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IDF)이 세계 군대 중 최초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집단면역' 도달을 선언했다고 11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이 보도했다.
접종자, 감염후 회복 합산 81% #"다음 주 접종률 85%까지 상승"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의 기술·군수참모인 이지크 투르게만 소장은 전군 병력 중 백신 접종을 완료했거나 코로나19 감염 후 회복한 인원의 비율이 81%에 달한다고 밝혔다. 투르게만 소장은 "다음 주엔 군내 백신 접종률이 85%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인구의 70~80%가 항체를 보유할 경우 감염 전파가 쉽게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스라엘군에선 지난 1월 초부터 5주 만에 전군 병력의 4분의 3이 코로나19 백신을 최소 1회 접종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했다. 군인도 접종이 의무는 아니지만 이스라엘군은 전국 부대 곳곳에 백신 접종소를 설치하고 독려한 게 주효했다고 보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면서 군대 내 코로나19 감염자도 급감했다. 투르게만 소장은 "백신 접종률이 90%가 넘은 부대는 모임과 훈련도 가능해졌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일부 부대에선 훈련 규모를 축소하거나 취소하는 사례가 있었다.
다만 이스라엘군은 임신 초기 여성, 개인적인 성향에 따라 접종을 거부하는 경우를 포함해 전체 병력의 8%는 백신을 맞기 어려운 상황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국처럼 징병제를 실시하는 이스라엘에선 남녀 모두 의무 복무를 한다. 이러한 군사 중심 문화도 이스라엘의 백신 접종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스라엘은 군대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집단면역을 선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이스라엘이 다음 달 전체 인구의 75%에 코로나19 백신 2회 접종을 완료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아워 월드 인 데이터의 11일 집계 기준 인구의 58.6%가 1회 접종을 마쳤고, 46.2%는 2회 접종까지 완료했다. 이에 다음 달에 봉쇄를 완전히 해제하겠다는 계획을 세우는 등 일상 회복에 시동을 걸고 있다.
한편 이스라엘의 실제 접종에서 확인된 화이자 백신의 예방 효과가 임상시험 결과와 유사하거나 더 뛰어나다는 연구 결과가 11일 나왔다. 백신 개발사인 화이자와 이스라엘 보건부는 예방 효과를 분석한 공동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월 17일부터 이달 6일까지 이스라엘의 백신 접종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유증상 감염과 중증 환자 발생, 사망 예방 효과가 97%로 나타났다. 또 무증상 감염 예방 효과는 94%였다. 이는 화이자 백신의 3단계 임상시험 효능인 95%와 비슷하거나 뛰어넘는 수치다.
또 보고서는 백신 미접종자의 코로나19 유증상 감염 가능성은 접종자의 44배, 사망 가능성은 29배 수준으로 분석됐다고 전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