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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물류에 신사업 결합하면 '쿠팡 효과'? 신생 LX그룹의 주력 회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입니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작년 8월에 일본 5대 종합상사 지분 5%씩(약 7조원 규모)을 매집했다고 해서 화제가 됐습니다. 버핏은 금리가 낮고 인플레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이 오른다는 점에 착안해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일본 종합상사들이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춘 데 비해 저평가돼 있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6개월이 경과한 지금, 버핏이 투자한 일본 종합상사 주가는 도합 23%가 상승해 버핏에게 14억 달러(약 1조5900억원)의 수익을 안겨줬습니다.

LG상사(LX인터내셔널)

우리나라에선 옛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한 포스코인터내셔널(드라마 ‘미생’ 찍은 곳) 정도가 종합상사의 명맥을 그나마 잇고 있는데요. 삼성물산, LG상사, 현대종합상사, SK네트웍스 등도 현재는 무역중개(트레이딩) 비중은 낮은 상황입니다. 이 가운데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를 앞둔 LG상사를 살펴보기로 합니다.

LG상사 자회사인 판토스는 최다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한 물류회사. shutterstock

LG상사 자회사인 판토스는 최다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한 물류회사. shutterstock

· LX그룹 주력 회사되면 신사업 추진, 주주가치 제고
· 판토스 해외 물류네트워크에 신사업 붙이면 '쿠팡 효과'
· 판토스 상장 지연, 석탄 사업은 부담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삼촌인 구본준 고문은 오는 5월 LG상사, LG하우시스, 실리콘웍스, LG MMA의 4개 회사를 들고 나와 ‘LX그룹’을 차릴 예정입니다. 과거 GS그룹, LS그룹, LIG그룹 등이 LG에서 나온 것과 같은 상황인데요.

규모가 가장 큰 LG상사는 신생 LX그룹의 주력 자회사가 될 전망입니다. LG상사는 물류회사인 판토스를 자회사로 갖고 있고, 석탄·팜오일 등 에너지 사업, 플라스틱 수지 등 산업재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계열 분리 후엔 2차전지 소재인 니켈 사업, 디지털 플랫폼 사업, 헬스케어 사업도 하겠다고 오는 24일 주총에서 정관을 변경할 예정입니다.

지금은 LG상사가 수많은 LG 계열사 중 하나이지만, LX홀딩스의 주력 자회사가 되면 다양한 신사업과 M&A의 중심이 되면서 기업가치가 상승할 전망입니다.

LG그룹 분할 후 각 계열사 지분구조. 하이투자증권

LG그룹 분할 후 각 계열사 지분구조. 하이투자증권

여기서 우선 연내 상장이 유력하다는 판토스(LG상사 지분 51%)를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요. 세계 360여 개 거점을 가지고 물류센터 운영과 배송 업무를 둘 다 하기 때문에 ‘도어-투-도어’ 서비스가 가능한 (국내 유일의) 업체입니다. 보통 물류회사는 한국에서 화물을 싣고 해외 항구에 내려줍니다. 그럼 거기서부터 내륙 운송은 현지 업체에 맡기게 되는데요. 판토스는 이 과정이 ‘한 큐’에 이뤄집니다.

여기에 까다로운 코로나19 백신 운송도 가능해서 글로벌 의약품 물류시장에도 본격 진출할 계획입니다. 또 해운 운임이 급증해서 화주들에게 부담이 되자 항공 운송과 더불어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통한 운송 루트도 개척했는데요. 이렇게 해서 작년 LG상사 영업이익에 판토스가 기여한 비중이 83%나 됐습니다.

일각에선 디지털 플랫폼 사업 진출과 판토스의 ‘원스톱 도어-투-도어’ 서비스를 들어 ‘쿠팡 효과’를 보는 게 아니냐는 기대도 하고 있는데요. 기존의 국제물류 B2B 사업에 e커머스 수요를 대상으로 한 풀필먼트 서비스를 확대하면 가능성이 있는 얘기입니다. 계열 분리 이후에도 LG그룹 운송 물량을 기반으로 최근 부쩍 는 해외 물류 수요까지 더해 당분간 안정적인 매출 증가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LG가 상표권 출원한 LX 관련 로고 이미지. 사진 키프리스

LG가 상표권 출원한 LX 관련 로고 이미지. 사진 키프리스

이렇게 물류사업이 잘 되고 원자재(자원) 가격이 오르면서 올해 LG상사의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30% 정도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또 판토스 상장이 가시화 하고, 다양한 신사업이 궤도에 오르고, 신생 그룹의 주력사로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선다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신사업도 신사업이지만 LG상사와 함께 계열분리하는 관계사들의 실적도 양호한 편입니다. 반도체 설계회사 실리콘웍스가 대표적인데요. 아이폰과 OLED TV 판매가 잘돼 올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가 예상된다고 합니다. 증권가에선 실리콘웍스의 1분기 영업이익이 210.9% 늘어난 364억원으로 컨센서스를 크게 웃돌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LG하우시스 역시 창호와 인조대리석·단열재 등의 인테리어 수요가 증가 일로에 있고, 적자를 내 온 자동차소재 사업부를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비앤지스틸에 매각하면서 순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계열분리와 함께 재차 탄력을 받은 판토스 상장 계획이 너무 오랫동안 구체화하지 않는다면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현재 하고 있는 석탄 사업이 세계적인 ESG(친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 중시 기조에 어긋나고, 석탄 가격 상승이 오래 지속될 것 같지 않은 점도 감점 요소입니다. 물론 LG상사는 친환경 사업을 준비 중이긴 합니다. 이밖에 LX그룹으로 새 출발에 즈음해 준비중인 여러 다른 신사업들의 투자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주가가 단기적으로 널뛸 수 있는 점도 감안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원 오브 뎀’일 때보다 ‘원톱’이 되면 좋은 일이 많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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