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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주가 추락해도 "신의 뜻"···이게 '돈 나무' 언니의 멘탈

중앙일보

입력

ARK 인베스트의 캐시 우드 최고경영자(CEO). [아크인베스트 홈페이지 캡처]

ARK 인베스트의 캐시 우드 최고경영자(CEO). [아크인베스트 홈페이지 캡처]

“돈 나무 누나도 이 정도면 멘탈 털리겠죠?”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이들이 모인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최근 올라온 글이다. ‘돈 나무’란, 미국의 유명 투자전략가인 캐시 우드(65) 아크 인베스트의 최고경영자(CEO)를 가리킨다. 그의 이름인 캐시(Cathie)가 ‘현금’이란 의미의 ‘캐시(cash)’와 비슷하고, 성(姓)인 우드(Wood)는 ‘나무’라는 점에 착안한 별명이다.

우드는 파이낸셜타임스(FT)도 지난 13일(현지시간) “컬트 종교의 지도자 같은 인물”이라고 표현한 유력 투자자다. 우드 CEO는 포브스에 따르면 현재 2억5000만 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아크 인베스트가 굴리는 자금은 290억 달러에 달한다. 국내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에 위의 질문이 올라온 건 우드의 주력 아이템인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폭락하면서다.

테슬라 복음을 전파한 대표적 인물이 ‘돈 나무 누나’ 즉 우드 CEO였다. 테슬라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던 2018년부터 그는 “장기적으로 테슬라 주가는 주당 4000달러에 이를 것”이라 예언했다. 테슬라가 지난해 5분의 1로 주식분할을 한 뒤에도 800달러 선을 유지하며 그의 예언은 들어맞았다. 하지만, 지난해까지의 얘기다.

테슬라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테슬라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올해 1월초 주당 880달러(약 99만원)까지 치솟았던 테슬라는 이달 8일 563달러로 추락하며 약 36%나 빠졌다. 19일 현재 시간외 거래에서 653달러대로 회복하긴 했지만 테슬라 투자자들의 입맛은 쓰다. ‘서학 개미’라고 불리는 국내 미국 주식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투자한 종목이 테슬라다. 우드 CEO의 아크 인베스트 역시 테슬라 하락으로 인해 한때 30%의 수익하락을 기록했다.

실제 위의 질문처럼 우드 CEO의 멘탈은 흔들렸을까. 정답은 ‘아니오’인 듯하다. FT는 테슬라 주가 하락 국면이 이어지던 13일 기사의 제목을 이같이 달았다. ‘캐시 우드: 신의 일을 대신 하는 기술주 투자자.’ FT에 따르면 우드는 지금 멘탈이 털렸다기 보다 기도를 하면서 멘탈을 강화하고 있을 법하다. FT는 아크 인베스트의 웨비나를 리뷰한 이 기사에서 “독실한 기독교인인 우드는 하루 일과를 커피를 내리면서 성경을 봉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며 “지난 40년간의 투자 경력에서 우드는 결국 시장의 등락은 신의 뜻이라는 믿음을 공고히 했다”고 전했다. 우드 CEO의 신심은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다. 그는 아일랜드계 미국인으로, FT는 “할수 있다”는 믿음을 강하게 가진 이들이었다고 한다.

캐시 우드(맨 오른쪽)가 2018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유튜브 방송에 출연한 장면. [유튜브 캡처]

캐시 우드(맨 오른쪽)가 2018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유튜브 방송에 출연한 장면. [유튜브 캡처]

우드는 그러나 신의 뜻으로 모든 것이 이뤄지기를 마냥 기다리는 타입과는 대척점에 서 있다. 그는 신의 뜻을 미리 읽고 공격적으로 움직인다. 시대의 흐름을 미리 읽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며, 그런 점에서 아크 인베스트는 시대를 앞서가는 혁신 DNA를 가진 기업을 공격적으로 매수해왔다. 테슬라가 대표적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모건 스탠리의 리사섈럿 최고투자담당자(CIO)는 FT에 “캐시는 몽상가이면서도 끊임없이 연구와 공부를 하는 인물”이라며 “(그 덕에) 큰 흐름을 읽어내는 투자가가 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테슬라의 하락장에 대한 그의 의견은 뭘까. FT는 그에 대해 “전혀 흔들리지 않고 있다”고 표현했다. 사실 우드 CEO의 테마는 ‘주가 하락이 매수 적기(Buy the dip)’다. 우드 CEO는 웨비나에서 “지난 투자경력에서도 많은 부침을 겪었고 그때마다 나는 교훈을 얻었다”며 “나 자신과 나 자신이 했던 (수익) 약속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자금을 신이 창조하신 바대로 가장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의 뜻대로 그의 투자 성과가 나올지는 아직 지켜볼 일이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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