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명확한 점 있어” 삼성 준법위, 이재용 ‘취업제한’ 판단 미뤄

중앙일보

입력 2021.03.19 20:30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취업 제한’ 논란에 대해 “불명확한 점이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취업 제한 적용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않기로 한 셈이다. 이 부회장에 대해 해임 요구 권고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19일 준법위는 정기회의를 열고 이 부회장의 취업 제한에 대한 논의를 한 결과 “취업 제한의 요건과 범위에 대해 불명확한 점이 있으나 관련 절차 진행 과정에서 관계 법령을 준수해 위법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삼성전자에 권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서울 강남구 서초사옥. [뉴시스]

삼성전자 서울 강남구 서초사옥. [뉴시스]

이 부회장의 ‘취업 제한’ 논란이 뜨거워진 것은 지난달 법무부가 이 부회장에게 취업 제한 대상자라는 통보를 하면서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에 따르면 5억원 이상 횡령‧배임 등의 범행을 저지르면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한 날부터 관련 기업에 5년간 취업을 제한한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18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86억8000여 만원의 뇌물을 준 혐의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지난 17일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선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준법위가 이 부회장의 취업 제한에 대해 논하는 것 자체가 월권”이라며 비판했다.

준법위는 삼성 최고경영진의 법 위반 행위를 조사‧감시하는 기구로, 2019년 5월 정준영 부장판사가 이 부회장에게 “실효적 제도 등을 마련하면 양형에 반영하겠다”고 주문하면서 탄생했다. 지난해 이 부회장은 준법위 권고에 따라 4세 승계 포기, 무노조 경영 폐기 등을 담은 대국민 사과를 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의 취업 제한 적용 여부에 대해 준법위 내에서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준법위가 밝힌 데로 특가법 조항이 모호한 측면이 있어서다. 특가법에서는 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한 날부터 5년간 취업을 제한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현재 수감 상태인 이 부회장은 집행이 진행 중이라 취업 제한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이 현재 급여를 받지 않고 등기임원이 아니기 때문에 취업 상태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이 부회장은 2017년부터 ‘무보수 경영’을 하고 있다.

반면 이 부회장의 형이 집행 중이라도 취업 제한이 적용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이 부회장의 ‘옥중 경영’이 불법이라며 즉각 해임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법무부가 결정해야 할 일”이라는 입장이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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