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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서 얼굴맞은 80대 할머니…'한국사위' 호건 분노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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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길거리에서 얼굴을 폭행당한 83세 한국계 미국인 낸시 도씨가 ABC방송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ABC홈페이지

미국 뉴욕 길거리에서 얼굴을 폭행당한 83세 한국계 미국인 낸시 도씨가 ABC방송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ABC홈페이지

미국 뉴욕에서 80대 한국계 미국인이 폭행을 당하는 등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범죄가 증가한 데 대해 ‘한국 사위’로 불리는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가 “용납할 수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호건 주지사는 14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내 아내, 세 딸, 손자 모두 아시아계다. 그들은 모두 차별을 느꼈다”며 “부인의 교회 친구, 딸의 친구 일부도 정말 끔찍한 대우를 받았다”고 말했다. 호건 주지사는 한국계 부인을 둬 ‘한국 사위’라는 별칭을 얻었다.

그는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한국계 미국인들을 향해 “중국 바이러스”라고 고함지르는 소리를 들었다고도 전했다.

지난해 4월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오른쪽)가 아내인 유미 호건 여사와 공항에서 한국 진단키트를 맞이하고 있다. 사진 래리 호건 주지사 트위터

지난해 4월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오른쪽)가 아내인 유미 호건 여사와 공항에서 한국 진단키트를 맞이하고 있다. 사진 래리 호건 주지사 트위터

호건 주지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일 연설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을 노린 증오범죄가 중단돼야 한다고 언급한 데 대해서는 감사하다는 뜻을 표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증오범죄는 7% 감소했지만 아시아계를 향한 범죄는 150% 증가했다”며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9일 미국 뉴욕의 거리를 걷던 낸시 도(83)에게 괴한이 다가와 얼굴에 침을 뱉고 주먹을 휘둘렀다. 충격으로 뒤로 넘어진 도씨는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었다.

경찰 수사 결과 붙잡힌 범인은 전과 4범의 40대 노숙인이었다. 도씨의 딸은 “이제는 밖으로 나가는 것이 무섭다”며 “아이들도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도씨와 딸은 “평화를 원한다”며 체포된 범인을 용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 증오‧극단주의 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전체의 증오범죄는 7% 줄었지만 미국 16개 주요 도시에서 아시아계를 향한 범죄는 149% 늘어났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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