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가덕도서 "가슴 뛴다"던 文…선관위 "선거법 위반 아냐"

중앙일보

입력 2021.03.16 05:00

업데이트 2021.03.16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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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야당이 "선거 개입"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달 부산 방문과 관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가 “공직선거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의견을 국회에 낸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선관위 “국정책임자 직무수행” 해석
TBS ‘#1합시다’ 허용에 이어 논란

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당·정·청 핵심 인사 20여명과 부산을 방문해 “신공항 예정지(가덕도)를 눈으로 보니 가슴이 뛴다” 등의 발언을 했다. 직후 국민의힘은 “대통령이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41일 앞두고 노골적으로 개입했다. 이는 탄핵 사유”라며 소관 기관인 선관위의 입장을 요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월 25일 부산에서 열린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에 참석, 어업지도선을 타고 가덕도 공항 예정지를 시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김경수 경남지사, 송철호 울산시장 등이 동행했다.[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월 25일 부산에서 열린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에 참석, 어업지도선을 타고 가덕도 공항 예정지를 시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김경수 경남지사, 송철호 울산시장 등이 동행했다.[청와대사진기자단]

이영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서 선관위는 '문 대통령이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한 게 아니냐'는 질의에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 직무수행 활동의 일환으로 지역을 방문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선거에 관한 발언이나 특정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반대 없이 해당 지역 현안사업에 대한 계획을 청취하고 지원을 약속하는 행위만으로는 공직선거법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공직선거법 9조는 '공무원이나 기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는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의 행사하거나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당시 부산 방문에서 가덕 신공항을 “묵은 숙원”이라며 “조속한 입법을 희망한다.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신공항에 반대 의견을 낸 국토교통부에 대해선 “책임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질책했다. 발언 다음 날 국회는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처리했다.

이영 국민의힘 의원(오른쪽),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이 2020년 7월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코로나, 미래, 그리고 대한민국 국회'를 주제로 열린 여야가 함께하는 미래 플랫폼 토론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스1

이영 국민의힘 의원(오른쪽),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이 2020년 7월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코로나, 미래, 그리고 대한민국 국회'를 주제로 열린 여야가 함께하는 미래 플랫폼 토론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스1

이런 선관위 답변에 야당은 반발했다. 이영 의원은 “문 대통령 발언을 종합해보면 ‘가덕 신공항은 문재인이 약속한다’는 메시지”라며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 부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매표행위를 한 것과 다름없다. 유감이다”라고 말했다.

선관위의 해석에 야당이 반발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TBS(교통방송)가 유튜브 구독자 늘리기를 위한 ‘#1(일) 합시다’ 캠페인(2020년 11월~2021년 1월 중단)을 실시하자, 국민의힘은 “기호 1번인 민주당을 연상시킨다”고 항의했다.
하지만 선관위는 지난 1월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지난해 4월 총선 때는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후보가 내세운 ‘민생파탄’ 구호는 선거법 위반으로 불허하면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든 ‘적폐·친일청산’ 현수막은 허용해 이중잣대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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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은 선관위 인적 구성을 거론하며 "정치적으로 편향됐다"고 지적해 왔다. “2017년 문재인 대선 캠프 백서에 이름이 올랐다”고 야당의 공격을 받은 조해주 선관위 상임위원과 2011년 박원순 전 서울시장 당선 때 “만세 만세 만만세”라고 트위터에 써 논란이 된 조성대 중앙선관위원이 대표적이다.

◇선거전 방문, 박근혜·MB 땐=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6년 4·13 총선(20대)을 한 달 앞두고 빨간 옷차림으로 부산을 방문하자 당시 민주당은 “(당의 상징색인 빨간 옷을 입은)총선을 염두에 둔 정치적 방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보다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8년 18대 총선 나흘 전 은평 뉴타운 건설 현장을 방문하자 통합민주당은 “오른팔 격인 이재오 의원을 구하기 위한 선거 개입”이라고 반발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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