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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기식' 1위 홍삼에 도전장?…프로바이오틱스가 뭐길래

중앙일보

입력

국내 식음료 제품 중 단일 브랜드 사상 최다 판매 기록을 보유한 야쿠르트. 사진 한국야쿠르트

국내 식음료 제품 중 단일 브랜드 사상 최다 판매 기록을 보유한 야쿠르트. 사진 한국야쿠르트

서울 강남구에서 근무하는 김 모(33) 씨는 매일 아침 야쿠르트 아줌마(프레시 매니저)가 사무실에 배달해주는 유산균 음료로 하루를 시작한다. 김 씨는 최근 프로바이오틱스가 면역력에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매니저에게 프로바이오틱스 정기배송을 추가 주문하려다가 깜짝 놀랐다. “고객님이 매일 드시는 그 음료가 프로바이오틱스”라는 대답을 듣고서다. A씨는 “매일 먹던 야쿠르트가 프로바이오틱스인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커지면서 프로바이오틱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 10일 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프로바이오틱스 판매액은 8856억원으로 최근 4년 새 2.4배가 됐다. 이런 추세라면 2019년 비타민을 제치고 건기식 2위에 올라선 프로바이오틱스가 홍삼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50년 만에 ‘프로바이오틱스’ 인증…14% 더 팔렸다

2월 1일 식약처 인증을 받은 '식약처 인증 액상 프로바이오틱스 3종'. 사진 한국야쿠르트

2월 1일 식약처 인증을 받은 '식약처 인증 액상 프로바이오틱스 3종'. 사진 한국야쿠르트

한국야쿠르트는 최근 야쿠르트 일부 제품에 대해 업계 최초로 액상형 프로바이오틱스 인증을 받았다. 50년간 꾸준히 생산해온 야쿠르트가 뒤늦게 인증을 받은 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정책이 바뀌면서다. 그전에는 프로바이오틱스 제조 방법을 분말(건조) 형태만 허용했지만, 2월 1일부터는 액상 형태까지 허용했다. 인증 기준은 분말형과 동일하게 제품당 1억 CFU(Colony Forming Unitㆍ균총형성단위)다.

이번에 업계 최초로 액상형 프로바이오틱스 인증을 받은 제품은 야쿠르트 프리미엄 라이트, 거꾸로 먹는 야쿠르트, 멀티비타 프로바이오틱스 등 3종으로 모두 100억 CFU를 보증한다. 인증 사실을 표기한 지난달 이 제품군의 판매량(일평균 기준)은 표기하지 않은 전달보다 14% 늘었다. 실제 마트에서 ‘마시는 프로바이오틱스’를 구매한 한 소비자는 “식약처 인증을 받으니 더 건강한 제품이라는 믿음이 생겨 더 자주 먹게 됐다”고 말했다.

한 개에 200원 짜리 ‘야쿠르트 라이트’(65mL)도 똑같은 기능을 갖고 있지만, 인증을 받지는 않았다. 용기가 너무 작아 프로바이오틱스 표기를 하기 어려워서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50년 전부터 매일 마시던 유산균 발효유의 제품이나 기능은 똑같았는데 프로바이오틱스 인증을 받고 나니 소비자 인식과 반응이 크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피부 미용, 다이어트…기능성 달고 B2B 진출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은 기능성 제품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해 프로바이오틱스 최초로 피부 개선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은 ‘HY7714’와 다이어트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 ‘킬팻’을 중심으로 B2B 사업에 진출했다. 종근당건강의 ‘락토바이옴 스킨’이나, 뉴트리의 ‘마스터바이옴 스킨마스터’ 등 프리미엄급 제품의 주원료다. 중앙연구소가 지난 35년간 전국을 돌며 수집한 균(菌) 4500여종으로 구축한 ‘균주 라이브러리’ 덕분이다.

한국야쿠르트는 이를 위해 지난 2014년 400억원을 들여 ‘프로바이오틱스 플랜트’를 구축했다. 기업 간 거래되는 프로바이오틱스 원료는 고농축 분말 형태여서 분말화가 필요해서다. 배양탱크 1기에 액상 형태인 프로바이오틱스 원료 1500㎏을 넣으면 1%(15㎏)만이 분말(1g당 2000억 CFU 보장)로 생산된다. 지난해 B2B 거래를 통해 프로바이오틱스 분말 총 3000㎏을 판매했고, 올해 1월에만 1000㎏ 넘게 판매했다. 이에 힘입어 올해 판매 목표도 기존 7000㎏에서 더 늘렸다.

한편 한국야쿠르트는 1995년 개발한 한국형 비피더스 균주 등 균주 특허 65건을 보유한 가운데 모든 제품에 자체 개발 균주를 사용하고 있다. 김윤성 한국야쿠르트 PO공장장은 “프로바이오틱스 B2B 원료 사업은 연구 및 생산 기술력 기반 없이는 도전하기 어려운 분야”라며 “특히 건강과 미용에 대한 관심과 함께 국내 유일 피부건강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인 ‘HY7714’ 수요도 크게 늘고 있어 거래 물량 확보를 위해 설비를 증설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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