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생후 40년째 환골탈태로 30년 더 살 준비하는 독수리

중앙일보

입력 2021.03.13 08:00

[더,오래] 강정영의 이웃집 부자이야기(73)

“달팽이가 되느니 차라리 참새가 되고, 못이 될 바에는 차라리 망치가 돼야지. 그래 할 수만 있으면 반드시 그럴 거야. 멀리멀리 항해를 떠나자. 이곳에 머물다 떠난 백조처럼. (중략) 도심의 거리가 되느니 차라리 숲이 되어, 내 발밑에 있는 대지를 느끼고 싶다. 그래 할 수만 있으면 반드시 그럴 거야.”

거대한 콘도르가 폭포를 끼고 안데스 계곡을 시원하게 나른다. 사이먼 앤 가펑클이 페루의 전통 민요에 가사를 붙여 편곡한 ‘엘 콘도 파사(El Condor Pasa. 철새는 날아가고)’ 가사로 콘도르처럼 높이, 그리고 자유롭게 날고 싶다는 외침이다. 남미 출신 레오 로하스가 전통악기 팬 플루트로 이곡을 격정적으로 연주해 세계인을 사로잡았다.

독수리는 참으로 매력적이다. 다른 새들이 날 수 없는 높은 고도까지 날 수 있고, 그 어마어마한 파워는 놀랍다. [사진 pixabay]

독수리는 참으로 매력적이다. 다른 새들이 날 수 없는 높은 고도까지 날 수 있고, 그 어마어마한 파워는 놀랍다. [사진 pixabay]

콘도르는 아니지만, 한반도에는 월동을 위해 독수리 떼가 찾는다. 주로 몽골이나 시베리아에서 한파를 피해 약 3000km를 날아온다. 대표적인 월동지는 DMZ나 파주, 철원 등 임진강 일대다. 요새는 서산 천수만, 창녕 우포늪이나 김해 화포천까지 찾아온다. 조류독감으로 먹이가 줄어들자 전국 각지로 월동지를 확대한 것이다. 독수리는 1급 멸종 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이다. 귀한 손님 독수리는 봄바람이 불어오는 3월이면 월동을 마치고 몽골과 러시아로 다시 돌아간다.

독수리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한국에서 관찰되는 아시아 검독수리, 아메리카 대륙의 흰머리 또는 흰꼬리수리, 남미의 콘도르(대머리 독수리)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물론 유럽과 아프리카에도 고유의 종이 있다. 독수리가 다 자라면, 몸통은 성인 남자의 상체와 맞먹고 앞뒤 길이는 1m 전후, 날개폭은 2m가 넘는다. 시베리아에서 호랑이 생태관찰용 무인 카메라에 엉뚱하게도 그곳 대륙사슴을 검독수리가 덮치는 장면이 생생하게 잡힌 적이 있다. 그 사슴은 무게 40~50kg의 어린 개체였다. 사슴은 검독수리의 공격을 받자마자 즉사했고, 검독수리가 뜯어먹은 뒤 까마귀, 여우 등 다른 청소 동물의 차지가 됐다. 독수리의 먹이는 주로 토끼, 마못 등 작은 동물이지만 사슴, 노루, 산양, 여우, 코요테, 그리고 불곰 새끼까지 다양하다.

독수리는 참으로 매력적이다. 다른 새들이 날 수 없는 높은 고도까지 날 수 있고, 그 어마어마한 파워는 놀랍다. 미국의 국조는 흰머리 독수리다. 하늘 위 최상위 포식자로 용기와 강인한 힘을 상징하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의 흰머리 수리 문양에는 ‘여럿이 모인 하나’라는 뜻의 라틴어 문장이 새겨져 있다. 서로 다른 사람과 문화가 함께 공존하며 살아간다는 의미로, 많은 미국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Aim High(목표를 높이 설정하라)’는 독수리를 상징한다. 독수리는 우리에게 매우 강력한 교훈을 준다. 무엇일까.

첫째, 독수리는 혼자 난다. 그저 그런 사람이나 부정적인 사람과 어울려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 대신 꿈이 있고, 앞으로 뻗어 나가는 사람과 함께 하라. 마음 속에 촛불을 켜고 그 꿈을 키워 나가라.

둘째, 독수리는 뛰어난 비전과 집중력이 있다. 5km 아래의 먹잇감도 포착, 레이저 같은 강력한 집중력을 발휘해 순식간에 내리꽂아 먹이를 낚아챈다. 목표를 향해 그와 같이하라. 쓸데없는 데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라. 시작한 일은 모든 노력, 시간과 에너지를 올인, ‘원샷 원킬’로 끝내라.

독수리는 5개월의 환골탈태를 거쳐 30년 더 살 준비를 한다. 사람도 잘못된 습관, 관계, 마인드 셋 모두 버려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사진 pixabay]

독수리는 5개월의 환골탈태를 거쳐 30년 더 살 준비를 한다. 사람도 잘못된 습관, 관계, 마인드 셋 모두 버려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사진 pixabay]

셋째, 독수리는 폭풍을 무서워하지 않고 즐긴다. 다른 새들은 폭풍에 혼비백산하지만, 독수리는 태풍 위에 몸을 실어서 더 높이 날아오른다. 인생길의 폭풍, 물러서지 말고 담대히 마주하라. 그때가 기회이다. 그때 새로운 것을 배우며 성장하고 강해진다.

넷째, 독수리는 혁신의 대가다. 새끼가 어느 정도 자라면, 날카로운 가시와 뾰족한 돌조각을 둥지에 넣어 새끼가 나오게 한다. 그래도 머뭇거리면 둥지 밖 낭떠러지로 밀어낸다. 새끼가 날개를 퍼덕이며 날 때까지 이 과정을 반복한다. 터프하고 잔인한 것 같지만, 때가 되면 ‘컴포트 존’을 벗어나야 새끼가 홀로 설 수 있다.

마지막으로 독수리는 태어나 40년째에 다시 태어나기 위해 고통스러운 결정을 한다. 산꼭대기 절벽으로 가, 발톱과 부리를 바위에 부딪쳐 갈고 닦아서 새롭게 무장한다. 약 5개월 정도가 걸린다. 30년을 더 살 준비를 하는 것이다. 고통 없이 얻는 것은 없다. 잘못된 습관, 관계, 마인드 셋 모두 버려라. 그래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살아남고 싶다면, 과감하게 변신해야 한다.

독수리는 하늘의 제왕이자 치명적인 킬러이다. 무서움을 모른다. 독수리처럼 높이높이 날고 싶은가. 3월이 오면 독수리는 떠난다. 그 월동지를 찾아 DMZ든 어디든 찾아가, 3000m 이상의 창공을 박차오르는 그들을 바라보며 꿈을 펼쳐보라. 그리고, 독수리처럼 담대하게 도전하고, 더욱 힘차게 날아보자.

청강투자자문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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