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이직으로 생긴 공석, 외부 충원 보다 내부 인재를

중앙일보

입력 2021.03.21 08:00

[더,오래] 김진상의 반짝이는 스타트업(94)

기업의 흥망은 어떤 인재를 채용해서 지속해서 유지하는가에 직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임직원 이직의 80%는 잘못된 채용 프로세스에 기인한다는 하버드대학의 연구결과가 있다. 회전문으로 사람들이 드나들듯이 수시로 임직원이 퇴사하는 기업은 창업 멤버들이 아무리 엄청난 기술과 아이디어를 갖고 있더라도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직 원인을 고치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새로운 인력을 충원하는 계획을 세우는 기업은 불필요한 낭비를 초래 한다.

'아무리 면접을 봐도 저만한 사람 없으니 일단 뽑아 놓으면 잘 되겠지'라는 막연한 바람은 결코 전략적이지 않다. [사진 pixabay]

'아무리 면접을 봐도 저만한 사람 없으니 일단 뽑아 놓으면 잘 되겠지'라는 막연한 바람은 결코 전략적이지 않다. [사진 pixabay]

직원 수가 수만 명에 달하는 대기업이야 이직에 따른 손실과 낭비가 확연하게 눈에 띄지 않아 별 문제 없이 넘어갈지 몰라도, 전 직원 수가 그리 많지 않은 스타트업의 경우는 잘못된 채용 하나로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따라서 “100% 채용 확신이 들지 않으면, 100% 잘못된 채용이다”라는 직원 채용의 불문율을 엄격히 명심하고 채용에 임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100% 채용 확신’이라는 말은 회사의 마음에 구직자가 100% 든다는 의미와는 조금 차이가 있다는 생각이다.

구직자의 부족함이 보이더라도, 회사가 기존 임직원 현황과 기업의 비전 등을 고려해 기꺼이 끌어안고 가겠다는 각오가 있다면 괜찮다. 뽑힌 사람의 이슈라기보다는 뽑은 회사의 책임이 더 크다는 말이다. “아무리 면접을 봐도 저만한 사람 없으니 일단 뽑아 놓으면 잘 되겠지”라는 막연한 바람은 결코 전략적이지 못하다. ‘무엇’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누가’하느냐임을 항상 잊지 말아야 한다. 스타트업이 채용 프로세스 구축 시 명심해야 할 것은 다음과 같다.

▶무슨 회사인지 구체적으로 알린다=스타트업은 사람들이 잘 모른다. 설령 알더라도 수박 겉핥기 수준이다. 따라서 스타트업이 추구하는 가치와 문화, 사업 영역 등을 최대한 상세하게 알려 구직자의 궁금증과 불안감을 제거해야 한다. 처음 만나는 사람과 친구가 되기 위해 자신의 존재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지도와 규모 및 업무 환경 등에서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스타트업이 자신에 대한 설명도 부족하다면 누가 관심을 가져 줄까. 최근 달성한 사업 성과 등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하면 구직자의 관심을 끄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구직자가 맡을 업무를 구체적으로 알린다=구인광고를 낼 때 ‘데이터 분석가’, ‘백앤드 개발자’, ‘제품기획자’ 등과 같이 매너리즘에 빠져 광고하는 스타트업이 꽤 있다. 유능한 구직자일수록 해당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하게 될지 더 자세한 정보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기존 담당자의 이직을 대체하기 위해 채용하는 것이라면 어떤 사유로 이직하려는지 진솔한 답을 얻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기존 담당자의 공석을 메우는 데 급급해 스타트업이 지향하는 가치와 문화에 맞지 않는 채용을 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간혹 공석 기간이 길어져 회사 내부에 불만이 쌓이기도 하는데, 내부 구성원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인재를 추천하고 채용 프로세스에 참여하도록 해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회사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도 좋다.

▶내부 인재가 있는지 찾아본다= 기존 직원 중 업무 변경을 원하는 경우도 많다. 사내 공고를 통해 업무 변경과 새로운 배움의 기회를 주는 것은 회사에 대한 충성도도 높이고, 회사 사정을 잘 알기에 훨씬 더 현실적이다. 또한 이미 여러 방면으로 검증된 인재일 것이기 때문에 채용 실패 가능성도 낮출 수 있다.

직원과 회사가 동시에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은 직원에게 여러 권한과 책임을 위임하는 것이다. [사진 pixabay]

직원과 회사가 동시에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은 직원에게 여러 권한과 책임을 위임하는 것이다. [사진 pixabay]


▶회사를 변화시킬 인재를 채용한다=
직원과 회사가 동시에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은 직원에게 여러 권한과 책임을 위임하는 것이다. 또한 채용을 통해 기존 직원보다 더 나은 사람을 뽑음으로써 회사의 구성원이 함께 배우고 성장토록 하는 방법도 있다. 우리보다 더 나은 구직자는 누구인가를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은 회사 내에서 항상 기대보다 더 나은 성과를 추구하고 도출하는 사람을 채용 담당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기대이상의 성과를 보인 사람일수록 어떤 인재가 자신과 같은 성과를 보일지 잘 알 것이기 때문이다. 주의할 점은 이들의 역할은 채용 자체에 대한 결정이 아닌, 구직자가 얼마나 기대를 뛰어넘는 성과를 보일지 판단하는 것임을 명확히 주지시키는 것이다. 이들이 추천한 채용자의 성과를 추적해 추후 채용 프로세스 개선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반영하도록 한다.

▶회사의 비전과 가치, 문화 강화할 인재=창의성을 중요시하는 회사라 하자. 구직자의 창의성을 파악하기 위해 먼저 회사가 추구하는 창의성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와 사례를 파악하는 것이 먼저다. 이를 바탕으로 구직자의 창의성을 테스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이 추구하는 비전과 가치, 문화를 개념적 수준이 아닌 실천적 수준의 정의가 내려지면 이를 근거로 구직자의 적합성을 판단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다.

앰플러스파트너스(주) 대표이사·인하대/경희대 겸임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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