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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웨이팅 362팀…5인이상 금지? '이곳'선 딴 세상 얘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 최근 문을 연 백화점 ‘더현대 서울’로 향하는 발길이 행렬처럼 이어지고 있다. 김지혜 기자

지난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 최근 문을 연 백화점 ‘더현대 서울’로 향하는 발길이 행렬처럼 이어지고 있다. 김지혜 기자

지난 13일 오후 1시쯤 서울지하철 여의나루역에 도착한 전동차에서 인파가 쏟아져 나왔다. 역사 밖을 나와서도 사람들의 발길은 일제히 한곳을 향했다. 바로 지난달 26일 개장해 ‘핫플레이스’로 급부상한 백화점 ‘더현대 서울’이다. 길을 몰라도 사람들을 따라가면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을 정도의 행렬이었다.

지난 13일 오후 ‘더현대 서울’에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선 방문객들. 김지혜 기자

지난 13일 오후 ‘더현대 서울’에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선 방문객들. 김지혜 기자

지난 12일 정부는 5인 이상 집합금지 등 현행 거리두기 단계를 2주 연장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새로 생긴 '핫플레이스'에선 딴 세상 얘기였다. 건물 입구부터 20여명이 모여 있었다.

손 소독과 발열 체크 등 내부로 들어갈 때 필요한 절차를 거치기 위해서였다. 전북 고창에서 왔다는 정모(22)씨는 “서울에서 대학교 다니는 친구 만나러 왔는데 이번 주말 수도권 미세먼지가 심한 데다 보고 싶은 전시도 있어 이곳을 찾았다”며 “사람이 너무 많아 5인 이상 집합금지는 무의미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라 ‘더현대 서울’은 사람들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사전예약 시스템을 도입했다. 지난 13일 오후 한 커피숍에는 대기가 362팀 걸려 있다. 김지혜 기자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라 ‘더현대 서울’은 사람들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사전예약 시스템을 도입했다. 지난 13일 오후 한 커피숍에는 대기가 362팀 걸려 있다. 김지혜 기자

문을 열자마자 여의도 일대 교통을 마비시키는 등 큰 관심을 받는 만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더현대서울도 대책을 내놓기는 했다. 3월 한 달간 주말 차량 2부제를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매장 내 동시 이용 가능 고객 수를 30% 줄이는가 하면 사전예약 시스템을 도입해 줄서기를 방지하고 있다. 곳곳에 인력과 표지판을 배치해 거리두기를 실천할 수 있도록 계도하기도 한다. 그러나 차량 2부제와 거리두기 등을 강제하긴 어려워 결국 방문객들의 자발적 협조와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13일 ‘더현대 서울’ 내부. 에스컬레이터를 타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김지혜 기자

지난 13일 ‘더현대 서울’ 내부. 에스컬레이터를 타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김지혜 기자

직원들의 노력과 시민들의 협조가 있어도 식당가와 ‘포토존’ 등 인기 구역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을 막기는 쉽지 않다. 이곳을 여러 번 방문했다는 이모(31)씨는 “오픈 다음 날 왔었는데 오늘은 그때보다 인원이 반으로 줄긴 한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여전히 식사하려면 적게는 20테이블, 많게는 90테이블씩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식음료 대기 시스템을 확인해보니 363번째 순번을 받게 되는 매장도 있었다.

복합문화공간이다 보니 연인이나 가족 단위는 물론 남성들의 모임도 눈에 자주 띄었다. 한 20대 직장인 남성은 “코로나 때문에 그동안 친구들 잘 못 만났는데 이곳이 요즘 인기가 있다고 하길래 겸사겸사 들렀다”고 말했다. 이 남성의 일행은 “코로나로 억눌렸던 소비 심리가 이런 장소가 새로 생기면서 풀린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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