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근 한국메세나협회 신임회장 취임 "미술품 상속세 물납은 시기 문제"

중앙선데이

입력 2021.03.10 14:20

업데이트 2021.03.10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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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호 면

벽산엔지니어링 김희근(75) 회장이 한국메세나협회 제11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김희근 회장은 음악, 미술, 연극 등 폭넓은 장르를 후원해온 메세나인으로 유명하다. 이미 2012년부터 한국메세나협회 부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주위의 기업인들을 예술후원 활동으로 인도하며 메세나 전도사 역할을 자처해 왔다. 현대미술관회 회장, 세종솔로이스츠 명예이사장,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나무포럼 회장, 예술경영지원센터 이사장을 역임한 공적을 인정받아 2011년 메세나대상 ‘메세나인상’, 2013년 ‘몽블랑 예술후원자상’을수상했으며, 2020년 ‘서울특별시 문화상 문화예술후원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벽산엔지니어링 김희근 회장 3월 3일 한국메세나협회 총회에서 제11대 회장 선출

벽산엔지니어링 김희근 회장이 한국메세나협회 제11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사진 한국메세나협회

벽산엔지니어링 김희근 회장이 한국메세나협회 제11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사진 한국메세나협회

취임을 기념해 10일 오전 기자들을 만난 김희근 회장은 “지난 70년 간 열심히 살아서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룩했다. 저 자신이 그 혜택을 많이 본 사람으로서 문화예술 면에서도 밸런스를 이루는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데 기여하고자 수락했다”면서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도 사회 공헌에 활발하게 참여해 기업과 후원단체, 예술가들이 동반성장하는 캠페인을 하는 것이 메세나협회의 소명이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벽산엔지니어링 김희근 회장이 한국메세나협회 제11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사진 한국메세나협회

벽산엔지니어링 김희근 회장이 한국메세나협회 제11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사진 한국메세나협회

메세나협회는 김회장의 임기 동안 메세나 전국망 구축과 기업문화소비 활성화 사업, 문화예술후원 활성화에 관한 법률 후속 입법과제 추진과 메세나 저변확대 등을 중점 추진사업으로 꼽았다. 기업 및 문화예술의 수도권 집중화로 기반 환경이 열악한 지방의 메세나 활동을 촉진하고, 기업 접대비 총액의 0.083%에 불과한 문화접대비를 활성화하며, 조세감면 제도 등을 도입해 기업의 예술 기부금 유입을 확대한다는 방향성을 밝힌 것이다.

김희근 회장은 “코로나19보다 더 큰 혼란은 역사상에 많았다”면서 “기업은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기본이다. 뉴노멀 시대를 맞아 기존의 패러다임을 탈피한 새로운 문화공헌의 유형을 찾아 메세나 활동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후원하는 입장에서 기업인들에게 후원해 달라는 입장으로 바뀌었는데, 어떤 전략이 있나.
“주위에 웬만한 분들은 다 메세나 회원이라, 앞으로 생활 반경을 중소기업 쪽으로 네트워킹하려고 한다. 기업의 사명이 사회 공헌이라는 걸 전파하는 건 전경련이 해야 하고, 메세나는 그 활성화의 매개체가 되는 거라 생각한다. 이미 하고 있는 분들에게도 제일 강한 툴이 매칭펀드다. 후원한 금액만큼 수혜자는 더블로 받는 방식인데, 좀더 연구해서 메세나 중심의 매칭펀드 문화패키지를 만들어야할 것 같다. 벽산의 ‘넥스트클래식’이 좋은 예다. 매칭펀드를 통해 세종솔로이스츠를 지원하고, 그들이 내한할 때 지역의 중고등학교를 순회하며 아이들을 만나게 했는데 효과가 좋았다. 일시적인 금전 지원보다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 예술이 널리 공유되는 것이 후원자에게도 동기부여가 된다.”

-코로나로 문화예술 분야의 타격이 컸는데 새로운 지원 구상이 있나.
“언택트 프로그램에 돈을 많이 쓰지만, 이미 충분히 개발된 것 같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브로드웨이 뮤지컬도 클릭 한번으로 볼 수 있지만, 볼 수 있는 것과 보는 것은 다르다. 팬데믹이라고 전 국민이 동영상을 찍게 됐는데,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고 본다. 메세나도 마찬가지다. 어려울 때는 기본으로 돌아가서 앞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재정립해야 한다 생각한다. 기업 책임자들에게 예술과 함께 하는 생활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나눌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게 소명이라 본다.”

-협회 사업이 미술, 음악에 집중돼 있는데, 분야를 확장할 계획도 있나.
“분야 확대가 숙제인 건 사실이다. 기존의 분야들은 제법 안정돼 있으니 젊은 직원들과 트렌드를 분석해서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전체 분야도 확대해 가겠다. 지역 사업의 경우 퀄리티를 높여야 한다. 소외 계층에게 문화 바우처를 뿌리는 식의 직접 지원보다는 그 지역 중소기업의 메세나를 촉진해서 자발적으로 구심점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다. 일례로 울산 지역의 어느 치과 의사 분이 건물을 지어서 커피숍, 공연장을 만들고 지역민들을 초대하면서 메세나를 실현했는데, 이런 사례들을 많이 다뤄줬으면 한다. 뉴욕 MoMA 미술관의 경우 정부 지원은 17%에 불과하고, 대부분이 개인 후원을 해 세제 혜택을 챙긴다. 경비 처리가 아니라 세제 혜택을 받아서 즐거운 마음으로 생색내고, 기부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명실공히 10위 안에 드는 기업들이 나서서 국민행복지수 10위 안에 드는 나라를 만들 수 있기를 희망한다."

-최근 ‘미술품 상속세 물납’이 논란인데.
“상속세를 납부하려면 결국 옥션을 통해 판매가 될 텐데, 해외 미술품 투자자들이 기다리고 있다가 구매해 이 작품들이 다시 해외로 나가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물납이 안된다면 미술 교과서에 실릴 만한 작품들을 세금을 내기 위해 해외에 팔아야 하는데, 막상 판다면 엄청 뭇매를 맞지 않을까. 장기적으로는 작가를 키워서 세계 무대에 내보내는 화랑이 소외될 테니, 상속세 물납 여부가 우리나라의 문화자산 보호와 문화융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야 한다. 기술적으로는 위작 감정이나 가격 책정 문제도 해결해야 하는데, 정부 개입이 필요한 문제다. 물납은 당연히 되야 하는 것이지만 시기와 법률, 기술적인 문제가 걸림돌이다.”

유주현 기자 yj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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