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지름길로 못 간다"…文 임기내 전작권 전환 사실상 무산

중앙일보

입력 2021.03.07 15:38

업데이트 2021.03.07 15:42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안에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전환하려던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다. 한국군의 한ㆍ미 연합군 지휘 능력에 대한 평가가 올 하반기로 늦춰지면서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 임기인 내년 5월까지 한ㆍ미가 합의한 전작권 전환 절차를 끝내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다.

연합훈련이 시작되면 지하 벙커에서 한ㆍ미 군 장병이 상황을 지켜본다. 미 공군

연합훈련이 시작되면 지하 벙커에서 한ㆍ미 군 장병이 상황을 지켜본다. 미 공군

합동참모본부는 올해 전반기 한미 연합지휘소훈련(CCPT)을 8일부터 9일간 일정으로 진행한다고 7일 밝혔다〈중앙일보 1월 25일자 1면〉.

한ㆍ미 연합훈련, 실기동 없이 8일 시작
전작권 전환 검증 평가 이번에 없어
美 "전작권 지름길로 갈 수 없다"

합참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예년에 비해 훈련 참가 규모는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야외 실기동 훈련(FTX)을 벌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하 벙커에서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운용하는 지휘소 연습(CPX)으로 대신한다는 뜻이다.

한ㆍ미는 연합훈련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막판까지 이견을 보였다. 지난주 중반에도 전체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을 정도다. 관련 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은 “한국은 이번에 완전운용능력(FOC)을 검증하자고 제안했지만, 미국이 반대했다”고 귀띔했다. 이에 따라 FOC는 빠르면 올 하반기 연합훈련에서나 가능해졌다.

전작권 전환에 앞서 한국군이 전작권을 행사할 능력을 갖췄는지를 평가하는 3단계의 검증을 거쳐야만 한다. 2019년 1단계(기본운용능력ㆍIOC) 검증을 마쳤다. 지난해 2단계인 FOC까지 끝내려고 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연합훈련을 제대로 열지 못하면서 올해로 미뤄졌다.

한ㆍ미는 FOC 결과를 평가한 뒤 전작권 전환 연도를 결정하기로 합의했다. 전작권 전환 연도 바로 직전 해에 최종 3단계(완전임무수행능력ㆍFMC) 검증을 거치는 게 절차다. 전작권 전환 연도를 내년으로 정하는 게 '물 건너 갔다'는 얘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2013년 4월 한미 연합훈련에 참가한 양국 해병대가 경북 포항시 해안에 상륙하고 있다. 올 상반기 연합훈련엔 이 같은 야외 실기동 훈련을 하지 않는다. 중앙포토

2013년 4월 한미 연합훈련에 참가한 양국 해병대가 경북 포항시 해안에 상륙하고 있다. 올 상반기 연합훈련엔 이 같은 야외 실기동 훈련을 하지 않는다. 중앙포토

김용현 전 합참 작전본부장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전작권 전환에 대한 입장을 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은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콜린 칼 미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 지명자는 4일(현지시간) 상원 군사위원회 인준청문회에서 전작권 전환에 대해 “우리는 지름길로 갈 수 없다”고 답했다.

정부도 이 같은 상황을 알고 있다. 이 때문에 목표를 ‘문 대통령 임기 내 전작권 전환’에서 ‘올해 전환 연도 확정’으로 바꿨다고 복수의 정부 소식통이 전했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월 “남북 관계를 3년 전 봄날과 같이 되돌리려면 연합훈련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연합훈련 기간 중 무력 도발을 자제할 경우 북한은 미국이 대북 정책을 전면 검토하는 시간을 주기 위해 양보했다고 내세울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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