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미나리 넣은 바지락탕, 몸속 노폐물 쫓아내는 별미

중앙일보

입력 2021.03.1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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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맞이하는 방법의 하나는 봄에 나는 향긋한 식재료로 영양가 높은 밥상을 차려보는 것이다. 제철 식재료는 장기간 보관을 거치지 않아 영양소 손실이 적다. 또 자연의 변화에 우리 몸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항산화·항균 물질을 함유해 면역력을 높여주는 천연 영양제이기도 하다. 입맛 없고 무기력해지기 쉬운 봄날, 건강을 지키는 영양 꽉 찬 식재료와 활용법을 알아본다.

 미세먼지 배출 돕는 미나리·바지락·미역

봄은 유해 물질을 내보내기 위해 디톡스가 필요한 계절이다. 그간 추운 날씨 탓에 활동량이 줄어 신진대사가 느려져 체내에 노폐물이 쌓여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쌓인 독소는 만성피로를 유발하고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해 고통받는 계절이기도 하다.

해조류도 유해 물질 배출 도와
약용 작물엔 각종 비타민 많아
도라지차는 기관지·폐에 좋아

 식이섬유·아연·수분 등이 풍부한 식재료를 챙겨 먹으면 체내에 쌓인 노폐물을 배출하는 데 도움된다. 봄나물인 미나리는 대표적인 알칼리성 채소다. 미세먼지의 독성(산성)을 중화시킨다. 또 식이섬유가 풍부해 배변 활동을 도와 노폐물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데 탁월하다. 미나리는 줄기뿐 아니라 뿌리에도 영양분이 많으므로 버리지 말고 함께 먹으면 좋다. 봄철 밥상에는 미나리를 넣은 바지락탕을 권할 만하다. 중금속 배출을 돕는 아연이 풍부한 바지락은 봄에 가장 맛있는 제철 식품이다. 신선한 미나리를 무쳐 데친 오징어·수육과 곁들이는 것도 영양가 있게 먹는 방법이다.

 다시마·파래·톳 같은 해조류도 유해 물질의 배출을 돕는다. 이런 해조류의 끈적끈적한 점액질 성분은 수용성 섬유소인 ‘알긴산’이다. 이 성분이 중금속을 흡착·배출해 혈액을 맑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토마토와 오이도 수분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디톡스 식품이다. 미세먼지에 ‘삼겹살’이 좋다는 건 근거 없는 속설이다. 오히려 삼겹살 기름이 미세먼지를 흡착해 체내 흡수를 높일 수 있다.

활력과 입맛 북돋는 더덕·쑥·방풍나물

날씨 변화에 따른 가벼운 무력감이나 두통이 있을 때 카페인 등에 의존하기보다 비타민 B1·C가 풍부하고 입맛을 돋우는 식재료를 챙겨 먹는 것이 도움된다. 봄에 활력을 주는 식재료이자 약재로도 쓰일 만큼 다양한 효능을 지닌 제철 약용 작물에는 더덕·쑥과 방풍나물이 있다.

 더덕은 폐와 기관지를 촉촉하게 하고 가래를 없애주며 열을 내리는 효능이 있다. 기침·가래·발열 등을 동반한 호흡기계 질환을 예방하고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비타민 B1·B2·B6, 비타민C, 칼슘·섬유질 등이 풍부해 춘곤증을 쫓는 데 도움이 된다.

 더덕의 쌉싸름한 맛을 내게 하는 사포닌 성분은 물에 잘 녹아 나오므로 더덕을 손질할 때는 물에 오래 담가두지 않아야 한다. 껍질을 벗긴 후 소금물에 10분간 담갔다 꺼내면 쓴맛은 줄이면서 사포닌 성분을 지킬 수 있다.

 쑥은 성질이 따뜻해 환절기 차가운 기운이 몸속에 들어와 생기는 감기·소화불량·식욕부진 등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쑥의 정유(기름) 성분인 시네올(cineol)은 특유의 향과 시원한 맛을 내는데, 항균·해독 작용이 있고 소화액 분비를 늘려 소화 작용을 원활하게 돕는다. 쑥의 어린순은 쑥떡·쑥버무리·쑥전·쑥국 등 다양한 요리로 즐길 수 있다.

 방풍나물(갯기름나물)에도 더덕처럼 비타민 B1·B2, 비타민C, 칼륨·칼슘 등이 풍부해 춘곤증을 이기는 데 효과적이다. 또 해독·진통 효능이 있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염증 매개체인 사이토카인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어 염증 관련 질환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방풍나물의 어린순은 맛이 쌉쌀하고 달짝지근하면서 향긋하다. 쌈·무침·장아찌·전 등 다양한 방법으로 섭취할 수 있으며 풍미가 좋다. 일반적으로는 살짝 데쳐서 갖은 양념에 무쳐 먹는다.

호흡기의 점막 보호하는 도라지·오미자

봄에는 코·기관지 점막이 건조해지면서 다양한 호흡기 질환이 발병하거나 증상이 악화하기 쉽다. 호흡기 점막이 촉촉해야 점액을 충분히 분비하고 섬모 운동이 활발해진다. 그래야 먼지·털 같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거르는 역할을 한다. 건조해서 예민해진 기관지의 근육이 수축하고 점막이 부어오르면 기침 증상도 심해진다.

 기관지와 폐 건강에 도움이 되고 요리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식재료로는 도라지·오미자가 대표적이다. 『동의보감』에는 도라지가 폐 기능이 약해 숨이 찬 것을 치료하고 목구멍이 아픈 것을 낫게 하며, 오미자는 흩어진 폐의 기운을 수렴해 기침이 나고 숨찬 것을 치료한다고 전해진다.

 도라지에는 사포닌 성분이 풍부한데, 이 성분이 기관지의 점액 분비 기능을 촉진해 점막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도와준다. 또 염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어 기관지염·인후두염·편도선염 등에도 도움이 된다. 사포닌 성분은 껍질 부위에 많으므로 도라지의 겉껍질을 너무 많이 벗겨내지 않는 것이 좋다. 말린 도라지를 끓여서 차로 마시거나 얇게 저며 꿀에 재어 두었다가 따뜻한 물에 타서 마시면 된다. 식초를 넣은 물에 하룻밤 정도 담가 놓은 도라지를 소금물로 헹궈 주면 특유의 쓴맛을 없앨 수 있다.

 오미자는 폐 기능을 강하게 하고 기침·갈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생수에 12~24시간 우려낸 뒤 시원하게 해서 마시거나 중간 불에 은근하게 끓여 따뜻한 차로 마시면 된다. 청으로 만들어 먹어도 좋다. 오미자청은 각종 요리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오미자청을 만들 땐 밀폐 용기에 오미자와 설탕을 같은 비율로 넣고 그늘에서 설탕이 녹을 때까지 2~5일간 보관한다. 그런 다음 냉장고에서 1∼3개월 숙성시키고 체에 걸러주면 된다.

봄철 건강 챙기는 음식 조리법 쑥버무리
재료 : 쑥 200g, 쌀가루 500g, 밤 150g, 콩 50g, 물 100mL, 설탕 100g, 소금 약간
 ① 씻은 쑥과 껍질 깐 밤을 먹기 좋은 크기로 썰고 콩은 삶아서 준비한다. 씻은 쑥은 꽉 짜지 않고 물기를 적당량 머금고 있어야 쌀가루가 잘 붙어 버무리기 쉽다.
 ② 쌀가루에 소금·물을 넣고 손으로 비벼가며 뭉친 가루를 풀어주다가 설탕을 넣는다.
 ③ 준비된 쑥·밤·콩을 쌀가루 혼합물에 넣어 버무린다.
 ④ 찜기에 혼합물을 담고 센 불에서 20분간 찌다가 젓가락으로 찔러 쌀가루가 묻어 나오지 않으면 꺼낸다.

도라지강정
재료: 도라지 70g, 찹쌀가루, 튀김 가루, 식용유, 물엿, 고추장, 고춧가루, 다진 마늘, 소금, 케첩, 깨소금
① 도라지를 식초 탄 물에 하룻밤 정도 담가 놓은 뒤 소금물에 헹군다.
② 먹기 좋게 4~5㎝ 길이로 자른다.
③ 물기를 제거하고 찹쌀가루와 튀김 가루를 일대일 비율로 섞어 묻힌 후 140~160도의 식용유에 튀긴다.
④ 물엿·고추장·고춧가루·다진 마늘·케첩을 끓여 소스를 만든다.
⑤ 튀긴 도라지에 소스를 버무리고 통깨나 아몬드 가루 등을 뿌린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도움말: 이경미 차움 푸드테라피클리닉 교수(가정의학과), 『요리!조리!사계절 푸드트립』(농촌진흥청,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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