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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률 2위 UAE, 집단면역 위해 접종 서둔 지도자의 혜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한 남성이 코로나19 백신인 중국의 시노팜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한 남성이 코로나19 백신인 중국의 시노팜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중동의 아랍에미리트(UAE)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 2위이다. 이 나라는 인구 대비 세계 최다 검사 건수를 자랑한다. 백신의 효과가 나타날 날이 머지않았다. 11일 국제 통계 사이트인 아워 월드인 데이터에 따르면 UAE는 인구 100명당 접종자가 63.95명으로 이스라엘(103.7명)에 이어 세계 2위이다. 전체 접종자는 약 1000만명의 인구 중 633만명으로 세계 11위(미국 1위, 중국 2위)이다.

서울대병원 권용진 중동지사장 인터뷰

UAE는 아부다비·두바이·라스알카이마 등 7개 연합으로 된 나라다. 라스알카이마에 서울대병원이 진출해 있다. 셰이크 칼리파 전문병원(SKSH)으로 왕립병원이다. 2014년 8월부터 서울대병원이 위탁 운영하고 있다. 권용진(의사) 서울대병원 중동지사장에게서 UAE 현황을 물었다.

어떤 백신을 접종하고 있나.
대부분이 중국 제약업체 시노팜 백신이다. 일반인은 시노팜을 맞는다. 고위험군은 화이자 백신을 맞는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러시아 스푸트니크 V 백신도 들어왔는데, 아직 세부 방안이 나오지 않았다.    
백신 효과가 나타나나.
1월부터 백신을 많이 맞기 시작했다. 2차 접종 후 한 달 지나야 백신의 효과가 나타난다. 이달 말이 지나고 확진 발생과 사망자 발생 상황을 봐야 효과가 있는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사람에게 놔주나.
인구 1000만명 중 자국민은 10%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외국인 이주노동자 등이다. 자국민, 외국인 구분 없이 무료로 접종한다. 
시노팜은 국제 검증을 받지 않았는데.
우리 병원에 한국인이 180명 근무한다. 처음에는 접종을 기피했으나 100명 정도 맞았다. 접종이 진행되면서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다고 들었다. 이제는 서로 맞으려고 한다. 주변에서 부작용이 생겼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 

UAE 보건·방역부는 지난해 12월 시노팜(중국의약그룹)의 코로나19 백신이 3상 임상 시험 결과 86%의 효능을 보였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9월 시노팜 백신에 대해 제한적인 긴급사용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승인했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한 남성이 지난달 초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한 남성이 지난달 초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UAE의 방역 전략은.
조기 발견, 조기 치료, 조기 접종이다. 인구 대비 검사 건수가 세계 1위이다. 전체 검사 건수가 3200만건에 달한다. 일일 확진자가 1,2월 3000명대였고, 지금은 2000명대로 떨어졌다. 라스알카이마를 비롯한 일부 연합국 공공기관에 들어가려면 코로나19 검사 확인나 백신 접종 확인을 받아야 한다. 스마트폰 앱에 검사 음성이나 접종 여부가 나오고, 그걸 보여줘야 한다. 
백신은 어떻게 대응해왔나.
이 나라 지도자가 일찍이 집단면역의 중요성을 인식했다. 화이자·모더나 같은 선진국의 백신이 아니지만 중국 백신을 재빨리 확보했다. 외국인이 90%인데, 이들에게도 백신을 놔주기 위해 일찍 움직였다. 국가지도자의 혜안이 돋보인다.
이렇게 발 빠르게 움직이는 이유가 있나.
두바이 엑스포가 올 10월 개막한다. 원래 지난해에 하기로 돼 있었으나 코로나19 때문에 1년 연기됐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많이 나오나. 
올 1,2월에 확 늘어났다. 정부가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출현을 공개했다. 여기에 사는 한국인 확진자를 상담하는데, 작년에는 남편이 걸려도 아내와 애한테 옮기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올해는 가족 중 한명이 걸리면 거의 모든 가족에게 옮긴다. 그 전보다 증상도 심한 편이다. 폐렴으로 번지는 비율이 올라간 것 같다. 지난 두 달간 50명을 상담했는데, 4명이 산소치료를 받았다. 30, 40대젊은 층 환자가 많다. 회복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린다. 
권용진 서울대병원 중동지사장.

권용진 서울대병원 중동지사장.

한국에 도움말을 준다면.
백신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전 국민의 70%에게 접종하는 것이 첫 번째다. 다음은 안전성이다. 짧은 기간 개발됐기 때문에 어느 백신도 완벽하게 안전하다고 말할 수 없다. 일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위기를 피하려면 모두 나서 한꺼번에 접종해야 한다. 백신을 맞지 않는 나라에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나올 것이다. 이게 백신을 무력화하면 전 세계 코로나19가 매우 오래 갈 것이다. 모든 나라가 집단면역을 확보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 선진국이라면 개도국을 어떻게 도울지 고민해야 한다. 한국은 세계 경제 10위권 국가답게 그런 고민을 해야 한다. 세계를 구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신성식 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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