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도 돌부처, 6년째 장애인체육회 돕는 오승환

중앙일보

입력 2021.03.19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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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역투하는 삼성 오승환. [뉴시스]

역투하는 삼성 오승환. [뉴시스]

‘끝판 대장’ 오승환(39·삼성 라이온즈)은 선행도 공만큼이나 묵직하다. 6년째 장애인 스포츠를 지원하고 있으며, 올 시즌에 대한 자신감도 가득했다.

재활훈련하다가 처음 인연 맺어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출전 기대
동갑내기 추신수에 환영과 경계

오승환은 18일 서울 방이동 대한장애인체육회에서 열린 후원식에 참석했다. 장애인체육회 홍보대사를 맡은 그는 2016년 12월부터 지금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6000만원을 기부했다.

올해는 기초 종목 선수를 위한 지원금 1000만원을 내놨다. 그가 2018년 후원한 신의현은 같은 해 평창 패럴림픽에서 한국인 첫 금메달(노르딕 스키)을 획득하기도 했다.

정진완 장애인체육회장은 “2019년 지원받은 배드민턴 유수영은 국가대표가 돼 2022 아시아장애인경기, 2024 패럴림픽 출전까지 내다볼 정도가 됐다. 일회성이 아니라 꾸준히 돕겠다는 약속을 지켜준 오승환 선수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선수촌 병원에서 재활훈련을 하면서 장애인체육회와 인연이 닿았다. 도움이 되어 기쁘다. 앞으로도 지원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2019년 야구 선수 출신 김명제를 돕기도 했다. 두산 출신 김명제는 음주 교통사고로 장애를 입었고 휠체어 테니스선수로 재기했다. 오승환은 “명제와 가끔 연락하고 지낸다. 쉽지 않은 상황인데, 운동을 통해 다시 일어나 대견하다”고 말했다.

오승환(왼쪽)이 18일 정진완 장애인체육회장에게 기초종목육성지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승환(왼쪽)이 18일 정진완 장애인체육회장에게 기초종목육성지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애인체육회는 올여름 열릴 도쿄 패럴림픽 국가대표 선수단 트레이닝복에 오승환의 이름과 등 번호 21번을 새겨 선물했다. 오승환도 도쿄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 김경문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이 “오승환의 실력과 후배를 이끌 리더십을 고려해 선발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승환은 “실력과 컨디션이 좋아서 국가대표로 뽑힌다면 영광이다. 간다면 당연히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또 “올림픽이 패럴림픽보다 한 달 앞서 열리는데, 우리가 먼저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 패럴림픽 선수들에게 좋은 기운이 전달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승환의 삼성은 올 시즌 5강 후보로 꼽힌다. 자유계약선수(FA)인 1루수 오재일을 영입했고, 젊은 투수들이 부쩍 성장했다. 오승환이 풀타임 마무리로 뛰는 점도 한 가지 요인이다. 오승환은 지난해 6년간의 해외 생활을 마치고 돌아왔다. 전반기는 1승 1패 2홀드 6세이브 평균자책점 4.58로 고전했다. 하지만 후반기는 2승 1패 12세이브 평균자책점 1.50으로 ‘끝판 대장’의 위용을 보여줬다.

오승환은 “부담이 될 수 있어 책임감을 크게 느끼려고는 하지 않는다. 나 혼자 잘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선수들이 똘똘 뭉쳤고, 몸 상태도 좋다. 결과가 나오기 전에 말씀드리는 게 조심스럽지만 지난해 경험을 쌓은 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한국으로 돌아온 SSG 랜더스 추신수(39)와 동갑내기 친구다. 16일 연습경기 전 만나 서로 “살살하라”고 농담도 주고받았다. 오승환은 “뭘 살살하라는 건지 모르겠다. 경기에서 추신수를 만나면 긴박한 상황이다.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추신수가 KBO리그에 오면서 동기들한테도 자극제가 됐다. 추신수를 보며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반겼다. 앞서 김윤수, 원태인 등 삼성의 젊은 투수들이 “추신수를 몸쪽 직구로 과감히 상대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오승환은 “위험한 발언이다. 직구를 정말 잘 친다”고 경고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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