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희 “적대시 정책 철회 안 하면 북·미접촉도 없다”

중앙일보

입력 2021.03.19 00:02

업데이트 2021.03.19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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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최선희

최선희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그 어떤 북·미 접촉이나 대화도 이뤄질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앞으로도 계속 미국의 접촉 시도를 무시할 것이다.”

한·미회담 열린 날 강대강 원칙 발표
최 “제재 장난질 기꺼이 받아줄 것”
2+2회의 겨냥 “또 무슨 궤변 낼지…”

한·미 외교·국방(2+2) 장관회의가 열린 18일 북한은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명의로 담화문을 발표하며 긴장을 고조시켰다. 최 제1부상은 미국을 향한 강대강 원칙을 강조하며 “미국은 자기들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계속 추구하는 속에서 우리가 과연 무엇을 할 것인지를 잘 생각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우리는 또다시 미국의 시간벌이 놀음에 응해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미국이 즐겨 써먹는 제재 장난질도 우리는 기꺼이 받아줄 것”이라고 했다.

황준국.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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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렬.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조성렬.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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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제1부상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한국 카운터파트인 정의용 외교부 장관, 서욱 국방부 장관과 한·미 외교·국방 장관회의를 갖는 데 대해서도 “남조선에 와서는 또 무슨 세상이 놀랄 만한 몰상식한 궤변을 늘어놓겠는지 궁금해진다”고 비난했다.

최 제1부상은 2018년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의 핵심 사항인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서도 “무턱대고 줴치는 타령”이라고 표현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정책의 핵심 기조로 ‘북한 비핵화’를 강조하고 있는 데 대한 비판이다. 한·미는 지난 17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정착’이 양국 공동 목표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양기호.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양기호.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김흥규.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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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장관이 17일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북한이 극도로 꺼리는 주제인 인권 문제를 언급한 것 역시 최 제1부상이 비난 담화를 발표한 배경으로 꼽힌다. 블링컨 장관은 외교장관 회담 모두발언에서 북한 체제를 ‘권위주의 정권’으로 규정하며 “자국민에 대해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학대를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북·미 대화 조기 재개를 원하는 문재인 정부 입장에선 북한 인권을 둘러싼 북·미 갈등이 고조될수록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이라는 구상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단 한·미 2+2 장관회의 공동성명에 ‘북한 비핵화’라는 표현이 빠진 것은 대화 재개를 위한 한국 측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이날 공동성명엔 “북한 핵·탄도미사일 문제가 동맹의 우선 관심사임을 강조하고, 이 문제에 대처하고 해결한다는 공동의 의지를 재확인했다”고만 언급했다.

우정엽.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우정엽.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박인휘.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박인휘.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번 방한에서 바이든 정부의 생각이 분명하게 드러난 만큼 ‘적대시 정책 철회’를 전제로 삼은 북한과, 비핵화를 재확인한 미국 사이에서 한국 정부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길을 찾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정용수·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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