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오피니언 사설

쿼드에서 재확인된 ‘완전한 북한 비핵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미국ㆍ일본ㆍ호주ㆍ인도 등 인도태평양 4개국 협의체인 쿼드의 사상 첫 정상회의가 지난 12일 화상으로 열렸다. 바이든 행정부가 주도하는 대(對)중국 전략에 대한 협력 방안이 논의된 가운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목표를 재확인했다. [워싱턴=UPI 연합]

미국ㆍ일본ㆍ호주ㆍ인도 등 인도태평양 4개국 협의체인 쿼드의 사상 첫 정상회의가 지난 12일 화상으로 열렸다. 바이든 행정부가 주도하는 대(對)중국 전략에 대한 협력 방안이 논의된 가운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목표를 재확인했다. [워싱턴=UPI 연합]

한반도 정세와 동북아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굵직한 외교 이벤트가 이번 주 잇따라 열린다. 지난 주말 미국·일본·호주·인도 등 쿼드 4개국의 첫 정상회의가 화상으로 열린 데 이어 이번 주중에는 미국 국무장관과 국방장관이 일본과 한국을 차례로 방문한다. 뒤이어 18일에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알래스카에서 중국 외교 사령탑인 양제츠 공산당 국무위원과 회담한다.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 50여 일간 숙려해 온 대외전략의 큰 방향을 설정하고 본격적인 실행에 나선 데 따른 것이다.

이번 주 미 국무·국방장관 동시 방한 #빈틈 없는 공조로 대북전략 조율해야

지난 주말의 쿼드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전념하겠다는 것을 재확인한다”고 명기한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한 대목이다. 이는 수 주일 내에 모습을 드러낼 미국의 새 대북 정책 검토 결과에도 그대로 반영될 것임을 예고하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재검토에는 다양한 입장을 가진 민관 전문가들이 참여했고, 그 결과물에 대해서도 다양한 스펙트럼의 관측들이 제기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바이든 행정부가 북핵 문제의 종착역을 두고 결코 어정쩡한 타협을 하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북한이 일말의 기대를 가지고 있을 암묵적 북핵 용인이나 이를 전제로 한 군축 협상 등은 바이든 행정부가 채택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예고한다.

17일로 예정된 미 국무·국방 장관의 동시 방한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리뷰가 마무리되기 전에 한·미가 마지막으로 조율할 수 있는 기회다. 한국 정부가 섣부른 대북 제재 완화론을 제기해 한·미 공조에 엇박자를 내는 시도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한 치의 빈틈도 없는 국제사회의 공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북한 핵무장 수준의 고도화로 이제 더 이상 시행착오를 되풀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바이든 행정부는 한·미·일의 결속과 이를 바탕으로 중국, 러시아까지 끌어들여 북한을 압박하고 설득하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그 시발점인 한·미 공조가 흔들리면 안 된다. 정부는 바이든 행정부가 복원시키려 하는 한·미·일 3국 공조의 공식화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북한의 눈치를 보고 발을 빼는 모습을 다시 보여선 안 된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對)중국 전략에 대한 협조와 참여도 필요하다. 큰 그림에서 미국의 대외전략을 인정하지 않고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만 협력을 구한다면 그 성과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지난주 최종건 외교1차관이 한국의 쿼드플러스 참여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드러낸 것은 상당히 부적절한 발언이다. 지금 한반도 주변의 강대국들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논의와 움직임 하나하나가 우리의 운명과 직결된다는 대국적 인식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