생활전문관 모습. [사진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이 올해 초 리뉴얼한 생활전문관 모습. [사진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의 영등포 타임스퀘어점은 지난해 건물 한 동을 통째로 생활전문관(약 1500평)으로 개편했다. 지하 1층에 있던 식품관을 1층으로 올리고, 2~6층까지 5개 층을 리빙 매장으로 꾸몄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 지역 고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가정용품과 식품을 함께 구매하는 비율이 절반 이상으로 올라갔다”며 “점포 내 매출 시너지와 쇼핑 편의성을 고려해 기존의 틀을 깨는 매장 구성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신세계 강남점은 지난해 9월 업계 최초로 리빙 컨설팅 서비스를 선보였다. 인테리어 전문가가 가구·가전·조명 등 여러 제품을 한 번에 상담하고 구매를 돕는 서비스다. 경기점은 올 초 생활전문관을 리뉴얼하며 커피 시음, 숙면 컨설팅, 세탁 서비스 등 체험형 콘텐트를 강화했다.

현대백화점은 그룹 계열사인 현대리바트와 손잡고 토탈 인테리어 매장을 선보였다. 지난달 미아점 8층에 ‘리바트 미아점’을 연 게 시작이다. 매장 규모가 216평으로, 현대백화점 15개 전 점포의 리빙 브랜드 매장 중 가장 크다. 거실·안방·서재 등 공간별 콘셉트에 맞춘 200여 종의 가구를 전시하고, 주방과 욕실 제품을 선보이는 10개 쇼룸이 설치됐다. 20여 명의 ‘리바트 플래너’가 매장에 상주해 컨설팅 서비스를 진행한다.

현대백화점이 계열사 현대리바트와 손잡고 지난달 문을 연 미아점 토탈 인테리어 매장 모습. [사진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이 계열사 현대리바트와 손잡고 지난달 문을 연 미아점 토탈 인테리어 매장 모습. [사진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이 리빙관을 강화한 배경에는 관련 매출 성장세가 있다. 리빙 상품군 매출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신장률을 보였다(2018년 18%, ‘19년 14%, ‘20년 14%).
김정희 현대백화점 리빙사업부장(상무)은 “코로나19로 ‘스테이 홈’ 트렌드가 자리 잡으며 전문적인 리빙 서비스를 요구하는 고객이 크게 늘고 있다. 앞으로 리빙 상품군을 백화점 핵심 상품군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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