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홍준표 "80넘은 할배가 마이크 독점…DJ처럼 안철수 품어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야권 단일화의 장애물은 김종인 위원장입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해 “김 위원장이 얄팍한 생각으로 단일화를 못하게 막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18일 오후 김무성 전 의원 등 야권 전ㆍ현직 60여 명이 참여하는 ‘더좋은세상으로’(마포포럼) 특강에서다. 홍 의원은 “오늘까지의 진행 과정을 보면 국민의힘의 전략은 ‘안철수 말려 죽이기 작전’”이라며 “장애물이 제거되지 않으면 단일화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김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한 셈이다.

무소속 횽준표 의원이 18일 서울 용강동 마포포럼에서 열린 제26차 "더좋은 세상으로" 세미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무소속 횽준표 의원이 18일 서울 용강동 마포포럼에서 열린 제26차 "더좋은 세상으로" 세미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홍 의원은 차기 대선에서의 정권교체를 위해서라도 국민의힘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끌어안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DJ(김대중 전 대통령)가 1997년 80석으로 4수 끝에 대통령이 될 때 자기한테 덧씌워진 빨갱이 이미지를 JP(김종필 전 총리)를 끌어안으며 극복했다”며 “한국 정치 중도의 상징은 안철수다. 우리가 안 대표를 모시고 같이 가야 차기 대선판이 이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홍 의원은 김 위원장에 대한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김 위원장의 비대위원장직 사퇴 이후 진로를 어떻게 예상하느냐는 전직 의원의 질문에 홍 의원은 “김 위원장은 비례대표를 이 당 저 당 옮겨가며 5번 한 사람이다. 그 다음에 자기가 그리는 그림이 뭔지는 능히 짐작할 수 있지만, 오늘은 말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당 사람들이 참 순진하고 어리석다. 어떻게 저렇게 당하고도 실태를 모르느냐”고 덧붙였다.

홍 의원은 야권 대선 주자들의 지지율이 지지부진한 이유도 김 위원장에게서 찾았다. 그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란 사람들이 왜 지지율 1~2%에 머물고 있는가”라며 “마이크 독점하는 건 김종인이다. 80 넘은 할배가 나와서 다른 사람 말 못하게 하고 자기만 말하니 다른 사람이 일어설 기회가 없는 거다”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야권의 유력 차기 대선주자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선 “행성이 될지 항성이 될지 두고 봐야 한다. 두 달은 지나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반사체’ ‘발광체’ 논란이다. 앞서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17일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을 겨냥, “(정치에도) 발광체와 반사체가 있다. 발광체는 스스로 빛을 발하는 거고 반사체는 남이 한 걸 받아서 비추기 때문에 발광체가 있을 때만 존재한다”고 혹평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