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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영·김진욱·이의리 ‘괴물의 탄생’ 개봉박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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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프로야구 시범 경기에서 주목할 ‘신인 투수 삼총사’ 키움 장재영, 롯데 김진욱, KIA 이의리(왼쪽부터). [사진 키움·롯데·KIA]

프로야구 시범 경기에서 주목할 ‘신인 투수 삼총사’ 키움 장재영, 롯데 김진욱, KIA 이의리(왼쪽부터). [사진 키움·롯데·KIA]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20일 막을 올린다. 다음 달 3일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전 구단이 2주간 최종 실전 점검을 한다. 올해 입단한 신인들도 첫 공식경기 준비에 한창이다. 투수 삼총사인 장재영(19·키움 히어로즈), 김진욱(19·롯데 자이언츠), 이의리(19·KIA 타이거즈)가 그 선봉장이다.

프로야구 시범경기 내일 개막 #장, 157㎞ 강속구 MLB도 탐내 #김, 전체 1순위로 완성형 투수 #이, 양현종 이을 특급 신인 기대

최근 몇 년간 KBO리그엔 ‘베이징 키즈’(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이후 야구를 시작한 세대) 열풍이 불고 있다. 이정후(키움), 강백호, 소형준(이상 KT 위즈) 등이 빠른 속도로 프로에 안착해 국가대표급으로 성장했다. 도쿄올림픽을 앞둔 올해도 다르지 않다. 초고교급 투수들이 대거 프로에 첫발을 내딛기에 더욱 그렇다. 국가대표 에이스 자리를 물려받을 ‘괴물의 탄생’을 모두가 기다린다.

장재영은 장정석 해설위원 아들이다. 아버지가 감독으로 몸담았던 키움에 1차 지명돼, 계약금 9억원을 받았다. 9억원은 2006년 한기주(당시 KIA)의 10억원에 이은 신인 계약금 역대 2위 금액이다. 그는 덕수고 1학년 때 시속 150㎞ 안팎의 강속구를 던져 유명해졌다. 고교 시절 내내 메이저리그(MLB) 구단의 러브콜을 받았다. “한국에서 프로 생활을 먼저 경험하는 게 낫다”는 아버지 조언에 따라 키움에 입단했다.

프로 데뷔를 앞둔 지금은 구속이 더 늘었다. 17일 KT 위즈와 고척 연습경기에서 직구의 최고속도는 시속 155㎞, 평균속도는 153㎞였다. 6일 한화 이글스 평가전에 이어 두 차례나 시속 155㎞를 찍는 등 광속구 예열을 마쳤다. 정규시즌이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이 정도면, 날이 따뜻해지면 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 실제로 고교 3학년이던 지난해 비공식 기록이 시속 157㎞다. 프로에서 체계적으로 훈련하면 시속 160㎞대도 던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장재영은 계속 경험을 쌓는 과정이다. 현재까지는 아주 잘하고 있다. 시범경기까지 잘 지켜보고 코치진이 상황에 맞는 조언을 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재영은 “다들 구속에 관심이 많지만, 나 자신은 투구 밸런스에 더 신경 쓰고 있다. 좋은 한 해를 보내 소형준 형처럼 신인왕을 받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강릉고 출신 김진욱은 신인 2차 지명 전체 1순위로 롯데에 입단했다. 중학 시절 전학 이력으로 연고 지역 1차 지명 대상에서 제외됐고,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진 롯데가 행운을 잡았다. 지난해 고교 무대 10경기 평균자책점은 1.70이다. 프로 스카우트들은 김진욱에 대해 “이미 고교 선수로는 완성형에 가까웠다. 제구력과 경기 운영 능력은 웬만한 프로 선수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프로 입단 후 출발도 나쁘지 않다. 김진욱은 두 차례 2군 연습경기에서 4와 3분의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삼진 7개를 잡았고, 안타는 2개만 맞았다. 직구는 최고 시속 147㎞까지 올라왔다. 허문회 롯데 감독이 김진욱을 1군 캠프로 불러 “5선발 후보로 지켜보겠다”고 말한 이유다.

롯데의 시범경기 첫 투수도 김진욱이다. 그는 20일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상대 선발 안우진과 맞대결한다. 1군 무대에서는 첫 실전이다. 허 감독은 “김진욱은 1군에 올라와서도 주눅 드는 모습이 없었다. 오히려 ‘(프로 생활이) 재미있다. 앞으로 더 재밌을 것 같다’고 하더라. 마인드가 남다른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의리는 올해 KIA가 1차 지명으로 뽑은 왼손 투수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9억 신인’ 장재영과 ‘전체 1순위’ 김진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다. 그런데 이달 들어 연습경기가 시작되면서 ‘실전용 투수’로서 진가를 뽐내기 시작했다.

7일 자체 청백전이 기점이었다. 이의리는 팀의 선배 타자를 상대로 1과 3분의 2이닝을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직구의 최고 시속은 147㎞였고, 안타도 맞지 않았다. 지난해까지 KIA 에이스였던 양현종(텍사스 레인저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긴 투구였다. 미국에서 구단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켜본 양현종은 “무시무시한 공을 던진다. 나보다 나은 것 같다”고 감탄했다.

처음으로 다른 팀을 상대한 13일 한화 연습경기에서도 강력했다. 이의리는 ‘비공식 프로 데뷔전’이던 이날 2와 3분의 1이닝을 안타 없이 무실점으로 막았다. 볼넷 2개와 몸에 맞는 볼 1개를 내줬지만, 탈삼진 3개를 앞세워 위기를 벗어났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이의리 투구가 전체적으로 다 괜찮아 보였다. 앞으로 투구 이닝을 늘려가면서 어깨 관리에 신경 쓰게 할 거다. 스피드건으로 측정한 수치(시속 140㎞대 후반)보다 실제 구속이 더 빠른 것 같은 투수”라고 호평했다. 이의리의 목표도 원대하다. 그는 “점점 ‘1군에서도 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고 있다. 당장은 아니지만, 앞으로 내가 양현종 선배의 빈자리를 메우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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