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두
“원칙과 기준이 진영 논리에 따라 달라졌다. 현 정권 실패의 근본 원인이다.”
빅데이터 분석한 김광두 원장
2019~2020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정치·사회·경제 분야의 핵심가치를 뽑아낸 국가미래연구원의 김광두(서강대 석좌교수) 원장은 “이번 정부 들어 세 번째로 진행한 빅데이터 분석인데, 공정·정의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가장 컸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원장은 “정치적으로는 조국 사태로부터 비롯된 현 정권의 ‘내로남불’, 사회적으로는 ‘인국공’ 사태 등에서 나온 불공정 논란, 경제적으로는 부동산 정책 실패로 심화한 ‘자산 불평등’이 이런 슬픈 결과를 불러왔다”며 현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인 ‘J노믹스’의 설계자로 불리는 김 원장은 현 정부 출범 초반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의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맡기도 했다.
그는 현 정부가 정책 기조와 방향이 달랐으면 이를 고쳐야 하는데, 현실과 괴리된 이념에 집착하고 있다고 봤다. 특정 집단에는 공정할지 몰라도, 결과적으로 다른 집단에는 불공정하게 작용하는 사례가 자주 나온 이유다.
김 원장은 “전 정권의 비리를 수사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손뼉 치던 이들이 현 정권의 비리를 파헤치는 윤석열에게는 손가락질하는 건 전형적인 이중 잣대”라며 “정부·여당의 잇단 성 추문에 대해서도 사과와 반성이 없고, 오히려 2차 가해를 하는 모습에 일반인은 정의롭지 않다고 느꼈다”고 짚었다.
그는 “이번 분석에서 나타난 불공정은 대부분 현 정부의 정책이나 인사·정치코드에서 비롯된 불공정”이라면서 “가장 큰 문제는 세상은 달라졌는데, 지금 정부는 여전히 70~80년대 운동권의 눈으로 공정·정의를 외친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번 정부는 출범 때 공정·정의를 앞세워 호응을 얻었는데, 결과적으로 현 정권의 역사적 책무가 버려진 셈”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비전 제시를 통한 사회 담론이 활성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안타까워했다. 여야 할 것 없이 반시장적인 ‘포퓰리즘’ 정책이 쏟아지는 이유로 봤다. 김 원장은 “역사적으로 포퓰리즘 정책을 펼쳐 잘된 나라는 없다”며 “모두 함께 못살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권에 대해 “기업이 더욱 열심히 뛸 수 있게끔 여건을 조성해달라”고 주문했다. 복지정책을 펼 세금을 내고, 생계를 유지할 일자리를 만들고, 해외에서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 주인공이 기업이라는 점에서다. 김 원장은 “아직도 기업은 악하고,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몫을 뺏어서 착한 노조에 나눠줘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