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성 3명 중 1명은 신체적, 성적 폭력을 경험했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9일(현지시간) WHO는 2010∼2018년 161개 국가에서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이같은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런 피해 상황은 지난 10년간 큰 개선이 없었고, 코로나19 영향에 오히려 악화하는 조짐이라고 WHO는 경고했다.
조사 대상 기간 15세 이상 여성 중 성적, 신체적 폭력을 당한 사람의 수는 약 7억3600만 명이다. 이 중 대부분인 6억4100만 명이 타인이 아닌 '친밀한 사람'으로부터 피해를 봤다. 특히 15~24세의 4명 중 1명은 20대 중반이 되기 전 가까운 파트너로부터 폭력을 경험했다. 사망자의 38%도 가까운 파트너로부터 폭력을 당한 경우다.
CNN은 "상황이 공개될 경우 사회적으로 낙인 찍힌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신고되지 않은 피해자 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6억명 이상이 가까운 상대에게 폭력 경험"
WHO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각 지역이 봉쇄되고 필수적인 사회 서비스가 무너지면서 이같은 상황이 더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집안에 격리되는 시간이 늘어나고 가정 내 폭력이 빈발하는데도 외부의 도움을 얻기는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코로나 19와 달리 여성에 대한 폭력은 백신으로도 막을 수 없다"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개인, 지역사회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