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수정 교수 "바꿔친 딸 살아있을 수도…부부 거짓말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 교수 "이게 대한민국에서 일어날 사건인가" 

경북 구미서 숨진 3살 여아의 외할머니로 알려졌지만 DNA검사 결과 친모로 밝혀진 A씨가 11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구속 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대구지법 김천지원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1

경북 구미서 숨진 3살 여아의 외할머니로 알려졌지만 DNA검사 결과 친모로 밝혀진 A씨가 11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구속 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대구지법 김천지원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1

경북 구미에서 숨진 채 발견된 3세 여아의 친모로 드러난 A씨(48)가 친모 여부는 물론 출산 사실까지 부인하면서 사건이 미궁에 빠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사라진 아이를 숨기기 위해 (A씨) 부부가 거짓말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게 지금 대한민국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인지 잘 이해하기 어렵다”며 “아이가 둘이었는데 하나가 사라진다는 게 제일 이해가 안 된다”고 운을 뗐다.

 우선 DNA 검사가 틀릴 가능성에 대해 이 교수는 “틀릴 수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 교수는 “한 번만 하더라도 일단은 오류일 가능성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며 “그걸 네 번씩이나 하면 틀림없이 A씨가 엄마는 맞는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A씨가 숨진 아이의 친모가 맞는다면 함께 사는 A씨의 남편이 이를 몰랐을 수가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이에 이 교수는 “(남편이 모른다고 하는 것은 거짓말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A씨가 경찰에서 나오는 순간에 몇 가지 질문을 했는데 그의 태도도 그야말로 강력하게 앞뒤 안 가리고 은폐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며 “지금 남편의 진술도 말이 안 되는 진술을 하니 이 두 사람의 진술은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교수는 “그렇다면 (이 부부가) 거짓말을 끝까지 하면서 우겨야 하는 이유는 대체 뭐냐”면서 “한 아이가 사라지게 된 경위도 지금 그 딸에게 책임이 있기보다는 어쩌면 이 부부에게 무엇인가 의문점이 있다”고 했다.

이수정 경기대 교수. 중앙포토

이수정 경기대 교수. 중앙포토

 "어쩌면 바뀐 아이 살아있을 수도"
 또 “어쩌면 (바뀐) 아이가 살아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한다”며 “만약에 사망한 상황이었다면 아이가 출산 중 사망했거나 아파서 사망했거나 이렇게 얘기를 할 수가 있는데 그런 얘기를 지금 끝까지 안 하고 있다는 거니까 딸의 아이가 지금 어딘가 살아 있는 것 아니냐, 그런 과정들을 모두 숨기기 위해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이 부부가 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A씨의 딸인 B씨(22)가 숨진 아이를 집에 홀로 남겨두고 떠난 이유에 대해서도 “애초에 자기 딸이 아니라는 걸 알고 키웠다면 애착 관계가 형성되기 어렵다”고 추측했다. 이 교수는 “정 붙이기 어려우니까 그냥 뛰쳐나간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마저 심지어 들 수가 있는데 그러면 딸의 진술은 도대체 구체적 진실이 뭔가. 그 대목도 굉장히 의문”이라고 했다.

 A씨가 자신의 딸을 언니에게 키우게 하고 서로 바꿔치기를 했는지, 부인의 외도를 알고도 함께 부부가 살 수 있었는지 등 여러 ‘비상식적인 정황’들에 대해서 이 교수는 “우리의 상식적인 테두리 내에서 그걸 이해하려고 하면 절대 설명을 할 수가 없다”며 “모녀지간, 부녀지간 등 어떤 친족의 관계보다 공동체가 모든 것을 다 나누고 함께 살아야 한다는 어떤 목표가 있을 때는 누가 누구를 낳았는지는 중요한 상황이 아닐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없어진 아이를 찾는 게 어쩌면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또는 이들 가족과 연관된 더 큰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며 “A씨 부부와 어떤 연관을 맺었던 모든 사람을 상대로 조사 범위를 넓혀야 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구미=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