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50만원대 '가성비폰' 나온다…갤A시리즈 모델명의 비밀

중앙일보

입력 2021.03.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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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삼성전자가 보급형 스마트폰인 갤럭시A 시리즈의 제품 사양(스펙)을 대대적으로 강화하고 마케팅에도 팔을 걷어붙인다. 글로벌 시장에선 ‘중국폰 약진’에 대응하고, 내수에선 ‘LG 빈자리’를 공략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50만~70만원대 A52·A72 두 종류
보급폰 기종 글로벌 언팩은 처음
세계 판매 톱10중 6개가 중저가폰
중국폰 공세 막고, LG폰 공백 대비

삼성전자가 17일 '삼성 갤럭시 어썸 언팩(Samsung Galaxy Awesome Unpacked)' 행사를 온라인으로 열고, 최신 갤럭시 기기를 공개한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17일 '삼성 갤럭시 어썸 언팩(Samsung Galaxy Awesome Unpacked)' 행사를 온라인으로 열고, 최신 갤럭시 기기를 공개한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17일 오후 11시(미국 동부시간 오전 10시) 온라인으로 ‘갤럭시 어썸 언팩’ 행사를 열고 갤럭시A 시리즈 2종을 공개한다. 삼성이 보급폰 기종에 대해 글로벌 언팩 행사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시리즈 최초로 글로벌 언팩 행사

이번 언팩에서 공개할 제품은 갤럭시A52와 갤럭시A72로 알려졌다. 갤럭시A 시리즈의 모델명에 붙은 두 자리 숫자는 각각 사양과 모델 번호를 뜻한다. 앞자리 숫자가 클수록 스펙이 높고, 뒷자리 숫자가 클수록 최신 모델이란 의미다.

갤럭시A52는 앞면 6.5인치, 갤럭시A72는 6.7인치 디스플레이가 각각 적용된다. 두 모델 모두 6400만 화소 메인 카메라를 포함해 쿼드(4개) 카메라가 달릴 것으로 알려졌다. 광학식 손떨림 방지(OIS)와 IP67 등급의 방수·방진(먼지와 수심 1m 깊이에서도 보호된다는 의미) 기능이 들어가는데, 그동안 프리미엄급에만 적용됐다.

갤럭시A 모델명은 어떤 의미.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갤럭시A 모델명은 어떤 의미.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OIS는 카메라모듈의 자이로 센서가 스마트폰의 움직임을 파악해 흔들림을 상쇄하는 기술이다. 부품 공정 난도가 높고 단가도 기존 오토포커스(AF)보다 2~4배 비싸다. 방수·방진 기능은 2018년부터 플래그십폰에만 적용해왔다. 갤럭시A72는 3배 광학 줌, 30배 스페이스 줌도 지원한다.

가격은 갤럭시A52는 50만원대, 갤럭시A72는 60만~70만원대일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선보인 갤럭시S21 울트라 출고가(145만2000원)보다 70만~90만원가량 저렴하다.

세계 베스트셀러 폰 10개 중 6개가 ‘중저가’

삼성전자가 갤럭시A 시리즈에 이처럼 공을 들이는 것은 전체 스마트폰 사업에서 보급형 모델이 차지하는 위상이 커져서다. 최근 가성비(가격 대비 우수한 성능)를 중시하는 소비자 인식 변화와 중국 브랜드의 약진 등으로 보급폰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베스트셀러 폰 상위 10개 기종 가운데 6개가 중저가폰이었다. 1~3위는 애플의 아이폰이었는데, 2위가 중저가 기종인 아이폰SE였다. 10위 안에 든 삼성 제품은 갤럭시A51(4위)·A21s(5위)·A01(6위)·A11(8위)로 모두 갤럭시A 시리즈였다.

2020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순위. [옴디아]

2020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순위. [옴디아]

프리미엄폰에 대한 선호도가 강해 ‘중저가폰의 무덤’으로 불리던 국내 시장도 판도가 바뀌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갤럭시A31이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 지난해 5월 출시 때부터 A31은 30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에도 쿼드 카메라와 5000mAh의 대용량 배터리, 삼성페이 지원 등으로 호평을 받았다.

게다가 중저가폰 시장 구도가 달라지면서 삼성전자에 기회가 생겼다. 중국 화웨이는 미국의 무역 제재로 매년 7000만 대씩 팔던 중저가 브랜드 아너를 매각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시장점유율 13%였던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매각·철수를 검토 중이다.

2020년 국내 스마트폰 시장 브랜드별 점유율.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2020년 국내 스마트폰 시장 브랜드별 점유율.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갤S 판매량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다만 화웨이 부진의 반사이익을 삼성전자가 아닌 샤오미·오포 등 다른 중국 업체가 가져갔다는 평가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해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의 점유율이 12%로 전년 대비 7%포인트 떨어진 반면, 샤오미의 점유율은 14%로 약진했다”고 밝혔다. 특히 샤오미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 출하량이 90% 늘어 유럽 3위 사업자로 올라섰다. 오포 역시 점유율을 2%에서 4%로 늘렸다. 반면 삼성전자 점유율은 32%로 2019년(31%) 대비 제자리걸음을 했다.

일각에서는 갤럭시A의 성능을 올려다보면 프리미엄폰의 판매량이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한다. 카니벌라이제이션(신제품이 주력 제품을 잠식하는 현상)에 대한 우려다. 특히 상대적으로 마진이 적은 중저가폰에 치중하면 회사 전체의 수익성이 나빠질 수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미 갤럭시S나 아이폰 등 프리미엄폰의 사용자는 고정돼 있고, 이들이 중저가폰의 성능이 좋아진다고 갤럭시A 시리즈로 변경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며 “시장 환경이 바뀌면서 삼성전자가 중저가폰의 성능을 높이고 라인업을 다양화하는 전략은 매우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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