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년만에 바뀐 中 전인대 조직법…시진핑 파워 더 세졌다

중앙일보

입력 2021.03.12 15:47

업데이트 2021.03.12 16:38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가 지난 11일 폐막했다. 중국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이 맨 앞줄에 앉아 있다. 왼쪽부터 자오러지 중앙기율검사위 서기, 왕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시진핑 주석, 리커창 총리, 왕후닝 당 중앙서기처 서기, 한정 상무부총리. [신화통신=연합]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가 지난 11일 폐막했다. 중국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이 맨 앞줄에 앉아 있다. 왼쪽부터 자오러지 중앙기율검사위 서기, 왕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시진핑 주석, 리커창 총리, 왕후닝 당 중앙서기처 서기, 한정 상무부총리. [신화통신=연합]

지난 11일 폐막한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최대 이슈는 홍콩 선거법 개정이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중국 권력 지형의 중대한 변화를 암시하는 법안 하나도 통과됐다. 바로 전인대 조직법이다.

전인대 조직법 39년 만에 개정
상임위에 부총리·국무위원 임면권
총리 권한 약화하고 주석 권한 강화
"내년 3연임 염두...우군 확보 전략"

전인대 조직법은 1982년 이후 단 한 차례도 개정된 적이 없다. 1년에 한 차례, 통상 매년 3월 열리는 전인대에선 헌법·법률 재개정을 비롯해 국가주석, 총리선출과 예산 심의·비준이 이뤄진다. 중국에서 최고의 법적 지위와 의사 결정 권한을 갖고 있다.

전인대 조직법 개정안이 양회에서 통과됐다. 1982년 이후 39년 만에 처음이다. [전인대 홈페이지 캡쳐]

전인대 조직법 개정안이 양회에서 통과됐다. 1982년 이후 39년 만에 처음이다. [전인대 홈페이지 캡쳐]

그런데 이번 양회에서 39년 만에 전인대 조직법이 개정됐다. 총 37개 조항이 수정되거나 추가됐는데 주목되는 부분은 전인대 상임위원회의 권한 강화다.

수정안 25조에 따르면 상임위는 전인대 폐회 기간에 국무원(정부) 총리의 지명에 따라 국무원 구성원의 임면을 결정할 수 있다. 부총리를 비롯해 국무위원 등이 포함된다. 또 26조에선 총리의 제청에 따라 이들의 직무를 철회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의 제청에 따라 군사위원의 직무를 박탈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전까지 전인대를 거쳐야 했던 고위직 인사가 상임위를 통해 이뤄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전인대와 달리 상임위는 기본적으로 두 달에 한 번씩 열리며, 상임위원은 170여명 정도다. 고위직의 임명과 해임이 상대적으로 쉬워졌다는 의미다.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홍콩 선거 개정안에 투표하고 있다. [UPI=연합]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홍콩 선거 개정안에 투표하고 있다. [UPI=연합]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는 이번 개정안이 전인대 상임위원장과 국무원 총리 간의 미묘한 권력 재분배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최고 지도부는 시진핑 국가 주석을 정점으로 리커창(李克强) 총리, 리잔수(栗戰書) 전인대 상임위원장 순으로 이어진다. 최고 권력기관으로서 전인대가 국무원 주요 간부를 선출하고 감독하는 기본 지위에는 변함이 없지만 권한 일부가 전인대 상임위원장에게 넘어갔다는 것이다.

양회 폐막을 선언하는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임위원장. [신화통신=연합]

양회 폐막을 선언하는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임위원장. [신화통신=연합]

상임위원장이 총리 이하 간부에 대해 직접적인 임면권과 감독권을 갖게 됨으로써 총리에 대한 영향력도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인자인 총리의 권한 약화는 자연스럽게 일인자인 주석의 영향력 강화로 이어진다. 시 주석 집권 이후 내내 이어진 흐름이다.

둬웨이는 전인대의 이같은 권한 변화가 20차 당대회에 앞서 인사를 배치하는 데 보다 효율적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고 전했다. 20차 당대회는 내년 10월 열릴 예정이다. 시 주석의 3선 연임 여부가 이때 결정된다. 아직 후계 구도가 드러나지 않는 상황에서 핵심 직위의 간부들을 상임위에서 결정할 수 있는 구조는 권력 승계 관련 인사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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