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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2명, 수사 선상 인물 아닌데 사망…내사·첩보 간접 연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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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지난 13일 LH 파주사업본부의 한 간부급 직원이 숨진 채 발견된 경기도 파주시 법원읍 삼방리의 한 컨테이너와 인근 대지. [연합뉴스]

지난 13일 LH 파주사업본부의 한 간부급 직원이 숨진 채 발견된 경기도 파주시 법원읍 삼방리의 한 컨테이너와 인근 대지.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간부급 직원 2명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경찰이 배경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숨진 간부와 함께 전북서 근무 셋 #당시 광명·시흥시 땅 사들여 #합수본 “수사·내사 16건 100여명” #오늘부터 투기 신고센터도 운영

경찰 등에 따르면 2018년 1월~2019년 12월까지 LH 전북본부장을 지냈던 임모(56)씨가 지난 12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한 아파트 단지 내 화단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그는 유서에 “지역 책임자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국민께 죄송하다”고 적었다.

13일에는 경기도 파주시 소재 농막에서 LH 파주사업본부 차장 정모(58)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가족에게 “먼저 가서 미안하다”고 문자메시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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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아직 수사 선상에 올라 있지 않았던 인물들이다. 임씨는 정부 합동조사단(합조단)이 경찰에 수사 의뢰한 20명이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가 살펴보는 땅 투기 의혹 관련 수사 대상자 100여 명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다만 임씨가 본부장이던 때 전북본부에서 그와 함께 일했던 직원 3명이 수사 선상에 올라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 3명은 2018~2019년 전북본부 근무 당시 광명·시흥시 땅을 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임씨와 직원들 간 연관성이 있는지도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씨 유족은 기자들에게 “토지대장 등을 제대로 보면 아무 잘못이 없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씨의 경우 관련 의혹에 대한 첩보가 경찰에 접수된 적이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11일 (정씨 관련) 첩보를 입수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었다”며 “그러나 아직 내사에 착수하지도 않았고, 정씨와의 접촉·연락도 전혀 없던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국가수사본부 관계자는 이날 이들의 사망과 관련해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경찰이 해야 할 수사는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경찰의 수사 범위는 확대될 전망이다. 경찰 중심으로 꾸려진 ‘부동산 투기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합수본)는 조사 대상을 국토교통부·LH 등 관련 기관 직원에서 그 가족과 친인척까지 넓힐 방침이다. 합수본 관계자는 “현재 내사·수사 중인 사건은 16건으로 대상자는 100여 명이지만, 앞으로 친인척 차명거래까지 파헤친다면 대상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 합조단은 지난 11일 국토부(4500여 명)·LH(9800여 명)·지자체(6000여 명)·지방공기업(3000여 명) 등 직원 2만3000여 명과 그 배우자, 직계 존·비속 조사 임무를 특수본에 넘겼다. 조사 대상자가 10만 명에 육박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합조단이 수사 의뢰한 LH 직원 20명 중 13명은 경기남부경찰청이 수사하고 있다. 나머지 7명은 근무지 등 수사 관할을 고려해 국수본 중대범죄수사과(2명), 경기남부청(3명), 경기북부청(1명), 전북경찰청(1명)에 각각 배당됐다.

지난 9일 경남 진주시 LH 본사와 직원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며 본격 수사에 들어간 경기남부청도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휴대전화 등 압수물에 대한 분석을 마치는 대로 LH 직원들을 불러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로 전환된 LH 직원 13명의 휴대전화와 컴퓨터에 대한 포렌식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합수본은 15일부터 부동산 투기 관련 수사 단서 추가 확보를 위해 신고센터를 운영한다.

채혜선·권혜림·전익진·이가람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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