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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계 "미얀마 군부의 폭력에 깊은 슬픔, 민주화 지지"

중앙일보

입력

대한불교 조계종과 천주교 등 종교계에서 미얀마 민주화를 지지하는 입장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조계종은 16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총무원 부실장단이 참석한 가운데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조계종 입장’을 발표했다.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총무부장 금곡 스님을 비롯한 스님들이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대한불교조계종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총무부장 금곡 스님을 비롯한 스님들이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대한불교조계종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계종은 “미얀마에서 지난 2월 1일 군부 쿠데타가 발생하였고,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미얀마 국민이 거리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져 가고 있다”며 “대한불교 조계종은 군부에 의한 미얀마 국민의 피해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미얀마 국민의 민주화를 위한 저항과 분노에 깊은 위로와 연대의 입장을 밝힌다”고 분명히 했다.

조계종은 이어서 “미얀마의 현대사는 폭압적인 군부통치와 이에 저항해 온 민중항쟁의 역사”라며 “이러한 역사 속에서 미얀마 군부는 미얀마 국민의 민주화 열망을 수차례 짓밟았으며, 올해에도 폭력 진압으로 인해 현재까지 약 100여 명 이상의 안타까운 인명이 희생되고, 수천 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얀마는 동남아에서 대표적인 불교 국가로 통한다. 국내 불교 신자들도 성지순례차 미얀마를 종종 찾는다. 미얀마를 다녀온 신자들 사이에서는 “미얀마 사람들이 너무 순수하다. 아직 계산적인 자본주의에 물들지 않았고, 사람의 정이 살아 있는 나라”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그만큼 국내 불교 신자들 사이에서 미얀마에 대한 호감도는 무척 높은 편이다.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대한불교조계종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미얀마 청년연대 대표 헤이만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   조계종은 미얀마 군부의 폭력 중단을 촉구하고 미얀마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와 불교도들의 노력과 동참을 호소했다. 연합뉴스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대한불교조계종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미얀마 청년연대 대표 헤이만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 조계종은 미얀마 군부의 폭력 중단을 촉구하고 미얀마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와 불교도들의 노력과 동참을 호소했다. 연합뉴스

조계종은 “미얀마는 천불천탑 불교의 소중한 나라다. 전 세계인들이 마음의 평화를 위해 찾아가는 수행의 나라다. 대한불교 조계종은 경찰의 총칼 앞에 무릎 꿇고 호소했던 미얀마 스님의 작지만 큰 울림이 전 세계에 널리 퍼지길 간절히 기원한다”며 미얀마 군부의 폭력에 대한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미얀마 민주화 운동에 대한 적극적 지지를 표명했다. 아울러 미얀마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과 불교도들의 기도와 동참도 호소했다.

 이에 앞서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도 12일 미얀마 군부의 폭력 사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아울러 염 추기경은 미얀마 국민을 위로하는 서한과 지원금 5만 달러를 찰스 마웅 보 추기경(미얀마 양곤대교구장)에게 전달했다.

천주교 염수정 추기경은 미얀마 보 추기경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얀마 군부가 시민들을 무력 진압하는 것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중앙포토]

천주교 염수정 추기경은 미얀마 보 추기경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얀마 군부가 시민들을 무력 진압하는 것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중앙포토]

염 추기경은 보 추기경에게 보낸 서한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크신 은총이 추기경님과 미얀마 신자들, 특히 미얀마의 민주화를 수호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는 국민과 함께하시길 빈다”라고 운을 뗀 뒤 “저는 미얀마 군부가 평화 시위대를 향해 무자비한 진압과 폭력을 자행하는 소식을 접하며 깊은 슬픔을 느껴왔다”며 “군부가 시민들을 무력 진압하는 것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서 염 추기경은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미얀마 국민께 깊은 연대를 표하며, 하루빨리 민주주의를 되찾게 되길 진심으로 소망한다”며 “서울대교구의 모든 사제와  수도자, 그리고 신자들이 미얀마에 참된 민주주의가 회복되기를 온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음을 기억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미얀마 민주화 시위 도중 한 수녀가 시위를 진압하는 경찰을 향해 무릎을 꿇은 채 평화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얀마 민주화 시위 도중 한 수녀가 시위를 진압하는 경찰을 향해 무릎을 꿇은 채 평화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염 추기경과 미얀마의 인연은 각별하다. 염 추기경은 2018년 보 추기경을 한국으로 초청했다. 당시 보 추기경은 가톨릭신학대에서 열린 ‘한반도평화나눔포럼’에 참석해 “인간의 존엄성이 존중되지 않는 곳에서는 평화를 이룰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같은 해 11월 염 추기경은 미얀마를 방문해 어려운 상황을 직접 살펴보며 ‘함께하는 교회’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이후 염 추기경은 매년 미얀마에 지원금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미얀마 가톨릭교회에 긴급 지원금을 보내기도 했다.

백성호 종교전문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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