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빠르면 14일 첫 토론" 맞춰지는 吳-安 퍼즐…질문이 난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두 후보의 두번째 실무단일화 협상은 오는 11일 오후 3시부터 시작된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두 후보의 두번째 실무단일화 협상은 오는 11일 오후 3시부터 시작된다. 연합뉴스

‘오세훈-안철수 단일화’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10일 양측의 입장을 종합하면 토론 횟수나 단일화 시기, 방식을 놓고 상당 부분 의견을 좁힌 분야도 있다.

전날만 해도 두 후보 측은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안 후보 측 단일화 실무협상단인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9일 “야당 하는 짓거리가 여당과 다르지 않으면 어떻게 되겠나” “오 후보 선출은 국민의힘 조직이 형편없다는 방증”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같은 날 첫 실무협상단 회의를 앞두고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이 의원에게 “오 후보를 (일부러 시간을 끄는)침대 축구라고 하지 마라, 우리는 토털사커”라고 뼈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하지만 9일 진행된 실무 협상 이후 “얼굴을 붉히거나, 크게 충돌하는 일은 없었다. 예상보다 신속하게 단일화 논의가 종결될 수도 있다”는 게 양측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토론 최소 2회 이상”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오른쪽 가운데)과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왼쪽 가운데) 등 양당 실무협상단이 9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오세훈-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실무협상과 관련해 상견례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오른쪽 가운데)과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왼쪽 가운데) 등 양당 실무협상단이 9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오세훈-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실무협상과 관련해 상견례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실무단 관계자는 10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토론회는 최소 2회 이상하기로 양측이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단일화 TV토론에 대해 “1회 중계방송은 가능하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실무단 측은 1회 TV토론 외에 나머지는 유튜브 등 온라인 토론으로 대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특히 온라인 토론은 ‘비전 발표회’ 방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두 후보가 각자 공약과 생각을 프리젠테이션(PPT) 방식으로 발표한 뒤 미리 선정한 언론인, 전문가 등 패널의 질문을 받는 식이다. 오 후보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미래 비전을 소상하게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안 대표도 “비전 발표는 좋은 기회”라고 호응했다.

양측은 11일 오후 3시부터 실무협상을 재개하는데, 이날 토론 횟수나 주관 방송사, 여론조사 방식 등이 합의될 가능성이 있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이르면 오는 일요일(14일) TV토론을 실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100% 시민여론조사”

여론조사 방식은 100% 시민여론조사로 굳어가는 분위기다. 앞서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모든 시민이 모바일 등으로 참여하는 ‘완전 개방형 시민참여 경선’을 제안했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제1야당에 너무 유리하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런 가운데 오 후보는 전날 KBS 인터뷰에서 “시민여론조사 경선 확률이 높다”고 선을 그었다.

“19일 이전 단일화”

단일화 시기는 후보 등록 마지막 날인 19일 이전이 유력하다.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은 10일 통화에서 “18일부터 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걸 고려하면 17일이 마지노선”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안 후보의 거품이 빠질 걸 고려하면 단일화를 서두를 필요 없다”는 주장이 주류였지만, 오 후보가 확정된 뒤엔 기류가 바뀌었다. 오 후보 측 관계자는 “투표용지에 두 후보의 이름이 인쇄되면 단일화 의미가 퇴색된다”며 19일 이전에 합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오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인 점이 신속한 단일화에 힘을 싣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갈등의 불씨가 사라진 건 아니다. TV토론을 두고 오 후보 측은 “다양한 현안에 대해 자유 토론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그간 토론에서 약세를 보였다고 평가받는 안 후보 측은 “말 잘하는 사람 가리는 토론은 안 된다”고 맞서고 있다.

설문조사 문항도 안 후보가 선호하는 경쟁력 조사냐, 오 후보가 원하는 적합도 조사냐를 놓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개인 브랜드가 자산인 안 후보는 "여권에 누가 경쟁력이 있는지"를, 제1야당이란 거대 조직이 있는 오 후보는 "야권 후보로 누가 맞는지"를 선호한다. '질문이 운명을 가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양측 모두엔 민감한 문제다.

상인 만난 오세훈, 공무원 격려한 안철수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10일 서울 명동을 방문해 상가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 후보는 이날 소상공인에게 오종택 기자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10일 서울 명동을 방문해 상가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 후보는 이날 소상공인에게 오종택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시청 내 서울시공무원노동조합을 방문해 노조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오종택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시청 내 서울시공무원노동조합을 방문해 노조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오종택 기자

오 후보는 이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서울 명동 일대를 둘러봤다. 오 후보는 “소상공인을 위한 4무(無) 대출로 보증료, 담보, 불필요한 서류, 이자가 없이도 충분한 대출을 보증하겠다”며 “1년 동안 무이자로 최대한 1억까지 대출하겠다”고 약속했다.

안 대표는 같은 날 서울시청을 찾아 서울시 공무원 노조 관계자들을 만났다. 안 대표는 이 자리에서 “별정직, 정무직을 최소화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박원순 전 시장 시절 시민단체 인사를 무분별하게 별정직으로 임명해 불거진 ‘낙하산 인사’ 논란을 타파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