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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몸속 살림꾼’ 콩팥 지키는 첫걸음은 약물 다이어트, 혈당·혈압 관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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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건강 위한 생활수칙 콩팥(신장)은 우리 몸의 살림꾼이다. 노폐물을 제거하고 적혈구 생성을 도우며 혈압을 조절하고 뼈를 튼튼하게 한다. 특히 신체 기능에 꼭 필요한 수분·염분 등의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돕는 균형의 장기다. 하지만 당뇨병·고혈압 인구 증가와 고령화로 콩팥병 환자는 갈수록 늘고 있다. 콩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심혈관·뇌혈관 질환을 야기해 사망을 앞당긴다. 세계 콩팥의 날(3월 11일)을 계기로 콩팥 기능에 도움되는 생활수칙을 실천함으로써 건강한 노후를 준비하자.

칼륨 많은 신선한 과일·채소 #콩팥 정상이면 충분히 먹고 #기능 약화 땐 삼가는 게 좋아

당뇨병·고혈압 치료는 기본

투석이나 콩팥 이식이 필요한 말기 신부전의 원인 질병을 분석해 보면 1위가 당뇨병, 2위가 고혈압이다. 당뇨병을 오래 앓은 사람은 몸 곳곳의 작은 혈관이 손상된다. 신장 혈관이 손상되면 혈액 여과를 담당하는 모세혈관 덩어리인 사구체에 영향을 미쳐 신장 기능이 떨어진다. 콩팥은 혈압 조절에도 중요한 장기다. 고혈압을 오래 앓거나 조절이 잘 안 되면 신장 혈관이 두꺼워지고 굳는다. 이 과정에서 혈액을 잘 공급받지 못해 신장 기능이 서서히 저하된다. 당뇨병·고혈압 환자는 만성 콩팥병 발생의 고위험군이므로 평소 콩팥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한다. 처방받은 약은 거르지 말고 꾸준히 복용하고 수시로 수치를 재면서 혈당·혈압을 관리한다.

필요한 처방 약 위주로 복용

콩팥은 약제를 대사하거나 대사 산물을 배설하는 기관이다. 노인이나 고혈압·당뇨병·심장병 환자는 처방 약의 종류가 많은 편이기 때문에 꼭 필요한 약만 먹고 중복으로 복용하지 않도록 조심한다. 특히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와 대부분의 항생제, 방사선 검사를 위한 조영제는 콩팥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어 만성 콩팥병 환자는 가급적 복용을 피하고 필요한 경우 의사와 상의 후 복용한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장내과 윤혜은 교수는 “진통소염제나 생약의 장기 복용은 콩팥 기능을 저하할 수 있는 만큼 무분별한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백질·소금 과다 섭취 금물

신장을 튼튼하게 유지하려면 기본적으로 단백질과 소금 섭취에 신경 써야 한다. 단백질은 몸 안에서 소화되고 나면 요독이라는 노폐물을 만든다. 요독은 콩팥으로 배설되므로 단백질을 과다하게 먹으면 콩팥에 부담이 된다. 나트륨 역시 체액을 증가시켜 혈압을 높이는 원인이므로 짜게 먹는 습관을 고친다. 콩팥 기능이 정상인 사람은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먹으면 칼륨 성분으로 인해 혈압 상승이 억제되고 각종 항산화 물질의 영향으로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된다.

 콩팥 기능이 저하된 사람은 상황이 다르다. 칼륨 배설이 잘 안 돼 몸속에 쌓이면 부정맥이나 심장마비, 근육 마비가 발생할 수 있다. 건국대병원 신장내과 조영일 교수는 “칼륨이 많이 함유된 바나나·참외·키위·오렌지 등은 가능한 피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채소는 끓는 물에 데쳐 먹으며 껍질과 줄기는 제거하고 잎만 사용해 조리한다. 인도 콩팥에서 배설되는데 혈중 인 농도가 증가하면 뼈를 약하게 하는 합병증이나 혈관 석회화를 유발할 수 있다. 콩팥 기능이 약한 사람은 인이 다량 함유된 첨가제·방부제가 많은 가공식품 섭취를 피한다.

적정 체중 유지와 유산소 운동

비만은 만성 콩팥병의 위험인자인 당뇨병·고혈압 발생 위험을 높이므로 교정해야 한다. 비만인 경우 콩팥 주변에 지방이 쌓여 콩팥을 누르고 사구체 비대를 일으켜 콩팥 기능을 떨어뜨린다. 이로 인해 콩팥 모양이 변하고 콩팥으로 가는 혈액량이 줄어 기능 저하로 이어진다. 비만인 사람은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콩팥 건강에 도움된다. 콩팥병 환자의 가장 흔한 사망 원인은 심혈관 질환이다. 운동은 심혈관 질환 관련 사망 위험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 걷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은 심혈관계 능력을 향상하고 혈압·혈당 조절에 도움된다. 주 3일 이상 30분~1시간의 운동이나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 타기,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하기 등 신체 활동을 늘린다.

콩팥 상태 따라 수분 보충 조절

건강한 성인은 하루 1~2L의 물을 마셔야 적정 수분을 유지할 수 있다. 한꺼번에 많이 마시기보단 소량씩 자주 마시는 게 좋다.

그러나 만성 콩팥병 환자는 수분과 나트륨 배설을 조절하는 능력이 저하돼 있다. 건강을 위한다며 일부러 수분 섭취를 늘리는 행동은 수분 과다, 혈압 상승, 전해질 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위험하다. 우리 몸은 수분 부족에 대한 보호 기전(갈증)이 있으므로 일부러 많이 마시기보다 목마르지 않을 정도로 마시는 게 바람직하다.

정기 혈액·소변 검사로 콩팥 점검

콩팥병은 초기에 아무런 증상이 없어 인지하기 매우 어렵다. 자각 증상이 생겨 진단될 땐 이미 상당히 진행돼 돌이킬 수 없게 된다. 따라서 고혈압·당뇨병·비만 환자, 흡연자, 50세 이상인 사람은 정기적으로 혈액·소변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소변 검사는 검사용 스틱을 이용해 단백뇨와 혈뇨 여부를 조사한다. 콩팥 기능은 사구체 여과율을 측정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이는 혈액으로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를 검사해 계산할 수 있다. 조영일 교수는 “국가에서 시행하는 건강검진만 충실히 받아도 만성 콩팥병 유무를 쉽게 알 수 있다”며 “검진에서 이상 소견이 나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추가 정밀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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