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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서 다시 피는 동백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728호 17면

WIDE SHOT 

와이드 샷 3/20

와이드 샷 3/20

‘툭’ ‘툭’ 소리를 내며 숲속 여기저기 붉은색 꽃송이가 떨어진다. 채 시들기도 전에 떨어진 토종동백 꽃송이는 바닥에서도 고운 자태를 잃지 않는다. 겨울을 이겨내고 땅에서 올라온 초록빛 새싹과 만나니 애초에 바닥에서 피어난 듯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동백을 두 번 피는 꽃이라고도 한다. 단명했지만 마냥 슬프지 않은 이유다.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 동백나무 군락’은 17살에 위미리로 시집온 현맹춘 할머니(1858∼1933)의 노력으로 황무지에 불과했던 땅이 울창한 동백나무 숲으로 다시 태어난 곳이다. 제주도 기념물 제39호다. 토종동백은 1월부터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해 3월까지 피고 지기를 반복한다.

사진·글=전민규 기자 joem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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