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나서는 이낙연에 "지지율 1위 윤석열 어떤가" 묻자···

중앙일보

입력 2021.03.09 18:59

업데이트 2021.03.09 23:14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퇴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퇴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너무 많아서 지금 떠오르지 않을 정도다. (당대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당권·대권 분리 규정에 따라 차기 대선 1년 전인 9일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퇴임 기자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임기 중 가장 후회되는 순간을 묻는 질문 등에 이런 답변이 나왔다.

대표직을 떠난 그는 대선 판도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4·7 재·보궐 선거의 상임선대위원장을 맡게 된다. 그리고 이 선거를 치른 뒤엔 대선 주자로서의 행보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7개월간의 당 대표 기간 동안 그는 한때 40%에 달했던 대선 후보 지지율이 10%대로 곤두박질치는 경험을 했다. 자신에겐 야심작이었을지 몰라도 전직 대통령 사면 건의는 지지율 추락의 주범이었다. 그는 이날 사면 건의에 대해 “언젠가 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했었다. 국민 마음을 좀 더 세밀하게 헤아려야 한다는 아픈 공부가 됐다”고 했다. 또 지지율 하락에 대해선 “제 부족함과 정치의 어려움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에게 공천장을 수여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에게 공천장을 수여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최측근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있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대표직을 떠나는 그에게 서울·부산 보궐선거는 작은 반전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오는 5월 전당대회 때까지 김태년 원내대표가 권한대행으로 당을 이끌지만, 이번 재·보선은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치르는 ‘이낙연의 선거’란 관측이 많다. 박원순·오거돈 전직 시장 때문에 치러지는 선거임에도 지난해 11월 당헌·당규 개정과 공천 강행을 주도한 이도 이 대표 본인이었다.

재·보선 성적표는 대선 후보로서의 그의 앞길에 짐이 될 수도, 힘이 될 수도 있다. 그는 이날 오전 박영선(서울시장)·김영춘(부산시장) 등 재·보선 후보들에게 공천장을 수여했고, “선거는 몇 가지 이벤트나 전략으로 치르는 게 아니다. 진심을 가지고 절실한 마음으로 노력하는 것, 그것 이상의 전략은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강력한 경쟁자 중 한 사람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커피 독대’를 했다.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코로나 19로 어려운 시기에 대표를 맡아 당을 잘 이끌어주셨다. 공수처 설치, 4·3 특별법 등 집권여당으로서 굵직굵직한 입법 성과도 남기셨다”고 이 대표에게 덕담을 했다. 앞서가는 이 지사 외에도 이 대표는 지역(호남)·경력(총리) 등 여러 면에서 닮은 정세균 총리의 추격도 따돌려야 한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후국회에서 퇴임 기자간담회를 하기 위해 당대표실에 들어서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후국회에서 퇴임 기자간담회를 하기 위해 당대표실에 들어서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 대표의 지지율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던 이달 초 발생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부동산 투기 의혹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퇴 등도 이 대표의 반등을 위축시킬 악재들로 꼽힌다. 이 대표는 이날 ‘최근 대선 주자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윤 전 총장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그런 말을 할 만큼 그분을 잘 모른다. 검찰총장 임명장 받고 바로 그다음 날 총리실에 인사하러 오셨던 것이 접촉의 전부”라고 답했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 급등에 대해선 “국민의 마음은 늘 움직이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퇴임식을 대신해 ‘국민생활기준 2030 범국민특위 토론회’를 열었다. 자신의 대표브랜드인 ‘신복지’를 강조하며 “2030년에는 만 18세까지 아동수당을 지급하고 ‘온종일 초등학교제’를 완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이 대표는 차기 대선의 시대정신이 “신복지와 혁신성장”이라며 “(총리 시절) ‘화·이·팅’이란 건배사를 들었다. 화내지 않고, 이기려 하지 않고, 팅기지 않는 것이 이 총리의 이미지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의 강연을 실시간 방송한 민주당 유튜브 대화창에는 “이제부턴 세게 가요 대표님“, “더 속 시원한 행보를 기대한다” 같은 의견이 많이 올라왔다. 

대선후보로서의 지지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당 대표 재임 동안 당내 조직 기반을 다진 건 큰 성과다. 그가 개최한 이 날 토론회엔 민주당 의원 66명이 몰려들었다.

심새롬·남수현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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