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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근차근 전장사업 확장한 LG…섀시만 있으면 車 만들겠네

중앙일보

입력

서울 여의도에 있는 LG 본사 'LG 트윈타워'. [연합뉴스]

서울 여의도에 있는 LG 본사 'LG 트윈타워'. [연합뉴스]

LG가 유럽 자동차 산업의 중심인 독일과 인접한 스위스·오스트리아를 근거지로 전장 사업을 확대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스위스의 소프트웨어(SW) 기업과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개발 중이고 오스트리아에선 자동차 조명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LG전자와 합작회사를 설립할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은 오스트리아에 완성차 위탁생산 공장까지 갖고 있다. 그동안 LG의 전장사업군에 없던 동력장치까지 확보할 수 있어 섀시만 추가하면 사실상 전기차를 만들수 있는 수준이다. 최근 재계에서 "LG가 중부 유럽을 근거지로 마그나와 함께 전기차를 직접 생산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LG, 중유럽에서 전장사업 확대 중  

15일 업계에 따르면 LG는 전기차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올해 7월 마그나와 합작회사를 출범한다. LG는 모터·배터리·인버터(모터를 제어하는 장치) 등 전기차의 개별 부품은 생산했지만 동력장치(파워트레인) 기술은 부족했다. 이와달리 마그나는 4륜·전륜구동 등 동력장치 기술을 갖고 있어 LG가 마그나와 합작하면 전장부품부터 동력장치 기술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된다. LG가 지분 51%를 갖는 두 회사의 합작법인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가칭)에는 총 1조원을 투자한다.

LG, 스위스·오스트리아 등 중부 유럽에 사업 확장.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LG, 스위스·오스트리아 등 중부 유럽에 사업 확장.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업계에서는 이 합작사가 출범하면 LG가 현대차처럼 자동차 파워트레인까지 직접 양산할 수 있는 기업에 합류하게 된다고 보고 있다. LG가 자동차의 뼈대인 섀시만 제외하면 전기차에 필요한 모든 부품을 양산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춰놓게 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LG가 스위스·오스트리아 등 중부 유럽을 거점으로 단계별로 자동차 전장 사업을 확장한 결과다.

먼저 LG전자는 2018년 7월 오스트리아의 자동차 헤드램프 업체 'ZKW'을 1조4400억원에 인수하고 1년 뒤 LG전자의 차량용 램프 사업을 ZKW로 이관했다. 폴크스바겐과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주로 독일 완성차 메이커와 거래하는 ZKW는 향후 3년치 수주물량을 쌓아놓고 있다. 또 차량용 소프트웨어(SW)에서도 LG전자는 스위스에 본사를 둔 '룩소프트'와 조인트벤처 '알루토'를 16일 설립한다. 알루토는 LG전자가 개발한 운영체제(OS) '웹OS'를 기반으로 디지털 계기판(콕핏),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개발한다.

오스트리아 동부 그라츠에 있는 마그나 슈타이어의 완성차 공장 내 모습. 상당부분 자동화가 이뤄져 있다. [사진 마그나 슈타이어]

오스트리아 동부 그라츠에 있는 마그나 슈타이어의 완성차 공장 내 모습. 상당부분 자동화가 이뤄져 있다. [사진 마그나 슈타이어]

여기에 오스트리아에 있는 마그나의 자회사 '마그나 슈타이어'도 LG의 전기차 밸류체인(가치사슬)에 포함될 수 있다. 20년 전인 2001년 마그나가 인수한 마그나 슈타이어는 연간 25만대까지 위탁생산할 수 있는 조립라인을 갖추고 있다. 현재 오스트리아 동부 그라츠에서 BMW 5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 전기차로는 재규어의 i페이스 등을 위탁생산하고 있다. LG가 마그나를 적극 활용할 경우 모터에 배터리·파워트레인·인포테인먼트 장치까지 전기차 통합 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는 것이다.

LG의 합작사는 전기차 플랫폼도 개발  

특히 마그나 슈타이어는 일본 소니가 시제품 성격으로 공개한 전기차 '비전S'의 플랫폼을 제작하기도 했다. 현대차가 내놓은 전기차 플랫폼 'E-GMP'처럼 날렵한 스케이트보드 형태로 전기차 조립을 위한 기본 틀(언더바디)이다. 부품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향후 전기차 플랫폼을 기업 간 거래(B2B)로 판매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현대차와 LG는 전기차 시장에서 플랫폼 경쟁을 펼칠 수도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LG는 모터, 배터리 등 전기차 핵심 기술력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니가 시제품 형태로 개발한 전기차 '비전 S'(왼쪽)의 플랫폼은 LG와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한 마그나가 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 소니]

소니가 시제품 형태로 개발한 전기차 '비전 S'(왼쪽)의 플랫폼은 LG와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한 마그나가 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 소니]

하지만 LG는 전기차 사업 직접 진출에 대해선 공식적으로 선을 긋고 있다. 15일 LG 관계자는 "완성차를 할 계획이 없고, 부품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소비자 시장(B2C)보다는 전장 사업 위주로 B2B(기업간 거래)만 하겠다는 것이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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