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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동관, 우주산업 지휘 나선다…‘스페이스 허브’ 출범

중앙일보

입력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중앙포토]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중앙포토]

김승연(69)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38) 한화솔루션 사장이 그룹의 우주산업 지휘에 나선다. 신설 조직인 ‘스페이스 허브’를 맡아 계열사별로 흩어진 우주 관련 핵심 기술을 한데 모으고 사업 방향성을 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화는 7일 우주 산업 전반을 지휘할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하고 김동관 사장을 팀장으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현재 한화 계열사 가운데 우주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곳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 등이다. 한화 관계자는 “흩어져 있는 기술을 모아 우주라는 큰 그림을 그리려는 목적”이라며 “스페이스 허브는 각 회사의 윗단에 있는 조직이 아닌 종합상황실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가 그리는 우주산업은 

세계 민간 우주시장 규모 [자료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세계 민간 우주시장 규모 [자료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스페이스 허브의 중심 인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소속 엔지니어들이다. 이들은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 개발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한화시스템의 통신·영상장비 전문 인력과 ㈜한화의 방산 분야 전문 인력도 합류할 예정이다. 한화 측은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분을 인수한 국내 인공위성 벤처기업 쎄트렉아이 인력도 스페이스 허브에 참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화는 미래 먹거리로 우주산업을 주목하고 있다.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등 민간기업 주도하에 우주개발 사업이 급속도로 커질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미국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40년 우주산업 시장이 1조1000억 달러(약 122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페이스 허브는 해외 민간 우주 사업의 트렌드를 모니터링해 한화의 우주산업 연구방향과 비즈니스 모델을 설정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화 관계자는 “당장 시작할 첫 단계는 기술 콜라보”라며 “한화시스템의 통신체계 기술과 쎄트렉아이의 소형위성 설계 기술을 융합한다면 스페이스X나 아마존이 경쟁하고 있는 위성 통신 분야로 진출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겠냐”고 설명했다.

활동반경 넓히는 김동관 사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뉴스1]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뉴스1]

김동관 사장은 지난달 26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사회에서 신규 사내이사 후보로 추대됐다. 오는 29일 열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주총회에서는 김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과 쎄트렉아이 무보수 등기임원 선임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다. 화학·에너지(한화솔루션)에 이어 우주항공·방산(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분야와 우주위성 개발(쎄트렉아이)까지 한화의 역점 사업을 도맡게 됐다.

아버지 김승연 회장의 후계자 수업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김 회장은 이달 들어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건설의 미등기 임원을 맡으며 경영에 복귀했다. 2014년 부실 계열사를 지원한 혐의(배임)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 받고 7개 계열사 대표에서 물러난지 7년 만이다.

비록 등기임원을 맡고 있지는 않지만 김 회장은 ㈜한화 지분 22.6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장남인 김동관 사장은 4.44%, 차남 김동원(36) 한화생명 전무와 삼남 김동선(32) 한화에너지 상무는 각각 1.67%의 지분을 갖고 있다.

한화는 지난달 26일 김승연 회장의 경영 복귀를 알리면서 “김 회장이 ㈜한화의 항공 우주·방위산업 부문에 대한 미래 기술 확보와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관 사장이 그룹의 주력 사업이 될 우주산업을 지휘하고 김 회장은 후방에서 이를 지원하며 경영 승계를 준비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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