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2895표, 반대 0표…홍콩 민주선거 사라졌다

중앙일보

입력 2021.03.11 17:37

업데이트 2021.03.11 21:24

11일 전인대 폐막식에서 홍콩 선거제 개편안이 찬성 2895표 반대 0표 기권 1표의 압도적 표차로 통과됐다. 베이징 인민대회당의 전광판에 선거 결과가 보인다. [AFP=연합뉴스]

11일 전인대 폐막식에서 홍콩 선거제 개편안이 찬성 2895표 반대 0표 기권 1표의 압도적 표차로 통과됐다. 베이징 인민대회당의 전광판에 선거 결과가 보인다. [AFP=연합뉴스]

중국의 정기국회 격인 올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11일 ‘홍콩 선거제도에 관한 결정’을 찬성 2895표, 반대 0표, 기권 1표의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킨 뒤 폐막했다.

中 전인대, 홍콩 선거제 개편 반대 전무 처리
후보자 자격심사위 신설…반체제 출마 차단
전인대 조직법 개정…새로운 군 2인자 예고

전인대 대표 2953명 중 2896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폐막식에서는 홍콩 선거제도 개편, 전인대 조직법과 운영규칙 등 3건의 결정 초안과 정부공작보고, 14차 5개년 계획 및 2035년 장기목표 강요 등 7개 결의안 초안이 표결 통과됐다.
이날 통과된 홍콩 선거제 개편안은 5년 임기의 홍콩 행정장관과 국회 격인 입법회 선거에 중국에 저항하는 ‘반체제 인사’의 출마를 사실상 금지시켰다. “애국자가 홍콩을 통치한다(愛國者治港)”이란 원칙을 내세워 1997년 홍콩을 반환받을 당시 약속했던 홍콩인에 의한 홍콩 통치(港人治港·항인치항) 원칙을 폐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체 9개 조문으로 이뤄진 ‘결정’은 홍콩 행정장관을 간선제로 선출하는 선거위원회 위원의 숫자를 기존 1200명에서 1500명으로 확대했다. 또한 후보자 자격심사위원회를 신설해 행정장관 선거위원회 위원 선거 출마 후보, 행정장관 후보 및 입법회 후보의 자격을 사전에 심사하도록 규정했다. 이에 따라 반정부 인사나 중국 정부에 비판적인 인사들의 출마를 사전에 막을 수 있게 했다.

홍콩 반환부터 홍콩 선거제 개편까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홍콩 반환부터 홍콩 선거제 개편까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왕천(王晨) 전인대 부위원장은 지난 5일 전인대 개막식에서 선거제 개편안을 ‘홍콩 특색의 새로운 민주 선거제도’라고 미화했다.

리잔수(栗戰書) 전인대 위원장은 이날 폐막사에서 “높은 찬성표는 홍콩 동포를 포함한 전국 각 민족·인민이 국가 주권·안보·발전이익을 수호하고 홍콩의 헌정 질서를 수호하겠다는 단호한 결심을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이번 개편안으로 홍콩 시민이 요구해 온 행정장관 직선제의 꿈은 사라지고 참정권까지 제한한 ‘민주주의 지우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편 이날 폐막식에서는 전인대 권한을 조정하는 두 건의 결정도 통과됐다. 이번 전인대 조직법 수정안은 “전인대 폐회 기간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국무원 총리 혹은 중앙군사위 주석의 건의로 국무원과 중앙 군위 ‘기타 조성 인원’의 임면을 결정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이는 부총리급 이상의 최고위급 인사의 임면을 매년 3월 열리는 양회 전체회의에서 약 두 달마다 열리는 상무위에서 가능하도록 조정했다. 이에 따라 내년 가을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중국 공산당 총서기 3연임 여부를 결정할 20차 당 대회 이전에 새로운 부총리 혹은 군사위 부주석의 출현을 암시한다고 홍콩 명보가 11일 보도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이날 전인대 폐막 기자회견에서 “방금 전인대에서 홍콩선거제도 완성을 결정했다”면서 “이번 결정은 명확하게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제도를 견지하고 완성하며, 홍콩인이 홍콩을 다스린다(港人治港)는 원칙과 고도자치(高度自治) 방침을 안정적으로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하나의 중국’ 원칙에 변함이 없으며 평화적인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와 민족 통일 지지하며 어떤 외부 세력이 간섭도 반대한다”면서 “대만 교포들이 중국의 발전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 총리는 이어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따른 미·중 관계 복원 가능성에 대해 “양국은 세계 최대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으로 힘을 합치면 이롭고 싸우면 서로 해치게 된다”면서 “양국이 다양한 분야에서 다층적인 대화를 나누자”고 말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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