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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니콜라 투자로 차익만 1250억…수소에 다시 투자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니콜라 창업자 트레버 밀턴. 로이터=연합뉴스

니콜라 창업자 트레버 밀턴.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수소트럭 회사 ‘니콜라’의 지분 일부를 팔기로 한 한화가 약 1250억원으로 예상되는 시세 차익을 수소 사업에 재투자하기로 했다. 한화는 19일 현재 니콜라의 지분 6.1%, 주식 2210만주를 갖고 있다. 한화에서 니콜라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그린 니콜라 홀딩스’이고, 이 회사의 지분은 한화종합화학USA(51%)와 한화에너지(49%)가 각각 소유하고 있다. 한화가 팔기로 한 니콜라 주식은 현재 소유분의 절반이다.

미국 나스닥의 18일 장 마감 기준으로 니콜라의 주식은 주당 14.78달러로 한화가 투자한 2018년 11월 당시 주당 평균 5달러보다 3배 가까이 높다. 따라서 한화가 소유하고 있는 니콜라 지분의 절반 가량을 매각하면 1억6300만 달러(1840억원) 가량을 손에 쥐게 된다. 한화는 "니콜라 투자로 순수 차익만 약 1250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차익금을 한화종합화학이 추진하는 수소 생산ㆍ충전소 등 관련 사업 확대에 투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니콜라가 공개했던 수소트럭 사진. AFP=연합뉴스

니콜라가 공개했던 수소트럭 사진. AFP=연합뉴스

79→14달러…롤러코스트 탄 니콜라 주가 

미국 피닉스에서 2015년 설립된 니콜라는 한 번 충전으로 1920㎞ 주행이 가능한 수소트럭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실제 공장이 있는 건 아니지만, 사업 아이디어로 ‘제2의 테슬라’라는 별칭을 얻으며 주목을 받았다. 한화 뿐 아니라 보쉬(BOSCH)도 이 회사에 투자했다. 2018년 투자 당시 김동관 사장이 직접 트레버 밀턴 창업자를 만나 투자를 결정했다고 한다.

이후 니콜라는 지난해 6월 나스닥에 상장한 뒤 나흘만에 주당 79.73달러까지 가격이 올랐다. 그런데 석달 뒤 리서치 기관 힌덴버그가 “니콜라는 수십 가지 거짓말을 기반으로 세워진 사기 업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사기 논란에 휩싸였다. “트럭을 언덕에서 밀어 빠르게 달리는 것처럼 조작한 영상을 수소전기트럭의 실제 성능이라고 속였다”는 폭로 등이 담긴 보고서였다. 이후 미 연방검찰청의 수사가 시작됐고, 트레버 밀턴은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제너럴모터스(GM)는 니콜라 지분 투자 계획을 접었다.

이 여파로 니콜라 주가가 폭락하면서 한화에도 불똥이 튀었다. 한화솔루션 주가도 함께 떨어졌고, 니콜라 상장 뒤 주식을 샀던 ‘개미 주주’ 사이에선 김동관 사장의 투자 안목에 대한 비판 여론도 일었다. 하지만 이번 한화의 니콜라 지분 매각 계획이 실현된다면 나머지 주식 가치가 휴지 조각이 되더라도 본전(투자금 1200억원) 이상을 챙기게 된다. 한화 관계자는 “한화의 해외 투자처는 니콜라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며 “향후 투자 사업 전체의 수익 등 성과를 분석했을 때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는 게 궁극적 목표”라고 전했다.

한화솔루션 연구소. 사진 한화

한화솔루션 연구소. 사진 한화

한화, 니콜라 주요 주주 역할 계속 

한화는 매각 이후에도 니콜라 3%의 지분을 가진 유력 주주로서의 역할은 계속 한다는 계획이다. 니콜라 측도 “한화는 여전히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로 남아 이사회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한다”고 발표했다. 국내에선 한화의 수소 사업이 본격화 된다. 한화에너지는 충남 대산공단에 부생 수소 발전소를 건설했고, 한화파워시스템은 한국가스공사에 수소 충전 시스템을 공급한다. 이 같은 계열사들의 수소 사업 역량을 한화솔루션이 주도해 시너지를 낸다는 게 한화의 구상이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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