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전문가의 미래시대 자녀 교육법 "이젠 수학만큼 코딩이 중요"

중앙일보

입력

전문가에게 듣는 미래시대 자녀 교육법

이충국 CMS 대표(가운데)와 이재호 경인교대 컴퓨터교육학과 교수, 학부모 송지영씨가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CMS에듀 본사에서 미래시대 자녀 교육 방향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충국 CMS 대표(가운데)와 이재호 경인교대 컴퓨터교육학과 교수, 학부모 송지영씨가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CMS에듀 본사에서 미래시대 자녀 교육 방향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임현동 기자

초등 3학년 아들을 키우는 송지영(38‧서울 강남)씨는 요즘 자녀 교육에 대해 고민이 많다. 언론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라’고 하는데,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감이 안 와서다. 송씨는 “학부모 사이에서는 앞으로는 ‘국‧영‧수‧코’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코딩이 중요하다는데,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송씨와 같은 학부모의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두 전문가가 나섰다. 영재교육 전문학원에서 에듀테크 기업으로 탈바꿈 중인 이충국 씨엠에스(CMS)에듀 대표와 이재호 경인교대 컴퓨터교육학과 교수다.

송지영씨(이하 송): 미래에는 코딩‧AI(인공지능)가 수학처럼 중요해진다는데, 사실인가.
이충국 대표: 미래에는 코딩을 모르면 살아가기 어려운 시대가 온다. 현재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한글 받아쓰기를 하듯, 초등 저학년 때부터 코딩을 배우게 될 것이다. 소프트웨어가 제 기능을 수행하기까지 어떤 체계가 필요한지 절차를 이해하는 컴퓨팅 사고력을 기르는 게 핵심이다. 문제를 절차적‧논리적으로 해결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충국 CMS에듀 대표. 임현동 기자

이충국 CMS에듀 대표. 임현동 기자

송: 자녀가 어렸을 때 어떤 교육을 해야 할까.
이재호 교수: 코딩은 쉽게 말하면 절차적으로 기획하는 과정이다. 순차‧선택‧반복이 중요한데, 초등 고학년이 되면 이 과정을 체험하게 해줘야 한다. 예를 들면 라면 삶는 법을 순서대로 적게 한 뒤 그 내용대로 라면을 끓여보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건 부모는 아이가 적은 대로만 행동해야 한다. 이를 통해 아이는 ‘라면을 끓인다’는 한 문장이 ‘냄비‧라면‧가스레인지‧물‧컵‧시계를 준비한다’ ‘냄비에 500mL의 물을 넣고, 가스 불을 켠다’ ‘물이 끓으면 라면 봉지를 열고 면과 수프를 넣는다’는 식으로 구체화해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된다. 하루 동안 일어난 일을 순차적으로 적는 일기를 쓰게 하거나 여행을 기획하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송: 절차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는 방법도 있나.
이충국 대표: 수학은 절차적 사고력을 키우기 좋은 과목이다. 부모들은 아이가 수학 문제를 풀어서 답이 맞으면 그냥 넘어간다. 그러다 어려운 문제를 만나면 어떤 순서로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 헤매게 되고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사람)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어렸을 때 쉬운 문제를 풀 때부터 풀이법을 쓰면서 문제를 풀게 해줘야 한다. 답을 맞혔다고 그냥 넘어가지 말고 풀이 방법에 오류가 없는지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
이재호 경인교대 컴퓨터교육학과 교수. 임현동 기자

이재호 경인교대 컴퓨터교육학과 교수. 임현동 기자

송: 학교에선 왜 소프트웨어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을까.
이충국 대표: 2018년 중1에 소프트웨어 교육이 의무화됐고, 초등학교 5‧6학년은 2019년부터 학교에서 17시간 이상을 배우고 있다. 하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정부 차원에서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 코딩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교사들도 공감하지만, 막상 일자리를 잃을까 두려운 마음이 있는 것 같다. 핀란드 같은 경우는 4차 산업혁명을 예견하고 20년 전에 교사들에게 소프트웨어 과목으로 전환할 기회를 줬다고 하더라.
송: 앞으로 학교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이 확대될까.
이재호 교수: 2025년부터 적용되는 초‧중‧고 새 교육과정에 AI가 정식 도입된다. 하지만 이전에 이뤄진 소프트웨어 교육 수준일 것 같아 우려된다. 이런 식으로는 한국은 미래 시대에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한국을 IT 강국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정확히는 IT 소비국이라고 보는 게 맞다. 우리는 한참 뒤처져 있다. 에스토니아는 유럽연합(EU)회원국 중 인구가 132만명으로 가장 적은 국가인데, 전세계에 IT 전문가를 배출하고 있다. 1992년 디지털 혁명을 일으켜 전국 초‧중‧고에서 코딩 교육을 시작한 덕분이다. 덕분에 1995년 3000달러 수준이었던 1인당 국민소득은 2016년 1만8000달러로 5배 늘었다.
초3 아들 키우는 학부모 송지영씨. 임현동 기자

초3 아들 키우는 학부모 송지영씨. 임현동 기자

송: CMS에듀에 코딩프로그램이 있는데, 어떤 특징이 있나.
이충국 대표: 코딩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컴퓨팅 사고력을 기르는 입문단계부터 시작해 파이썬‧C언어를 이용해 모바일 앱이나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게임을 만드는 전문가 단계까지 있다. 학원의 메이커 공간에 3D프린터, 레이저 커터 같은 장비를 마련해놨다. 학생이 기획‧제작‧판매까지 가능하다. 초등학생들이 청각장애가 있는 할아버지를 위해 음파로 음악을 들려주는 스피커를 만들어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 시연한 일도 있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