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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유료 한강다리” 204만 시민 일산대교 무료화 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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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승용차 통행료인 1200원 기준으로 하면 ㎞당 660원입니다.”

2009년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인수 #고금리 이율 적용, 시민 부담 키워 #고양 시민들 다리 근처서 1인 시위 #“투자비·교통량 따른 요금” 반박

9일 경기도 김포시 일산대교 요금소 앞에서 만난 채수천 경기도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사실상 다른 길이 없는 상태에서 한강 27개 교량 중 유일하게 비싼 통행료를 10여 년째 받고 있다”며 일산대교 통행료 문제를 지적했다. 채 회장은 “인근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109원,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189원 등 주요 민자도로와 비교해 3∼6배 비싸다”고 지적했다.

9일 오전 8시쯤 출근시간대 일산대교 요금소 모습. 전익진 기자

9일 오전 8시쯤 출근시간대 일산대교 요금소 모습. 전익진 기자

고양·파주·김포 주민들 반발 본격화

고양시 일산신도시에서 김포시 회사로 승용차로 출근 중이던 김용철(48)씨는 “일산대교를 왕복하는데 하루 2400원, 한 달이면 5만원 이상 통행료를 물고 있다”고 했다.

27개 한강 다리 중 유일하게 통행료를 내야하는 일산대교. 지난달 3일 출근시간대 일산대교 모습. 김포시

27개 한강 다리 중 유일하게 통행료를 내야하는 일산대교. 지난달 3일 출근시간대 일산대교 모습. 김포시

2008년 5월 개통된 일산대교는 민간자본 1480억원 등 1784억원이 투입됐다. 고양시 법곳동과 김포시 걸포동을 연결하는 길이 1.84㎞, 왕복 4∼6차로 도로로 하루 약 7만5000대가 통행한다. 개통 당시 민간사업자가 30년간 통행료를 받기로 협약했다. 승용차 기준 통행료는 1000원에서 2009년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지분을 인수한 뒤 2차례 인상했다. 현재는 경차 600원, 소형(1종) 1200원, 중형(2·3종) 1800원, 대형(4·5종) 2400원이다.

“10여년 간 과도한 통행료 뜯겨 왔다”  

경기도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는 고양·파주·김포 등 204만명 주민과 연대해 서명운동 및 탄원서 제출 등을 통해 통행료 무료화 운동을 벌여나갈 방침이다. 채수천 회장은 “10여년 간 과도한 통행료를 뜯겨온 점을 고려하면 통행료 인하가 아닌 무료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하영 김포시장(왼쪽부터), 이재준 고양시장, 최종환 파주시장이 지난달 3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 걸포동 일산대교 요금소에서 공동성명서를 낭독한 후 일산대교 통행료 무료화를 촉구하고 있다. 고양시

정하영 김포시장(왼쪽부터), 이재준 고양시장, 최종환 파주시장이 지난달 3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 걸포동 일산대교 요금소에서 공동성명서를 낭독한 후 일산대교 통행료 무료화를 촉구하고 있다. 고양시

고양시민들로 구성된 일산대교 통행료 무료화 고양시 범시민 추진위원회도 지난 3일부터 일산대교 인근 등지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김천만 위원장은 “10여년 동안 일산대교(주) 법인을 앞세워 경기도 및 고양·파주·김포 시민들의 주머니(쌈짓돈)를 털어온 국민연금관리공단의 행위에 분노를 금치 못한다”고 말했다.

이재준 고양시장 “MRG 협약으로 손실 위험 적어”  

지난달 3일에는 이재준 고양시장·최종환 파주시장·정하영 김포시장이 일산대교에서 공동성명서를 낭독하며 ‘일산대교 통행료 무료화’를 촉구했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일산대교는 최소운영수입보장(MRG) 협약으로 손실 위험이 적었음에도 인수 당시 고금리 이율을 적용했다”며 “특히 후순위 차입금(360억원)은 20%라는 고금리를 책정, 막대한 이자를 통행료라는 명목으로 일산대교 이용자들에게 부담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너무 불평등하고 불공정하다”  

경기도와 경기도의회는 지난달 19일 일산대교(주) 측에 자금 재조달 협상을 통해 차입금 이율을 낮출 것을 공식 요청했다. 앞서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달 15일 일산대교 현장에서 지역구 국회의원과 ‘일산대교 통행료 개선을 위한 현장간담회’를 열고 “한강 다리 중 유일하게 통행료를 낸다는 것은 너무 불평등하고 불공정하다. 경기도가 대안을 강구하겠다”며 요금 조정 협상 의지를 밝혔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무위원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무위원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일산대교(주) “통행료는 투자비와 교통량에 의해 결정”  

이에 대해 일산대교(주) 측은 “민간투자시설사업은 정부(경기도)의 제안에 의해 시행된 민자사업이며 관련 법률에 따라 2009년 경기도의 승인을 받은 자본 재구조화를 통해 통행료와 MRG를 인하한 바 있다”며 “정부(국토교통부)가 밝혔듯이 통행료는 투자비와 교통량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일산대교 차입금 (선·후순위) 이자율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주무관청인 경기도와 체결된 실시협약이 차질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의하겠으며 도로 이용자의 안전과 편익제고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전익진·최모란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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