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속 노아 방주도 이 방식? 670만 종자 달 보내기 프로젝트

중앙일보

입력 2021.03.19 05:00

지구 멸망에 대비해 달에 670만개에 달하는 지구상 종자 샘플을 보관하자는 현대판 '노아의 방주' 프로젝트를 미국 연구진이 제안했다.

17일 CNN 일본어판에 따르면 미국 애리조나대 연구팀은 이른바 '글로벌 보험'이라고 이름 붙인 계획을 소개했다.

이 프로젝트는 씨앗 등 지구 상에 있는 생명의 종자를 동결 보존해 달에 있는 동굴에 보관하자는 것이다. 생물 다양성이 크게 줄거나 지구 멸망의 날이 오더라도 유전 물질을 남겨두자는 취지다.

달에 670만종의 종자를 보관하자는 '노아의 방주' 프로젝트가 제안됐다. [AFP=연합뉴스]

달에 670만종의 종자를 보관하자는 '노아의 방주' 프로젝트가 제안됐다. [AFP=연합뉴스]

애리조나 공과대학 항공우주·기계공학 교수인 제칸 탕가 등 연구진은 이달 초 발표된 논문에서 "생물 다양성이 붕괴한다면 부정적인 연쇄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며 '우주 종자 보관소'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이런 종자 저장고는 지구 상에도 존재한다.

달에 지구상의 종자를 저장하는 보관소를 만들자고 제안한 애리조나대의 제칸 탕가 교수 [사이언스 애리조나 홈페이지]

달에 지구상의 종자를 저장하는 보관소를 만들자고 제안한 애리조나대의 제칸 탕가 교수 [사이언스 애리조나 홈페이지]

북유럽 노르웨이와 북극 사이에 위치한 세계 종자 저장고에는 약 100만 개의 종자 샘플이 보관돼 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백두대간에 자생하는 식물 10종의 종자가 노르웨이령 북극 스발바르 글로벌 시드볼트에 저장했다.   사진은 스발바르 시드볼트 전경 [연합뉴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백두대간에 자생하는 식물 10종의 종자가 노르웨이령 북극 스발바르 글로벌 시드볼트에 저장했다. 사진은 스발바르 시드볼트 전경 [연합뉴스]

우주에도 저장고를 만들자는 프로젝트의 관건은 무엇보다 냉동 기술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백두대간에 자생하는 식물 10종의 종자가 노르웨이령 북극 스발바르 글로벌 시드볼트에 저장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종자 입고 모습. [연합뉴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백두대간에 자생하는 식물 10종의 종자가 노르웨이령 북극 스발바르 글로벌 시드볼트에 저장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종자 입고 모습. [연합뉴스]

CNN은 "종자는 영하 180도까지 냉각해야 하고 줄기세포는 영하 195도로 보존해야 한다"면서 "여기에 무중력 상태가 종자 보존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 3월 3일 중국 달 탐사 프로그램 창어5가 채취해 지구로 가져온 달 샘플이 중국 베이징에서 공개됐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3월 3일 중국 달 탐사 프로그램 창어5가 채취해 지구로 가져온 달 샘플이 중국 베이징에서 공개됐다. [로이터=연합뉴스]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

달에서는 2013년에 200여곳의 지하 용암동이 발견됐다. 달에 있는 동굴은 직경이 약 100m로 태양 복사열이나 지표의 기온 변동, 운석으로부터 종자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연구팀의 예상이다.

지구상의 종자를 달에 냉동 보관하는 보관소를 짓자는 제안이 나왔다. 지하에는 저장 시설을 갖추고 지상에는 태양광패널과 통신수단을 두어 운영하자는 구상이다. [애리조나대]

지구상의 종자를 달에 냉동 보관하는 보관소를 짓자는 제안이 나왔다. 지하에는 저장 시설을 갖추고 지상에는 태양광패널과 통신수단을 두어 운영하자는 구상이다. [애리조나대]

냉동 보관소를 운영하기 위한 에너지원으로는 태양광이 거론된다.

하지만 현실화하기엔 극복해야 할 난관이 많다. CNN은 "지구 상의 670만 종에 대해 각각 50여 개의 샘플을 뽑아 달에 수송하려면 로켓을 250회 쏘아 올려야 할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런데도 과학자들 사이에서 이런 아이디어가 나오는 건 심각한 지구 온난화에 생물 다양성의 붕괴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난해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생물 다양성 및 환경연구 센터 연구팀은 과학저널 네이처에 게재한 논문에서 2100년까지 전체 생물 종의 73%가 생존에 적합한 기온 한계 밖에 놓여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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