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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떠난 학교, 주민쉼터로 돌아온다…전남 폐교의 변신 [영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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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순천·곡성·영광 폐교 4곳 쉼터로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학생이 떠난 전남 지역 폐교가 주민 쉼터와 생태체험학습장, 캠핑장 등으로 탈바꿈해 주민 곁으로 돌아온다.

전남 4곳, 생태체험장·로컬푸드점 등 거듭나

오는 10월 중 생태체험 학습장, 로컬푸드 판매장 등으로 바뀌어 개방될 예정인 전남 폐교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곡성 도상초 ▶여수 돌산중앙초 ▶영광 홍농남초계마분교장 ▶순천 승남외서분교장. 프리랜서 장정필

오는 10월 중 생태체험 학습장, 로컬푸드 판매장 등으로 바뀌어 개방될 예정인 전남 폐교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곡성 도상초 ▶여수 돌산중앙초 ▶영광 홍농남초계마분교장 ▶순천 승남외서분교장.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도교육청은 14일 “전남 4곳의 폐교를 ‘공감 쉼터 시범운영 사업 대상지’로 선정하고 오는 10월께 주민들에게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상은 ▶여수 돌산중앙초등학교 ▶순천 승남외서분교장 ▶곡성 도상초등학교 ▶영광 홍농남초계마분교장 등이다.

전남교육청은 마땅한 활용방안이 없어 방치된 폐교를 주민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오다 ‘공간 쉼터’ 사업을 시작했다. 지역 주민들에게 학교는 교육 서비스만 제공하는 기관이 아닌 마을의 구심점이어서다. 아이가 다닐 수 있는 학교가 있어야 마을에서 자란 아이가 청년이 되고 부모가 돼 정착할 수 있다.

1999년 폐교돼 건물이 모두 철거된 영광 홍농남초계마분교장. 오는 10월 중 주민쉼터로 바뀌어 개방 예정이다. 프리랜서 장정필

1999년 폐교돼 건물이 모두 철거된 영광 홍농남초계마분교장. 오는 10월 중 주민쉼터로 바뀌어 개방 예정이다. 프리랜서 장정필

하지만 전남은 학생 수가 2003년 16만4606명에서 2009년 13만2503명, 2019년 9만4991명 등으로 눈에 띄게 줄고 있다. 학생 수 감소로 올해 현재 전남지역 폐교는 136곳에 달한다.

이번 사업에 선정된 폐교들 또한 저출산과 고령화 때문에 문을 닫은 곳이다. 돌산중앙초와 승남외서분교장, 도상초는 신입생이 없어 각각 새학기가 시작되는 3월 1일에 문을 닫았다. 홍농남초계마분교장은 1999년 9월 1일에 폐교했는데 학기 중에 학생 수가 줄면서 사라진 사례다.

전남도교육청의 '공간쉼터 시범운영 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전남 곡성 도상초등학교.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도교육청의 '공간쉼터 시범운영 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전남 곡성 도상초등학교. 프리랜서 장정필

생태체험장·로컬푸드점 등 다채

전남도교육청은 폐교 4곳을 주민 쉼터와 로컬 푸드점, 생태체험 학습장 등으로 꾸밀 계획이다. 주민뿐만 아니라 외지인도 지역에 관심을 갖도록 관광객을 겨냥한 시설이 포함된다.

여수시 돌산중앙초는 폐교 부지 인근 숲과 넓은 해안가 등 빼어난 경관을 활용해 계절별 꽃 단지와 정원을 조성한다. 지역민과 방문객을 위한 쉼터로 바꾸는 사업에는 여수시가 예산과 인력을 지원한다.

순천 승남중외서분교장은 생태체험 학습장 및 로컬 푸드점, 차박캠핌장 등 시설로 운영할 계획이다. 곡성 도상초는 솔밭을 이용한 쉼터뿐만 아니라 가족학교로 운영한다. 주택 구조물 등 편의시설이 확보돼 있고 인근에 곡성 기차마을 등 관광지도 있어 외부인이 찾기 쉬운 관광지로 만드는 게 목표다.

생태체험 학습장 등으로 바뀌어 개방될 예정인 전남 순천 승남외서분교장. 프리랜서 장정필

생태체험 학습장 등으로 바뀌어 개방될 예정인 전남 순천 승남외서분교장. 프리랜서 장정필

폐교의 변신…“지자체 관심 절실” 

영광 홍농남초계마분교장은 폐교된 지 오래돼 건물이 모두 사라진 상태다. 하지만 지역 명물인 가마미해수욕장과 도보로 1분 거리라는 점을 고려해 공원, 산책로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을 위한 쉼터로 사용한다.

전남도교육청 측은 “여수 등 4곳의 폐교를 사업 대상지로 지정하기에 앞서 각 시·군 교육청에 21곳을 추천받았었다”며 “이 중 4곳이 최종 선정된 이유 또한 ‘지자체의 관심’과 관계가 깊다”고 설명했다.

오는 10월 중 공간쉼터 조성사업을 마치고 개방될 예정인 여수 돌산중앙초등학교. 프리랜서 장정필

오는 10월 중 공간쉼터 조성사업을 마치고 개방될 예정인 여수 돌산중앙초등학교. 프리랜서 장정필

여수시는 돌산중앙초를공간 쉼터로 조성하는 사업에 공공근로인력을 지원하고 마을공동체에 관리를 위탁하기로 했다. 영광군은 1억원의 보조금, 곡성군은 9000만원을 지원한다. 순천은 외서면에서 3000만원, 마을자치회에서 1000만원의 예산을 부담하기로 했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건물이 철거되거나 오래된 폐교를 쉼터 등으로 활용하려면 교육청 예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지자체와 함께 기존 폐교를 주민쉼터로 만드는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무안=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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