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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55% 늘었다, 데이팅앱이 코로나 학번들 연애 놀이터

중앙일보

입력

뉴노멀 캠퍼스② 코로나학번의 달라진 연애 방식 

세계 1위 데이팅 앱 '틴더'. [중앙포토]

세계 1위 데이팅 앱 '틴더'. [중앙포토]

서울 소재 한 여대에 재학중인 이모(24)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까지 하루가 멀다 하고 들어오던 소개팅이나 미팅 자리가 최근 뚝 끊겼다. 그는 “소개를 받아도 식당이나 카페가 오후 9시면 문을 닫다보니(현재는 오후 10시) 시간이 애매해 관계가 계속 이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성 친구를 만날 기회가 줄면서 이씨는 한 데이트앱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그는 “소개팅보다 만날 수 있는 사람의 폭도 넓고, 만남을 주선해주는 친구가 껴있지 않아 다가가거나 거절하는데 부담도 덜하다”고 말했다.

코로나 1년새 데이팅앱 사용 55% 늘어

대학가에 닥친 코로나19의 여파는 대학생의 연애 방식도 바꾸고 있다. 학교에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만나 연애할 기회가 줄어들자 온라인 공간에서 연애 상대를 찾는 경우가 많아졌다. 모바일 시장분석 서비스 앱에이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데이팅앱 사용자 수는 전년도 같은 달에 비해 55.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 앱스토어에서도 매출 순위 상위 25위 중에서 데이팅앱 또는 친구 사귀기앱이 11개를 차지하고 있다.

학생들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데이팅앱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과거엔 성매매 등의 부작용이 부각됐지만 최근 들어 자연스러운 만남의 기회로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앱을 통해 남자친구를 만났다는 성모(25)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상한 사람들이나 앱에서 남자나 여자를 만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인식이 있었지만, 요즘에는 일반적인 일이 된것 같다”고 말했다. 데이팅앱 ‘정오의 데이트’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심심해서 깔아봤다’, ‘집에만 있으니 우울했는데 힘이 난다’는 이용자 피드백이 많다”며 “앱에서 제공하는 음성, 영상통화 기능 사용량도 늘고있다”고 밝혔다.

개강일인 지난 2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앞에는 학생들이 보이지 않았다. 비대면 수업이 일상화하면서 비대면 만남을 통한 연애가 '뉴노멀'이 되고 있다. 문현경 기자

개강일인 지난 2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앞에는 학생들이 보이지 않았다. 비대면 수업이 일상화하면서 비대면 만남을 통한 연애가 '뉴노멀'이 되고 있다. 문현경 기자

익명 SNS도 만남의 장으로

대학생이 쓰는 SNS인 ‘에브리타임(에타)’도 비대면 시대에 새로운 만남의 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에브리타임은 대학 재학생 인증을 통해 가입하지만 익명으로 활동할 수 있다. 사는 지역이나 취미가 비슷한 사람에게 쪽지를 보내 만남으로 이어지거나 애초에 연애 상대를 구한다는 글에 댓글을 달며 소통하는 식이다.

학생들은 익명으로 부담 없이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으면서도 같은 학교라는 신원이 보장된다는 점이 좋다고 말한다. 에타를 통해 연애를 했다는 대학생 김모(25)씨는 “가장 큰 장점은 같은 학교면서 특별한 접점이 없는 사람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익명이라 부담없이 대화를 충분히 나눌 수 있고 소개팅처럼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점도 좋다”고 했다.

인서울 10개 대학만 소개하는 앱도 등장

서울 10여개 대학생을 이어주는 데이팅앱도 등장했다. 홈페이지 캡처

서울 10여개 대학생을 이어주는 데이팅앱도 등장했다. 홈페이지 캡처

이런 점에 착안해 특정 대학끼리만 이어주는 서비스도 생겨나고 있다. 지난 1월 시범 운영을 한 ‘연고링’은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서울 소재 10개 대학생만 대상으로 한 소개팅 서비스다. 오픈 2주만에 1600여명의 학생이 몰리며 인기를 끌었다. 비슷한 데이트앱이 남성 이용자가 압도적으로 많은데 반해, 남녀 성비가 4대 3으로 비슷한 점이 특징이다. 연고링 개발자 박상민(26)씨는 “코로나19로 만남의 기회가 줄어든 가운데, ‘같은 학교에 다닌다’는 안정감이 여성의 참여를 이끌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발간한 ‘데이팅앱, 밀레니얼의 사랑법’ 보고서에서 “밀레니얼에게 데이팅앱은 소셜 미디어의 일환이자 관계 형성을 위해 소비하는 문화”라며 “이 세계에서 그들이 관계 형성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노멀 캠퍼스

남윤서 기자·이수민 인턴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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