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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는 얼마나 까말까, 이 말까지 들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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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7일 오프라 윈프리와 단독 인터뷰에 나온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 [AP=연합뉴스]

7일 오프라 윈프리와 단독 인터뷰에 나온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 [AP=연합뉴스]

“더 살고 싶지 않았다.”

메건, 윈프리와 ‘왕실 폭로’ 인터뷰 #다이애나의 팔찌 차고 고충 토로 #CBS “최대 100억원짜리 인터뷰”

2018년 영국 해리 왕자와 꿈의 결혼식을 올린 미국인 혼혈 배우 메건 마클이 7일(현지시간) 방영된 오프라 윈프리와의 독점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마클은 그를 자살 충동으로 이끌었던 건 영국 왕실의 인종차별적인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첫 아이 아치 출산(2019년 5월)을 앞두고 왕실의 모 유력인사가 “그래서 그 아이는 얼마나 까말(dark) 것 같냐”고 물었다고 주장했다.

흑인인 윈프리가 “대체 누가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고 물었지만 마클은 누가 이런 얘기를 했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마클은 또 왕실 생활의 고충을 토로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동화 속 이야기 정도밖에 몰랐고, 순진했다”며 자신이 우울감을 토로해도 왕실이 그를 돕지 않으려 했다고 주장했다.

남편의 형인 윌리엄 왕세손의 부인 케이트 미들턴에 대해 마클은 “내가 케이트를 울렸다고 하는데, 사실 그 정반대”라며 “케이트가 타블로이드 보도를 정정하지 않으면서 일을 더 키웠다”고 주장했다.

문제의 사건은 마클의 결혼식이었는데, 당시 영국 타블로이드 매체들은 마클과 미들턴이 화동의 드레스 문제로 다퉜다고 보도했다.

해리 왕자도 이날 왕실을 비판했다. 아버지 찰스 왕세자에 대해 “어느 순간부터 아버지가 내 전화를  받지 않았다”며 “도움도 없고 지원도 없는 상황 때문에 왕실과 인연을 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갇혀있는(trapped) 기분이었다”라는 표현을 쓰면서 “어머니(고 다이애나비)가 이 상황을 아신다면 매우 분노할 것”이라고 말했다.

흥미로운 건 이날 마클이 고 다이애나비를 연상시키는 상징적 장치를 해놓았다는 점이다. 대표적 사례가 마클이 착용한 팔찌로, 다이애나비의 유품이었다. 해리 왕자는 마클에게 청혼하면서 이 팔찌에서 다이아몬드 세 개를 빼 반지를 제작시켰다.

영미권 언론은 앞다퉈 “다이애나의 팔찌를 일부러 차고 나왔다”고 풀이했다. 고 다이애나비를 자기편으로 삼으려 했다는 것이다.

해리 왕자 부부는 이날 인터뷰 대가로 돈을 받은 것은 없다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CBS가 2시간짜리 인터뷰를 윈프리의 영상 제작사인 하포 스튜디오로부터 700만 달러(약 79억원)에서 최대 900만 달러(약 101억원)에 샀다고 보도했다.

윈프리는 이들이 결혼식을 올렸던 2018년부터 인터뷰를 읍소했고 이번에 성공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7일 전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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