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홍보수단-온라인 마케팅

중앙일보

입력 2004.12.06 16:08

<사례 연구 1>

서울 신사동에 있는 드림성형외과는 지난 4월 세계적인 유방수술 권위인 프랑스 루이 베넬리 박사를 초청, 병원에서 시범 시술을 가졌다. 당초 계획은 지금까지 의료계 관행대로 유방성형에 관심있는 국내 의사들이 참관한 가운데 시술을 갖는 것. 그러나 박양수 원장은 베넬리 박사의 시술과정을 전세계 네티즌에게 개방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수술장면을 병원 홈페이지에 동영상으로 올렸다.
박원장은 사전에 이 사실을 보도자료를 통해 각 언론사에 알렸고, 신문과 방송은 이 내용을 비중있게 다뤄 독자들의 반향을 끌어내는데 도움을 줬다. 그 결과 수술 당일 3만여명의 네티즌이 이 수술을 지켜봤고, 이후에도 저장된 동영상을 보기 위해 10여일 동안 매일 1천명씩, 그리고 그 이후에도 조금씩 줄기는 하지만 지속적으로 베넬리박사의 유방수술을 보기위해 이곳을 찾고 있다. 개설한지 불과 한달여 된 잠자고 있던 개인 성형외과의
홈페이지가 이 동영상의 제공으로 문전성시를 이루게 된 것이다. 현재 이곳 인터넷 주소인 www.plasticsurgery.co.kr은 지금도 성형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매일 1백여명씩 꾸준히 들어오고 있으며, 질문도 꾸준히 이어져 의료기관의 인터넷 마켓팅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사례 연구 2>

중문의대 차병원은 국내에서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알려진 불임시술기관. 콜롬비아의대 병원에 우리 의료진을 파견, 불임 클리닉을 운영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차병원 여성의학연구센터 홈페이지 주소는 www.chains.co.kr. 이곳에 들어가면 여성의학연구센터를 소개하는 내용을 우리말 뿐 아니라 영어와 일어판으로도 볼 수 있다. 또 하나 특징은 관광공사의 홈페이지와도 링크시켜 놓았다는 점.
차병원의 홈페이지 개설 목적은 영어권은 물론 일본까지 불임시술 시장을 넓히기 위한 것. 국제적인 불임기관임을 알리는 동시에 한국 관광을 연결시켜 병원 방문 욕구를 배가시키고 있다. 통계를 내지는 않았지만 매달 외국에서 인터넷을 보고 병원 방문을 위해 연락이 취하는 경우는 20∼30명에 이른다고.
현재 이 병원에는 재일 동포 및 재미 동포 비중이 10%를 육박하는데 이중 상당수가 인터넷을 보고 한국을 찾는다는 것이 병원측 설명이다.

새로운 홍보수단 인터넷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인터넷 홈페이지를 만들 것을 권유하면 고개를 갸웃거리곤 했다. 인터넷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지만 실제 인터넷 이용인구가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

하지만 이제는 달라지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1억명을 넘어섰고, 국내에서도 5백만명을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을 정도.

홈페이지의 경우 역시 크게 늘어나 국내에만 현재 10만여개의 홈페이지가 있고 1주일에 약 5천개 이상이 새로 개설되고 있다.

특히 재미있는 사실은 인터넷을 사용하는 여성 비율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한 조사기관에 따르면 인터넷 사용자는 98년에 비해 20세 이하의 저연령층이 12.8%로 2% 가량 상승했고, 36세 이상 고연령층도 98년 13.5%에서 올해 14.8%로 올라가 이제는 어느 특정세대의 전유물이 아니라 전세대에 걸쳐 대중화되고 있는 추세.

여성의 비율은 94년 10% 수준에서 98년 33%로 급격하게 이용자가 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최근 여성과 남성이 비율이 50대 50으로 나타나 이 추세대로 간다면 여성이 남성 이용자를 앞지를 것이라는 예상도 가능하다.

이처럼 인터넷 인구가 크게 증가하면서 온라인 마케팅이라는 새로운 용어도 이젠 귀에 익숙하게 됐다.

기업에게 인터넷은 제3의 마케팅 수단으로 정착되고 있다. 고객들에게 기업 이미지를 높이고 생산제품과 서비스를 홍보하기 위해 홈페이지를 만들어 제공하고 있고, 이를 통해 고객들의 만족도 조사라든가 기업의 경쟁력 평가 등을 하고 있다.

인터넷 마케팅의 특징이자 장점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고객(의료소지자)과 만난다는 것. 언제 어디서나 컴퓨터를 켜면 접속할 수 있는 정보전달의 상시성이 강점이다. 또 정보전달의 쌍방향성과 목표 공략성 등을 들 수 있다. 기존 잡지나 방송, 신문 등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을 했다. 하지만 인터넷은 구매력있는 특정 계층만을 겨냥해 맞춤식 마켓팅이 가능하고 이용자 층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도 할 수 있다.

이러한 인터넷의 강점은 사용인구의 증가와 맞물려 앞으로 마케팅 수단으로 엄청난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에서 배우는 인터넷 홍보

◇고객 서비스가 마켓 제1보

얼마전 한국 후지필름은 사진촬영에 필요한 각종 지식을 담은 홈페이지를 열었다. 이곳에 가면 초보자라도 카메라와 필름 선택은 물론 사진 촬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푸르덴셜생명도 회사홍보 홈페이지와는 별도로 전국 중고생 자원봉사대회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중고생을 겨냥,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장소와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가이드라인 등을 수록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홈페이지를 개설, 활용하고 있는 의료기관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막연하게 자기 PR에만 급급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주면서 회사의 이미지를 높여 장기적으로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의료기관에 원용해보자. 과의 특성에 따라 의료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공, 병원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다. 예컨대 피부과에서는 여성을 위한 피부 교실을, 비뇨기과에선 청소년을 위한 성, 소아과에서는 육아교실 등을 운영할 수 있다.

◇특정집단을 공략하라
인터넷 무료 E메일서비스로 유명한 한메일넷의 경우 사용자 ID를 입력하면 각각 다른 인터넷 광고가 뜬다. 예컨대 여자면 커피광고, 30대 남성이면 대머리 방지용 약 광고가 뜨는 방식이다.
대체로 의료기관 인터넷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천편일률적이다. 구성방식이나 내용 등 일정한 마켓 대상이 없이 만드는 경우가 많다. 홈페이지 제작을 주문하는 병원 경영자는 인터넷을 모르고, 이를 제작하는 사람은 의료에 대한 지식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인터넷에 대해 잘 몰라도 홈페이지를 만들 때 원장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과의 특성과 환자 층, 전문화된 치료 등을 디자인에서부터, 내용 구성에 이르기까지 홈페이지에 반영토록 한다.

◇여성을 공략하라

한 조사에 따르면 여성은 배너광고에 대한 관심도가 남자 36%보다 44%로 높고, 인터넷 쇼핑에도 여성들이 더 적극적이었다. 미국은 이미 여성 전용 웹사이트가 성황중으로 아이빌리지의 경우 회원수는 1백만명, 월 방문자수는 3백만명에 이를 정도. 여성은 특히 대부분의 가정에서 소비의 결정권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마케팅 타깃이 되고 있다.
의료소비자로서 여성은 우선 남성보다 질환이 많고, 육아를 책임지고 있으며, 병원선택까지 결정할 정도로 중요하다. 따라서 인터넷 홈페이지에 여성의 방문을 유도하는 다양한 방법이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공동마케팅의 효과
서로 다른 업종간의 공동 마케팅이 사이버공간에서도 활발하다. 패션전문상가 두산타워와 신라호텔은 일본인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업무제휴 약정서를 체결하면서 일본 패션잡지 등에 공동으로 광고를 싣고 인터넷 홈페이지를 연결해 각종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지금까지 마케팅이 필요없던 의료기관에선 생소하게 들리지만 기업에서 공동마케팅은 이미 흔한 일이 됐다. 과의 특성에 따라 전략적 제휴가 가능한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예컨대 소아과는 분유회사나 어린이 옷 전문회사와, 비뇨기과는 남성제품을 생산하는 다양한 업종, 그리고 관련 치료약을 생산하는 제약회사와 협력해서 홈페이지를 링크하거나 공동 마케팅을 할 수 있다. 또 다른 분야의 전문병원이 상호 보완하면서 사이버공간에서 공동마켓 전략을 펴면 좋은 기대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인기있는 홈페이지 만드는 요령 10가지

◇화려한 것 보다는 실용적인 것이 좋다
화려하고 비쥬얼한 것만 강조하다보면 홈페이지가 무거워질 수 있다. 따라서 홈페이지는 멋내기보다 이용자가 편하고 빠르게 볼 수 있도록 실용적으로 만들 것.
◇감성적이고 부드러울 것
병원이나 의사라는 이미지는 어딘지 모르게 근엄하고 딱딱하다. 여성의 감성에 호소하는 홈페이지가 되도록 디자인, 용어선택에 신중을 기할 것.
◇호기심을 촉발할 것
클릭 한번으로 방문자는 떠날 태세가 되어있다. 궁금증을 불러일으켜 목적하는 PR내용을 모두 보고 갈수록 꾸민다.
◇오락성을 가미할 것
의료기관 홈페이지라고 즐거움을 주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의학적인 내용에서도 게임과 같은 접근방식으로 한번 방문한 사람이 다시 찾도록 배려한다.
◇가족지향적일 것
모든 가족이 들어와 볼 수 있게 한다. 즉 어떤 세대라도 정보와 즐거움을 주고, 푸근한 인상을 준다.
◇빠르고 성실한 답변
답변이 빠를수록 질문이 많이 들어오고 방문자 수도 늘어난다. 그만큼 독자에 대해 성실하고 마음이 열려있다는 증거.
◇가능하면 자주 내용을 보완해 준다
한두달 뒤에 들어와도 같은 내용이 들어있다면 쉽게 식상한다. 뭔가 한번 들어오면 한가지 정보는 알 수 있도록 배려한다.
◇진실성, 인격을 담을 것
실제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어느 정도는 개설자의 인품을 알 수 있다. 내용없이 오로지 상업적인 기능만 내세우고 있는 홈페이지가 많다. 이러한 홈페이지는 이미지만 나빠지므로 폐지하는 것이 낳다.
◇과와 특성에 따라 내용과 모양을 차별화할 것
인터넷 홈페이지 제작자들은 의료의 특성을 모르고 형식만 갖춘 홈페이지를 만든다. 앞에서도 설명했지만 만드는 과정에 깊이 관여해서 개성을 살려야한다.
◇국제적인 감각을 가질 것
홈페이지는 전세계 네티즌이 모두 본다는 생각으로 만든다. 영어판이나 일어판을 만드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

가이드라인 없는 정부 규제

의료기관 홈페이지에 대한 과대광고 규제는 정부차원에서 별도로 제정된 것은 없다. 따라서 단속을 위해서는 종래 의료광고법의 기준을 적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보건복지부의 입장이다. 결국 '걸면 걸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현재 인터넷 의료 마케팅의 현실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복지부도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정보통신 환경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정서를 고려하지 않고 규제만을 능사로 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는 것이 보건복지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관계자의 말대로 현재 복지부 차원에서 인터넷 홍보를 단속하거나 규제하려는 움직임은 없다. 단지 몇 달전 강남구 보건소 자체적으로 지나친 광고행위를 경고하기는 했지만 일과성으로 끝난 상태.

그렇다고 해도 역시 없는 사실을 유포하는 허위광고, 치료내용을 부풀려 환자를 유치하는 과대광고 행위 등은 언제든지 감시대상이 된다. 의료마케팅은 어디까지나 의료윤리와 전체 의사들의 명예라는 기본적인 틀 속에서 행해져야 하기 때문에 지혜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한 분야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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