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단일화의 장애물은 김종인 위원장입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해 “김 위원장이 얄팍한 생각으로 단일화를 못하게 막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18일 오후 김무성 전 의원 등 야권 전ㆍ현직 60여 명이 참여하는 ‘더좋은세상으로’(마포포럼) 특강에서다. 홍 의원은 “오늘까지의 진행 과정을 보면 국민의힘의 전략은 ‘안철수 말려 죽이기 작전’”이라며 “장애물이 제거되지 않으면 단일화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김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한 셈이다.
홍 의원은 차기 대선에서의 정권교체를 위해서라도 국민의힘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끌어안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DJ(김대중 전 대통령)가 1997년 80석으로 4수 끝에 대통령이 될 때 자기한테 덧씌워진 빨갱이 이미지를 JP(김종필 전 총리)를 끌어안으며 극복했다”며 “한국 정치 중도의 상징은 안철수다. 우리가 안 대표를 모시고 같이 가야 차기 대선판이 이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홍 의원은 김 위원장에 대한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김 위원장의 비대위원장직 사퇴 이후 진로를 어떻게 예상하느냐는 전직 의원의 질문에 홍 의원은 “김 위원장은 비례대표를 이 당 저 당 옮겨가며 5번 한 사람이다. 그 다음에 자기가 그리는 그림이 뭔지는 능히 짐작할 수 있지만, 오늘은 말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당 사람들이 참 순진하고 어리석다. 어떻게 저렇게 당하고도 실태를 모르느냐”고 덧붙였다.
홍 의원은 야권 대선 주자들의 지지율이 지지부진한 이유도 김 위원장에게서 찾았다. 그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란 사람들이 왜 지지율 1~2%에 머물고 있는가”라며 “마이크 독점하는 건 김종인이다. 80 넘은 할배가 나와서 다른 사람 말 못하게 하고 자기만 말하니 다른 사람이 일어설 기회가 없는 거다”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야권의 유력 차기 대선주자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선 “행성이 될지 항성이 될지 두고 봐야 한다. 두 달은 지나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반사체’ ‘발광체’ 논란이다. 앞서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17일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을 겨냥, “(정치에도) 발광체와 반사체가 있다. 발광체는 스스로 빛을 발하는 거고 반사체는 남이 한 걸 받아서 비추기 때문에 발광체가 있을 때만 존재한다”고 혹평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